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예쁜 프랑스 마을, 우여곡절 첫 워크캠프

작성자 장혜은
프랑스 CONC 036 · RENO 2012. 07 Saint-pal de Mons

Saint-Pal de Mon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프랑스 워크캠프는 나에게 첫 워크캠프여서 기대가 컸던 캠프였다. 사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내가 원해서 선택한 캠프가 아니라 기관에서 정해줬던 캠프여서 걱정이 되었고 캠프내용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사실이었다. 중심도시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이라 기차표를 구하기도 힘들었고 가격이 굉장히 비싸서 이 캠프에서 교통비만 20만원이 넘게 들었었다.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워크캠프였기에 긴장을 가득 안고 캠프장소에 도착했다. 처음 차에서 딱 내렸을 때 느낌은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마을이 또 있을 까 하는 거였다. 푸른 하늘, 그림처럼 그려둔 구름 그 밑에 너무 예쁜 집이 있었는데 거기가 앞으로 3주간 우리가 봉사활동을 할 캠프라고 했다. 그곳은 그 마을 회관 같은 곳이었는데 설명회에서 듣고 봤던 캠프장소와는 달리 매우 깨끗하고 모든 시설이 다 갖추어져 있었다. 도착했을 때 이미 다른 캠프 참가자들은 다 도착을 한 상태였는데 캠프리더 2명을 포함해 총 12명이었다. 정말 놀라웠던 것은 구성원 12명중 1명을 제외하고는 다 여자였다는 것이다. 사실 처음엔 실망이 많이 컸는데 3주의 워크캠프가 끝나고 나서 나는 세상에서 다시는 얻지 못할 12명의 소중한 보물을 얻었다. 캠프리더 2명은 모두 프랑스 여자였는데 나이가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었다. 이 캠프의 리더는 Alba와 Daly였는데 한국나이로 32,28살이었다. 첫인상이 학교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 어떻게 친해질지 걱정이 많았다. 모두 여자여서 처음에 다들 쑥스러워하고 침묵의 시간이 많았는데 열정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유일한 남자인 Chubby가 분위기를 풀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친구를 보면서 해외에 나가서 내가 하는 행동이 정말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 수도 있겠구나, 나를 떠올리면 한국을 떠올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 덕분인지 나에게 스페인은 정말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고 여행을 해보고 싶은 나라 중 한곳이 되었다. 그리고 나도 그 친구처럼 누군가 나를 보고 한국 사람 너무 좋다, 한국에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워크캠프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하고 열심히 활동 했었다. 또 다른 친구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온 11년 단짝 친구인 Anna1, Anna2였다. 둘이 어릴 때부터 단짝친구였는데 같은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왔다고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름이 같아서 매번 Anna를 부르면 둘이 같이 대답을 하는 재미있는 해프닝이 자주 일어나곤 했다. 터키에서도 2명의 친구가 왔는데 Ayse와 Deniz였다. Ayse는 너무 청순하게 생긴 외모와는 다르게 매일 혼자 잔디밭에서 엄청난 포스를 풍기며 담배를 피웠던 친구다. 말수가 워낙 적어서 친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려던 친구인데 알면 알수록 너무 매력이 많았던 친구였다. Deniz는 눈이 너무 예뻤던 친구였다. 맑은 눈동자만큼이나 고운 마음을 가졌던 Deniz는 항상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였던 기억에 많이 남는 친구다. 러시아에서도 두 명의 친구가 왔는데 둘이 성격이 정말 정 반대였다. 먼저 Natalia는 우리 캠프의 또 다른 리더라 할 만큼 모든 활동을 리드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똑 부러지게 해결을 해주던 멋있는 친구였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일들, 말들을 해볼 수 있도록 옆에서 항상 힘이 되어주고 용기를 주었던 친구였다. 그에 반해 Yanina는 매사에 부정적이고 일하는 것을 귀찮아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려 했던 나에게 아주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친구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온 17살 소녀 Shasha는 캠프 마지막 주가 되고 나서야 친해졌던 귀여운 동생이다. 너무 어리기도 했고 체구가 정말 작아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까 했는데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그 친구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가녀린 손으로 우리 중에 망치질을 제일 잘 그리고 열심히 하던 친구였다. 나보다 한참 어린 친구였지만 배울 점이 정말 많았다. 