워캠로그(WLOG)
목표를 잃었을 때 떠났던 대만 단기 워크캠프 / 대만워크캠프 참가후기
2020-01-10
관광지 대신 조용한 소도시로 떠나다
보통 대만을 간다고 하면 타이페이가 목적지인 경우가 많지만 내가 가는 곳은 조용한 소도시 타이중의 허우리(Houli). 친절한 대만 사람들, 편리한 대중교통 덕분에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대만, 홍콩의 봉사자들과 함께 워크캠프에 참가했다.
목표를 잃은 나를 위해서
나를 다시 열정적으로 만들어줄 경험, 새로운 목표가 필요했다. 1년 전부터 나는 진로의 방향을 잃었다. 아니, 어쩌면 대학생이 되면서가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법학과 진학'. 중고등학생때부터 나를 열정적이게 만들어준 이 목표를 이루고나니 그 다음 목표가 필요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어느새 현실에 쫓기고, 현실에 허덕이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다.
난생 처음 혼자 떠나는 여행,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경험,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 워크캠프에 매력을 느끼고 지금의 내가 경험해야겠다고 선택했던 이유였다.
Houli에서의 워크캠프
한국, 대만, 홍콩에서 모인 봉사자들. 중화권 여행이 처음이고 대만, 홍콩 사람과 지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현지 스탭분이 세심히 챙겨준 덕분에, 그리고 KPOP의 영향으로 로컬 아이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마을 내의 한 교회에서 활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 교회엔 기타, 우쿨렐레, 피아노, 드럼 같은 여러 악기가 있어 동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또, 주말이면 함께 게임도 하고 닭장을 청소하기도 하며, 아이들이 나무를 이용해 각종 물품을 만드는 활동도 진행해 자연스럽게 경험 위주의 전인적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었다. 단순히 공부뿐 아니라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교회에 오는 아이들은 나 이전에 먼저 봉사활동을 했던 한국인이 주고 간 한국어교재를 갖고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교재로 한국어 수업을 했는데, 너무나 열정적으로 따라오는 아이들 덕분에 정말 뜻깊었다.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는 교회

"우리 교회는 아이들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도록 밤에도 문을 잠그지 않아요." 이 말은 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알콜중독이나 마약중독 부모님 밑에서, 혹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이혼가정이나 다문화 가정 등 보편적이지 않은 환경 속의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주고 보살피기 위한 배려였다.
특히 만약의 경우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경우 밤 중이라도 안식처가 될 수 있게 교회를 개방한다는 것이었다. 지역사회와 주민들은 아이들이 먹을 간식과 채소를 제공하는 등으로 함께 그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
감동도 배움도 얻은 시간
이런 교회와 지역사회를 경험하며 깊은 감동을 느꼈을 뿐 아니라 워크캠프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는데, 그 중 하나는 영어공부의 이유를 찾은 것이다. 이전에는 '다들 영어공부하니까 나도 해야지'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워크캠프에서 유창하지 않은 영어실력때문에 소통에 다소 답답함을 느끼고 나니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한 번의 워크캠프에서 인생의 해결책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대학 진학 후 목표를 잃었던 내게 새로운 목표의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던 건 확실하다. 나는 조만간 새로운 경험을 하고 배우기 위해 다른 워크캠프에 떠날 예정이다.
권예진 · 2017년 대만 워크캠프 참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