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혼자라도 괜찮아

작성자 신서영
아이슬란드 SEEDS 022 · ENVI 2012. 06 레이캬빅

Meet us - don’t eat us (1:6)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혼자서 여행도 해보고 이것저것 많이 해봐서 아이슬란드도 혼자 잘 갈 수 있을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비행기가 이륙하고 나니 조금은 두려웠다. 아무리 영어를 모국어같이 쓰는 곳이라지만 내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아이슬란드어를 쓰는 사람들 속에서 사기나 당하지 않을까 험한 일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역시 지나고나서 보니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우호적이고 친절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많아서 인포메이션센터가 잘 되어있어서 무리없이 여행할 수 있었다.
나는 이틀이나 먼저 레이캬빅에 도착했는데 이틀동안 대체 뭘하지 걱정이 많이 되어서 이것저것 구경할 거리를 미리 많이 조사해갔었다. 근데 사실 알고보니 그리 큰 도시도 아니어서 그냥 발품팔아서 이곳저곳 돌아디니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있곤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해가 지지 않아서 위험하지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실제로 위험했던 일은 하나도 없었다.
언어에 관해서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다. 내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그래도 잘 지냈던 것 같다. 다들 영어를 잘하지는 못했기에 서로서로 귀기울이며 참을성 있게 들어주고 말하고 했다.
가장 큰 문젯거리는 문화적인 면에서 나타났다. 한국인들은 주어진 과제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빠르게 해결하려고 하는 반면 다른 나라 참가자들은 그저 하는것에 의의를 두는 올림픽 정신으로 일을 대충해서 작은 충돌도 있었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참가자가 두명이었고 우크라이나에서 온 참가자가 한명있었는데 셋이서 언어가 통하다보니까 셋이서만 놀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좀 많았다. 우리가 순서를 정해 놓은 식사당번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밥을 해 먹거나 설거지를 안한다거나 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었다. 이런한 상황에서 캠프리더가 나서서 단체생활을 존중해야한다는 정도의 말이라도 해줬다면 좀 상황이 나아졌을 것 같은데 캠프리더가 무관심한 성격이어서 워크캠프 끝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그 세명은 끝까지 셋이서만 놀았다. 그리고 캠프리더도 중간에 바뀌어서 뭔가 연결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중간에 한번 끊기고 다시 시작하는 기분이었다. 될수있으면 한 리더가 끝까지 이끌어주었으면 한다.
일은 많힘들지는 않았다. 그저 일의 결과물에 목숨거는 한국인과 일을 했다는 것에 중점을 두는 외국인들의 관점의 차이는 있었지만 일은 수월했던 편이었다. 그리고 처음 이 워크캠프를 신청할 때는 고래잡이에 대한 아무런 지식 정보 없이 임했는데 일이 끝나고 나니 고래잡이에 대한 현재 상황과 심각성에 대해 깨달을 수 있어서 꽤 의미있었던 일이었다. 이런 점에서 다른 워크캠프도 참가해 보고 싶었다. 더 많은 분야의 더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우리 팀은 워크캠프가 시작하자마자 일을 알려주시는 분이 아프셔서 이틀이나 놀았었다. 제대로 된 휴가를 받은것이 아니고 갑작스럽게 얻은 휴가여서 어디 멀리 놀러갈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끼리 갖고있는 정보를 모아 레이캬빅 시내를 걸어다니면서 관광했다. 처음부터 일을 하지 않고 놀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워크캠프가 끝나고 두달이 지난 지금도 페이스북을 통해 서로 연락하면서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사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를 선택하고나서 참 많이 후회했었다. 대책없이 잘 알아보지도 않고 미리 다녀온 주변사람들 얘기만 듣고 무작정 아이슬란드를 선택했었는데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서 후회했었다. 그런데 워크캠프가 끝나고 나서 지금은 아이슬란드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해가 지지 않는 것도 신기하고 눈을 뗄 수 없는 풍경들과 블루라군, 골든서클, 사우스쇼어 등 무엇하나 멋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히치하이킹을 일 분 만에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이 나라의 매력적인 점이다. 좋은 나라에서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있어서, 그리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참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