한국인은 나 그리고 경선이라는 동생 이렇게 2명이었는데 나보다 두 살 어렸던 경선이도 부끄러움이 너무 많아서 내가 옆에서 이것 저것 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줬는데 지금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받았던 도움이 더 많았던 것 같았다. 한국인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많이 쓰게 되어서 아쉬웠는데 한국인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잘 해낼 수 있었던 캠프였던 것 같다. 우리는 첫날 긴 회의를 한 끝에 월요일부터 목요일 까지만 일을 하고 대신 하루에 7시간씩 일을 하기로 정하였다. 일주일에 4일 일하는 건 너무 좋았지만 하루에 7시간이나 일을 해야 해서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우리가 했던 일은 오래된 성당을 복원하는 작업이었는데 가장 주된 작업은 망치로 벽을 뜯어내는 일, 벽과 문을 사포 질 하는 일이었다. 그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했는데 물탱크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작업공간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강에서 물을 직접 떠와야 했다. 처음에는 21세기에 이게 무슨 비효율적인 작업 방식인가 하면서 불만이 많았는데 내가 이 곳에 온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니 봉사를 하러 온 것이고 봉사를 하는 데에 어떤 환경인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친구들이랑 양동이를 양손에 들고 각국의 민속 노래를 부르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산길은 힘들었다는 기억보다는 너무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정말 크게 배울 만 했던 점은 일을 할 때 괴로워하거나 힘들어하는 것이 아니라 흥겹게 노래를 하고 웃고 떠들며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즐겁게 자기가 하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두 Anna친구들은 항상 우크라이나의 민속 노래를 불러줬는데 아직도 멜로디와 가사가 생생하다. 그 노래에 맞추어 러시아 친구인 Natalia가 흥겨운 춤도 춰줬는데 그걸 보고 있노라면 일하면서 쌓였던 피로가 한번에 풀리곤 했다. 프랑스 워크캠프에서의 일상은 이렇게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우리끼리 게임을 하거나 개인 시간을 보내면서 마무리 되었다. 아침은 항상 빵과 전날 먹다 남은 음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점심엔 작업장소에서도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서인지 일이 끝나고 난 후 저녁시간이 되면 너무 배가 고파서 다들 저녁만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kitchen team을 따로 정해서 하루에 두 명씩 요리를 돌아가면서 했다. 요리를 하는 팀은 그날 일을 안 가도 되는 특권이 주어져서 제비뽑기로 당번을 뽑을 때마다 경쟁이 엄청났는데 그 또한 정말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나는 한국친구인 경선이와 Korean day를 정해서 그날 한국음식을 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을 가졌었다. 한국에서 사전설명회 때 들었던 경험자들의 조언을 듣고 미리 챙겨온 불고기소스, 고추장, 짜파게티, 김 그리고 내가 먹으려 가져왔던 고추참치 덕분에 요리는 생각보다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역시 한국음식 답게 다른 나라 음식들보다는 준비 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 고추참치는 내가 먹으려고 챙겨왔던 건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준비해온 통조림이 모자랄 정도였다. 불고기는 당연 인기최고인 음식이었다. 아쉬웠던 것은 불고기 소스를 만드는 방법을 많이 물어봤는데 이미 만들어져 있던 소스를 가져간 지라 정확히 설명을 해주지 못했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되어 워크캠프를 가게 되면 그땐 불고기 소스를 쉽게 만드는 방법을 영어로 준비해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국 음식을 먹은 후에 한국에서 가져온 단소로 아리랑과 여러 곡을 불러줬는데 너무너무 좋아해서 정말 뿌듯했었다. 그날 Alba의 남자친구가 드럼,기타 등등 악기들을 챙겨왔었는데 Alba가 이 전에 했던 워크캠프에서 아리랑을 배워와서 기타와 드럼과 함께 단소연주로 아리랑을 합주 공연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는데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아리랑의 선율에 모두들 감동받았었다고 했다. 나 또한 한국의 악기로 한국의 음악을 알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우리는 저녁식사 후에 날이 더우면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쌀쌀한 밤에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우노라는 카드게임을 하거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노는 우리 캠프에서 없어서는 안될 그리고 평생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로 남아있다. 