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굳이 해외까지 가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가기 전, 뜨는 기간이 있어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여행만 계획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소셜 미디어에 뜬 해외봉사 활동을 본 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해외봉사라.. 처음에는 '한국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까지 가서..'라는 생각이었지만 이내‘장소가 외국이라도 시간과 기회가 있다면 봉사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며 해외봉사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되더라고요. 



그러다 한 블로그에서 워크캠프 후기를 발견했습니다. 다른 해외봉사들은 비용이 너무 비싸거나 선택지가 적었지만 워크캠프는 저렴할 뿐더러, 선택할 수 있는 국가와 활동이 정말 다양했습니다. 특히, 전세계에서 청년들이 모인다는 특징은 다른 기회를 더 찾을 이유가 없게 하였습니다. 


떠나자, 체코로 

그렇게 저는 체코 봉사를 시작으로 총 3개월 간 여행과 봉사를 하기로 계획합니다. 시내에서 봉사 장소까지 이동 방법을 숙지하고 침낭, 한국의 음식과 보드게임을 추가로 챙긴 후, 체코로 떠났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 보내는 3주', 그것 외에는 생각하지 않은 채 봉사 장소인 Dysina에 도착하였습니다.


환대의 기억 

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 외에 특별히 기대한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만난 체코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었습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다 보니 지나가는 거의 모든 사람과 인사를 했습니다. 한 번은 지나가는 꼬마에게 인사를 했더니 그 뒤로 저만 보면 씩 웃으며 인사를 해줬습니다. 집 앞에서도, 길가에서도, 횡단보도 앞에서도 인사해주던 아이와 3주 동안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나가던 아주머니께서 저희의 사진을 찍고 싶다며 찍어가신 후 인화를 해서 주시기도 하셨고 처음으로 골프와 승마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이었습니다. 특히 봉사 마지막 날에눈 인근 학교에 가서 한국에 대해 소개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그때 한국에 대해 짧게 발표를 한 뒤, 각자의 이름을 한글로 쓸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수업이 끝난 뒤에 친구들이 저한테 오더니 제 이름을 종이에 써달라고 하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등 저와 한국에 대해 무엇인가 남기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보며 너무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나 여기서 뭐하는 거지?

참가를 하고 첫 주에 했던 생각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나 여기서 뭐하는 거지?'. 
누구나 할 수 있는 페인트칠을 하고 길가를 청소했습니다. 새로운 경험일 거라 생각했던 다른 나라 사람과의 만남도 그리 특별해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시간에 전공 공부를 더 해서 실력을 키우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들은 갈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3주라는 시간은 그 갈등을 피하기만 해서는 안되는 기간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문제들을 조금씩 해결해나가면서, 스스로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어떻게 현명하게 내 감정과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 말이죠. 그럼에도 영어는 전부가 아니었고 함께 노동을 하고 뛰어놀고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더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번으로 끝낼 수 없어 

아직도 그 친구들을 만나거나 메신저를 주고 받을 때면 서로 소통이 잘 안되어 '우리 3주동안 어떻게 같이 있었냐'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럼에도 친구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뜻깊은 3주였기에, 저는 또 다시 독일 워크캠프를 신청하였습니다. 또다시 있을 새로운 만남과 갈등이 기대가 됩니다.





김지우 • 체코 워크캠프 참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