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마음 따뜻한 추억을 심다

작성자 류지운
멕시코 NAT42 · ENVI/EDU 2012. 06 - 2012. 07 멕시코 CHIAPAS

Tsomanotik 3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멕시코라는 나라는 그저 나에게 선인장과 타코 정도로 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는, 아주 먼 나라였다. 미국으로 교환학생 와있는 동안 여름방학 때 의미 있는 일이 하고 싶어 찾고 있던 와중에, 같이 교환학생 온 언니의 소개로 아주 멀다가 아주 가까워진 나라, 멕시코로 워크캠프를 가게 되었다. 워크캠프 장소인 Tzimol은 Chiapas 주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멕시코시티에서부터 닷새 정도 여행을 하면서 와서 그런지 그전의 멕시코 지역들에 비해 아주 새롭고 놀라울 것은 없었다. 단지, 우리나라의 여느 시골마을처럼, 농사가 주업인 사람들이 오손도손 사는 그런 곳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Tsomanotik 이라는 커뮤니티는 자연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법, 지속가능한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조금 더 특별한 곳이었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만난 Tsomanotik주민들, 멀리 유럽에서 온 자원 봉사자들, 친환경 프로젝트를 위해 온 멕시코 대학생들과 캐나다 대학생들 모두 우리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와주워서 매우 고마웠다. 우리의 주 업무는 농사 일손 돕는 것과, 환경문제와 인권문제에 관한 워크샵이었다. 농사일을 도와주면서 현지 주민들과 가까워졌는데, 나는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서 언어로 소통할 수 없었지만 각종 바디랭귀지와 환한 미소로 얼마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날마다 조금씩 배워나가는 스페인어와 그들에게 조금씩 가르쳐준 한국어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들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다. 워크샵은 기본적인 이슈에서부터 상세한 이슈로 토론해 나아가는 식이었다. 첫 주에 했었던 경제적 불공평, 비윤리적인 대기업의 행패 등은 식상하다고 여겨질 만큼 많이 들어왔던 화제였었지만, 그 모든 화제들이 두번째 주에 다루었던 현재 멕시코 외 소위 제 3세계 국가들이 처한 경제적 문제와 미국으로 불법 이주를 할 수 밖에 없는 중남미 국가들의 상황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권문제 등으로 지독할 정도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같이 워크캠프하는 친구들과 함께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고 좀 더 나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 열정적으로 토론하게 되었다. 특히 나에게 가장 충격적이 었던 것은 불법이주민들의 인권 문제였다. 평소 북한 인권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가지 조사도 하였었는데, 그만큼 심각한 인권 침해 상황이 이 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었다. 미국으로 불법이주하는 사람들을 보고 흔히 ‘왜 사서 고생을 하지? 자기나라에서 살면 되잖아’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들이 처한 현실을 알고나니 그렇게 쉽게 말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패한 정부와 손잡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침탈과 같은 행패와 그에 못이겨 삶의 터전을 버리고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여정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사연들을 보면서 돈을 잘 버는 기업을 만드는 경영학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 였다. 결국 모든 것의 근원적 문제는 자본주의가 가진 어두운 단면인데, 우리의 결론은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경제체제가 나타나지 않는 한 자본주의 하에서 밖에 이 세계의 경제시스템은 돌아갈 수 밖에 없으니, 대신 자본주의가 가진 부작용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로 모아졌다. 경영학도로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기업이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되는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이 화제는 전공 공부를 하면서 지속적으로 생각해 볼 과제로 남았다. 나 외에 함께 간 대학교 선배들, 총 3명의 한국인이 이 워크캠프에 참가했는데, 리더 측에서 우리에게 한국을 소개하는 시간인 Korea workshop을 스케줄에 추가해주어서 한국에 대한 여러가지 주제를 모두들 앞에서 다룰 수 있었다. 기본적인 역사, 문화 상식부터 흥미로워할 만한 Kpop열풍, 군대, 북한과의 사이, 그리고 북한의 인권문제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한국을 소개하였다. 워크샵을 준비하면서 우리도 배울 수 있었고, 남들에게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는 보람찬 경험이었다. 농사일과 워크샵 외에도 Tzimol 근교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시간도 있었다. 근처에 Motebello라는 커다란 폭포도 다녀왔고, 아름다운 청록빛의 호수로 소풍도 다녀왔다. 친환경 농법으로 키우는 커피농장 견학과 사탕수수 공장 견학도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봉사활동, 토론, 다양한 견학이 잘 어우러진 Tsomanotik 워크샵을 통해서 사회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깊이 고찰해 볼 시간과 아름다운 사람들과 마음 따뜻하고 행복한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