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터키, 낯선 곳에서 만난 진짜 나

작성자 이찬
터키 GSM11 · ENVI/ RENO 2012. 08 - 2012. 09 Yenipazar in Aydin

Yenipaza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어려서부터 다른 나라의 문화와 외국인과의 교류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워크캠프는 원래 알고 있었고, 대학을 진학하고 워크캠프에 꼭 참가하겠다고 항상 생각해 왔다. 그리고 올해 생각만 해오던 워크캠프에 드디어 참가하게 되었다. 많은 기대와 설렘을 안고서 워크캠프 준비를 하나하나씩 해나갔다. 나는 워크캠프 전후로 약 2주간의 자유여행도 하기로 결정했다. 워크캠프 활동과 여행이 끝난 후 나는 새 삶을 사는 기분이다. 한 달간의 나의 경험은 나를 바꾸어 놓았다. 그것이 꼭 좋은 의미에서만은 아니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나는 나의 강인한 모습도 발견했고, 아주 나약한 모습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은 새로운 나를 마주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에서 많은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기도 했다.
워크캠프 시작 5일전 터키에 도착해서 자유여행을 하고 워크캠프를 시작하였다. 첫날 캠프에 도착해서 캠퍼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도 하며 순조로운 캠프 생활을 시작했다. 캠프 생활을 하면서 현지인들의 생활을 직접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나와 다른 국적과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바로 그 현상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캠프에 있는 동안 현지인 결혼식, 식사초대, 시장님 댁 방문, 지역방송 출연 등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재미있고 신나는 경험이었다. 식사초대를 많이 받아서 갔는데, 터키 전통음식과 식사예절 등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시장님 댁에 방문했을 때는 맛있는 저녁도 대접받고 시장님이 직접 시도 낭송해주시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우리를 위해 많은 것들을 준비해준 지역사회와 현지인들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들은 정말 우리를 귀빈처럼 대접해 주었고, 많은 것을 베풀어 주었다. 이렇게 워크캠프는 나에게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과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게 해 주었다.
캠프에서의 봉사활동은 너무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우리는 도보 블록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나무에 석회 입히기, 공원 청소 등의 일을 했다. 일을 하면서도 주민들이 음료수를 대접해주거나 고마움의 말을 전해주는 등의 친절과 따뜻함에 감사함을 느꼈다. 또한 일은 캠퍼끼리 짝을 지어서 했는데, 이때 캠퍼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캠퍼는 동양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터키 캠퍼는 자신의 나라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주어서 좋았다. 그리고 일본 친구들은 비슷한 문화권에서 와서 그런지 대화가 잘 통한 편이었다.
그러나 역시 다른 문화적 환경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것이기에 사소한 문제들이 생겨났다. 비슷한 문화권의 캠퍼들끼리는 금방 친해질 수 있었으나 전혀 다른 문화권의 캠퍼들과는 서먹서먹했다. 그래서 함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색했다. 물론 그것을 깨고 문화교류와 봉사를 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지만 그것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또한 캠프 리더의 리더십과 캠퍼들 간의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아쉽기도 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내가 캠프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갔지만 그것을 막상 피부로 직접 느끼니 새삼 더 크게 다가왔고 두려움이 생겼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어울리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했지만 그래도 후회가 남는다. 두려움과 불편함을 깨고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친해지려는 조금 더 노력을 했다면 끝나고 난 후에 허전함을 덜 느꼈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내가 생각한 완벽하고 이상적인 캠프 생활을 아니었지만 나는 2주 동안의 캠프생활과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우선 워크캠프가 끝나고 난 나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나에게는 한없이 관대했는데,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생각을 나누고 함께 지내다 보니 내가 얼마나 안일하고 편협했는지를 알게 되었다. 정말 세상은 넓고 나와 다른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조금 더 열린 마음과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그들과 관계를 맺고 친구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캠프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