한번은 블루마블이라는 게임을 했는데 가짜 돈으로 했지만 아무래도 돈이 들어가있는 게임이다 보니 게임 중간에 감정들이 격해져서 싸움이 날 뻔 했었다. 서양 친구들은 아무래도 한국 친구들보다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고 하고 싶은 말을 그 자리에서 바로 대놓고 해서 처음에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을 까 하고 오해도 많이 생겼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뒤로 좋지 않은 말을 수근 거리는 것 보다는 차라리 저렇게 그 상황에서 대놓고 말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오해를 푸는 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23년을 한국에서 살아온 나는 어느 정도의 돌려 말하기는 대화에서 꼭 필요하다 생각되어 캠프 친구들에게 대화와 사고의 차이에 대해 말하기도 했었다. 아무래도 12명의 사람이 24시간 붙어있고 모든 생활을 함께 하다 보니 가끔은 나만의 개인적인 시간이 없는 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친구의 행동이 짜증이 나는 일들이 생기기도 했는데 정말 나는 운이 좋았는지 캠프 친구들이 성격들이 너무 좋아서 한번도 큰 싸움 없이 모든 일이 잘 해결 되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쉬운 일이 하나 있다면 나와 한국인 친구 경선이가 kitchen team으로 남는 일에 대해 리더와 의견차이가 생기고 대화의 부족으로 오해가 생겨서 눈물바다를 만들었던 사건이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이 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마음고생이 너무 심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했었다. 우리는 같은 한국인이고 친한 친구라서 한국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 둘이 같이 남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을 했는데 둘이 이제 좀 떨어져서 활동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리더는 우리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우리를 따로 떨어트려서 리스트를 작성을 했었다. 솔직히 다른 친구와도 같이 요리해보고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좋은 경험이라 그게 기분이 나빴던 것은 아닌데 우리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그렇게 정했다는 것에 너무 기분이 상했었다. 그 부분에 대해 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영어로 내 감정과 느낌을 다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에 감정 전달이 잘 되지 못했고 그 부분에 너무 답답하고 속상했던 탓에 몇 일 동안 말도 못하고 마음고생이 심했었다. 그리고 리더와 나이차이도 너무 많아서 쉽게 말을 먼저 꺼내는데도 문제가 많았었다. 워크캠프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이 좀 더 잘 마련되어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많이 남았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고 생활을 하는 캠프이기 때문에 서로의 다름을 존중해주고 이해해 주려는 자세를 다 같이 하루에 짧게라도 교육을 받거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봤더라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캠프파이어를 하는 시간에 마음을 터놓으며 이야기하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함께 마음에 있던 응어리를 풀어서 잘 해결은 되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조금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래도 다음에 또 이런 워크캠프를 가게 된다면 또는 사회에 나가서 이런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이 경험을 토대로 삼아 조금 더 현명하게 행동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겼다. 워크캠프라 하면 유럽여행을 저렴하게 가는 것, 외국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것 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워크캠프는 직접 해보지 않고는 말 몇 마디로 표현 할 수 없는, 돈을 주고는 절대 살 수 없는, 그리고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는 젊음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이 워크캠프는 봉사를 하면서 뿌듯함을 얻고, 외국인들과 소통하며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고 대화의 기술을 배우며 타지에서 일을 하고 생활해보면서 조금 더 성숙한 나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 누가 물어봐도 당당하게 자신감 있게 무엇을 배웠는지 보고 느꼈는지 말해줄 수 있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워크캠프를 꼭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 워크캠프 꼭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