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백야 아래 잊지 못할 추억

작성자 최다영
아이슬란드 SEEDS 007 · CONS/ RENO 2012. 05 Heydalur

Ísafjarðardjúp: Nature & Fun in the Westfjord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2년 5월 3일 런던 개트윅 공항에서 아이슬란드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생전 처음 가보는 곳. 이전까지만 해도 세계지도 속 어디에 있었는지도 정확히 모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나에게는 값진 추억이 있는 잊지 못할 곳이 되었다. 좀 더 특별히, 내게 있어 이번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세가지 단어로 압축된다. 자연, 동물, 그리고 사람들이다.
자연 하나, 아이슬란드에서의 첫날밤, 난 생전 처음 ‘백야’라는 현상을 경험하였다. 밤 10시가 넘어도 해가 쨍쨍하고 일몰이 지지 않았다. 밤 12시 가까이 되어, 난 눈 산 뒤로 조심스레 넘어가는 해를 보았다. 아직도 눈에 아련히 그려지는 일몰이다. 그 후 다음날 워크캠프 미팅포인트에 모인다는 설렘으로 인해 잠을 설친 나는 새벽 4시경 서서히 올라오는 해를 바라보았다. 일출이었다. 거의 하루 종일 떠있는 햇살. 내가 처음으로 아이슬란드에서 반한 자연이다.
자연 둘, 첫 번째 휴일 날, 나는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빙산을 보러 갔다. 무려 세시간 이상 운전한 후, 발을 동동 걷고 수차례 작은 물길을 건너 눈 앞에 펼쳐진 하얀색 구름조각 같은 빙산과 그 아래 흘러내리는 계곡. 계곡물은 청량하기만 하였으며, 내려오는 길 그 위에서 무작정 달린 눈썰매. 바람막이로 타는 썰매는 분명 옷이 젖고 차가울지라도 하얀 빙산과 파란 하늘이 빚어내는 두 가지 색의 조화는 내가 아이슬란드에서 반한 두 번째 자연이다.
동물 하나. 어려서부터 동물공포증을 가지고 있어, 평소 생활하는데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나에게 Heydalur에서의 첫날밤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내 방 문 앞에 놓인 멍멍이 “LUCKY”의 침대. 이로 인해, LUCKY가 격리 조치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그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나 또한 이 기회를 통해 동물공포증을 스스로 치료해보고자 한 면이 있었다. 그 후, 나 스스로의 노력과 주변 봉사자들의 도움을 통해 난 생애 처음으로 동물 친구를 사귀었다. “LUCKY”. LUCKY 등을 쓰다듬어 주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워크캠프 기간 동안 LUCKY는 날 보면 자연스레 누워서 등을 쓰다듬어 달라고 꼬리를 흔든다.
동물 둘. 첫째 주 내가 맡은 일은 마구간을 비롯하여, Heydalur 주변의 말 똥을 치우는 일이었다. 말이 두려웠지만, 어느 순간 말 똥을 치우다 보니, 말 특유의 냄새도 익숙해지며, 말 똥 꿈도 꾸게 되었다. 그 후, 스텔라 주니어의 도움을 받아서 마구간 청소, 간식 주기, 목욕 시키기도 하였다. 결국 마지막 날에는 승마를 하게 되었다. 나의 말, “모차르트”. 동물도 따뜻하며, 대화를 통해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계기였다.
사람들 하나. 이번 워크캠프에는 리더를 포함하여 총 10명의 봉사자들이 있었다. 18부터 51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언어로 소통하는 사람들. 다들 특이한 배경과 직업을 가지고 있는 만큼 유쾌한 이야기도 많았다. International Dinner 때, 모두들 각국의 음식과 디저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고국의 음식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채식주의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미역국과 녹차를 준비하였다. 한국에서는 생일날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고 미역국을 소개하면서, 나 스스로가 그들에게 문화전도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 둘. Heydalur는 스텔라 할머니와 그녀의 아들 기즐리가 서로 힘을 합쳐 운영하는 농장 겸 휴양지이다. 또한, 나처럼 워크캠프 봉사자로 왔다가 기즐리와 사랑에 빠져 지금은 그 곳에서 살고 있는 프랑스인 앨리스와 방학을 맞이하여 일손을 도우러 온 손녀딸 스텔라 주니어가 있었다. 잘 모르던 나에게 항상 미소로 화답해주며 날 통통하게 살찌워준 스텔라 할머니의 음식, 일할 때는 만능 꾼이지만, 너무나도 로맨틱한 기즐리와 앨리스 커플. 그리고 내게 “모차르트”를 소개시켜주며 날 도와준 스텔라 주니어.
SEEDS 007 워크캠프는 내게 있어서 너무나도 값진 인연들을 만나게 해 준 꿈 같은 경험이었다. 더욱이 아이슬란드는 내게 너무나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큰 변화들을 이룩하게 해 준 곳이다. 5년 뒤, 모두들 다시 봉사자가 아니라 방문객이 되어 Heydalur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 약속이 꼭 지켜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