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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캠로그(WLOG)

    영화 같은 Fouras

    2023-06-30
    남프랑스 지중해? 서해안 대서양으로!

    이 워크캠프를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는 캠프가 열리는 지역이었다. 다들 여름에 프랑스에 간다고 하면 많이들 남프랑스 지중해를 즐기러 간다고 하는데 대서양이 있는 서해안은 어떨까 궁금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의 배경이 프랑스 서해안 지역이라서 더욱 가보고 싶었던 것도 있다. 캠프에서 일도 하겠지만 매일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과일을 먹고 친구들과 노는 초여름의 프랑스를 기대하기도 했다. 캠프가 열리는 기간과 지역 모두 내가 원하던 조건 그 자체였으니 이번에 꼭 가야지 싶었다.


     
    어쩌다 미라클모닝 

    이번 캠프는 내가 올 여름 참가한 3개의 캠프들 중 가장 큰 그룹이어서,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멕시코, 일본, 체코, 독일, 한국에서 온 11명이 같이 캠핑을 하며 지냈다. 그늘도 없고 그냥 풀 위에 설치된 텐트에서 2주동안 지낸다고 생각하니 처음에는 어떻게 사나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적응해서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나지만 아침 6시면 대낮같이 밝고 7시면 뜨거워지는 텐트에서 살자니 ‘환경만 받쳐주면 미라클모닝은 별 거 아니구나’ 싶기도 하고.


     
    매일 오전에는 해안을 따라 있는 옛날 성벽 보수작업을 했는데 뷰가 멋지지만 몸은 힘들었다. 시멘트를 만들고 돌을 옮기고 돌 사이사이를 메꾸는 작업을 했는데 막노동이 따로 없었다. 성벽에 돌을 새로 추가하면서 돌을 깎아야 하는 일도 있었는데 조각은 내 길이 아니구나 확실히 알게 된 계기였다. 캠프 초반에는 벽에 시멘트를 바르는 요령이 없어 바닥에 더 많이 흘렸는데 캠프가 끝날 즈음에는 힘들이지 않고 깔끔하게 챱챱 잘 발라서 뿌듯했다. 다들 “일 잘 할 때쯤 되니까 캠프가 끝나네 우리 여기 한 2주만 더 있으면 좋겠다” 하며 아쉬워했다.



    여기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Fouras 에서 보낸 2주는 정말 행복했다. 기대했던 것과 같이 거의 매일 바다에 수영을 하러 갔고, 납작복숭아를 먹고, 밤에는 바닷가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고 놀았다. La Rochelle, Ile d’Aix, Rochefort 같은 주변 섬과 도시에도 같이 놀러 가서 수영도 하고 박물관에도 가고 시간을 보냈다. 특히 Ile d’Aix 는 섬 전체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같은 분위기였는데 사진 찍기를 멈출 수 없었다. 콜바넴 감성 덕후들 모두 모이세요 여기입니다~! 여기는 바다가 정말 이게 진짠가 싶게 아름답다. 바닷가 돌들을 따라 걷다가 발견한 숨겨진 작은 해변은 정말 잊을 수 없다. 혼자서 수영하던 여기는 마요르카도 아말피 해변도 안 부럽습니다. 로컬 해양스포츠 클럽 분들이 초대해 주셔서 배도 타고 바다 한가운데서 수영도 하고 너무 신났다. 캠핑장에서 여러 나라 청년들이 모여 생활하니 주변 유닛에서 캠핑하시는 분들이 우리를 신기하기도 하고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몇몇 할머니들은 우리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시고 우리가 재미있게 지내서 보기 좋다고 하셨다.


     
    작은 프랑스 마을이라 별 기대도 안 했는데 인종차별도 전혀 없었다. 이번에 캠프에서 만난 참가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친해져서 정말 분위기 최고의 그룹이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있으니 2주가 너무 빨리 지나간 느낌이었다. 다들 내년에도 같은 캠프에 다같이 지원해서 reunion 을 하면 좋겠다 하며 계획 아닌 계획도 세웠다. 일이 힘들고 텐트에서 자다가 태풍처럼 비가 오는 날이 있어도 몆 주 더 있고싶게 재미있었다.


     
    다음 여행은 친구네 집으로 

    많이 기대했지만 기대한 것보다 더 좋았던 시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고 스윗한 사람들만 모아 놓았나 싶게 너무 같이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 다음 여행은 이 친구들 집만 돌아도 훅 가겠다 싶다. 신나는 일들만 바쁘게 꾹꾹 눌러 담은 2주 같기도 하지만 여유로움을 느꼈던 2주이기도 하다. 바다에 누워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지역 특산물인 굴도 먹고 친구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놀고 내가 바라던 모든 게 여기 있었다. Fouras 에는 영어를 하는 주민이 드물어서 대부분 프랑스어로 어찌어찌 소통했는데 캠프가 끝나고 개인 여행으로 갔던 파리에서는 대부분 프랑스어로 소통하고 지낼 정도가 되어 놓아버렸던 프랑스어를 다시 배워볼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동생이 갈색으로 탄 내 피부를 보고 “언니 유럽이 아니라 아프리카 갔다 왔다고 해도 믿겠어” 했다. 나는 내 그을린 피부를 볼 때마다 캠프에서의 바다 수영, 자전거 여행, 뜨거운 초여름 프랑스의 햇빛 아래 온갖 재미있는 일들이 생각나서 기분이 좋다.

    정혜란 · 2023 프랑스 워크캠프 참가자
    SJ04 / THE AIGUILLE FO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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