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잊지 못할 나의 아이슬란드

작성자 권문경
아이슬란드 SEEDS 015 · FEST/ ART 2012. 05 Reykjavik

Reykjavik Shorts & Docs Film Festiv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가 끝나고 한국에 와있는 지금,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일랜드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을 때, 그곳에 있는 동안 해외봉사활동을 꼭 하고 싶었었다. 그래서 찾던 과정에서 국제워크캠프기구를 알게 되었고,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면 꼭 아이슬란드로 가고 싶었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는 어렸을 적 다큐멘터리에서 보았을 때 화산폭발과 빙하로 둘러싸여 있는 나라라는 게 매력으로 다가왔었다.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는 나라라서 더욱 가보고 싶었다.
이미 아이슬란드로 워크캠프를 갔을 때에는 아일랜드에서의 어학연수를 이미 마친 상태여서 다문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이슬란드의 매력과 해외봉사활동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된 것이었다. 첫 해외여행인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랫동안 해외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나에게 특별한 기대감은 없이 아이슬란드 땅에 밟았다.
아이슬란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나와 같은 봉사활동단체는 아니지만, 다른 봉사활동단체를 통해 오게 된 한국인을 만났다. 한국인 언니와 함께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면서 아이슬란드에서 봉사하게 될 분야와 아이슬란드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가게 된 것도 좋은 인연이고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다. 시내에 도착해서 BSI Bus Terminal에서 내리려고 할 때, 우리에게 말을 걸어주는 아이슬란드인이 있었다. 필리핀계 아이슬란드인이었다. 그 친구는 우리가 아이슬란드로 봉사활동을 온 것을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아이슬란드로 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워크캠프단체를 묻고, 직접 가는 길을 안내해주었다. 처음 아이슬란드에 도착하자마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 같아서 행복했다. SEEDS 캠프로 안내해주러 가던 길에 흥미로웠던 점은 그 친구와 함께 걸어가면서 친구가 길에서 아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쳐서 인사를 나눴던 것이었다. 이걸 보고 아이슬란드, 정확히 말하면 수도 레이캬비크가 작은 도시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봉사했던 분야는 다큐멘터리와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다양한 업무들을 도와주고 영화제를 알리는것이었다. 영화제가 열리는 6일부터 9일까지만 도와주면 되는 것이라 일의 강도가 힘들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 동안 오히려 친구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2주 동안, 매일 같이 지내는 동안 많은 정이 든 것 같다. 조를 짜서 영화제 포스터를 레이캬비크 도시에 구역을 나눠서 사람들과 가게에 배포하고, 시티센터에서 사람들에게 영화제에 대한 홍보와 함께 영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일이 다 끝난 후에는 다 함께 맛있는 핫도그와 콜라를 먹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사소한 것들이 다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 같다.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거의 하루 종일 영화관에서 있었다. 내가 주로 맡았던 일은 영화관에서 캐셔와 함께 팝콘과 콜라, 커피, 각종 스낵들을 파는 일이었다. 그 이외에도 친구들과 함께 영화 티켓을 팔고, 영화가 시작될 때마다 관객들 수를 파악하고, 입장안내를 도와주고, 영화가 끝나면 영화관 내부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영화제를 보러 오는 중요한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중간 중간에 디저트를 만들고 와인과 맥주를 준비했다. 영화관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는 따로 점심을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숙소에서 샌드위치도 싸가고, 중간 중간에 디저트를 만들면서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인터네셔널 푸드 데이가 있었지만, 우리가 했던 봉사활동은 영화제의 디렉터 분들께서 직접 요리를 하시러 오셨기 때문에 우리가 따로 요리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홍콩친구들과 한국인 언니와 난 다른 친구들에게 떠나기 전에 아시아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하고 음식을 대접했다. 한국인 언니와 난 불고기와 참치김밥을 만들었는데, 친구들이 불고기의 음식 색깔이 아름답다고 했다. 정말 한국음식은 다양한 야채를 사용해서 색깔이 예쁜 것 같다. 다른 친구들이 홍콩 음식과 한국음식을 맛있게 먹어줘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모른다.
영화제가 끝나고 함께 투어신청을 해서, 블루라군 온천에도 갔다 오고, 골든 서클 투어도 다녀왔다. 온천에서 다 함께 머드 팩도 하고, 온천에서 음료수를 마신 것도, 온천 밖이 추움에도 불구하고 함께 나온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한 명씩 탈의실에서 카메라를 들고 나왔던 것도 생각난다.
친구들이 각자의 나라로 떠나기 전날에는, 다같이 아이슬란드의 펍에 가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고, 함께 춤췄었다. 다들 떠나기 싫어했던 게 생각난다. 서로 각자의 나라에 놀러 오라고 했지만, 과연 시간과 여유가 주어질 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너무 아쉬웠다.
친구들 대부분이 떠나고 한국인 언니와 난 빙하투어를 신청했다. 언니와의 둘만의 여행도 너무나 좋았다. 빙하투어는 아이슬란드의 진짜 숨은 보물을 보는 듯 했다. 빙하를 보러 가는 동안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중간 중간에 차가 멈췄던 것도 무서웠지만 신기했었다. 배를 타고 빙하를 둘러보는 동안에 직접 빙하의 일부를 떼어서 맛볼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에서 빙하를 맛볼 수 있었다는 것도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이었다.
아이슬란드가 아일랜드나 영국과 같이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고 들었지만, 운이 좋게도 우리가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에는 날씨가 맑고 좋았다. 하지만 떠나는 게 슬프기라도 하듯, 떠나는 마지막 날 새벽에 돌풍과 강한 폭우가 쏟아져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비행기가 결항되는 게 아닌가 하며 러시아 친구와 걱정했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 다행히도 우리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해가 뜨기 시작하고 날씨도 개어서 비행기가 무사히 운행할 수 있었다.
아이슬란드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제일 행복했고 그 어떤 것보다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다음에는 아시아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게 해준 것 같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