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영어 울렁증, 아이슬란드에서 날려버리다

작성자 이시연
아이슬란드 WF29 · 환경/농업 2015. 12 - 2016. 01 hveragerdi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워크캠프에 참가하려한 이유는 단순하다. 대학생 때 해외를 꼭 가보고 싶었는데 단순 여행이 아니라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내가 재학중인 학교에서는 약간의 지원금을 주어 국제워크캠프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워크캠프'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 이후로 워크캠프에 대해 찾아보면서 단순히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는 것을 알고 두려움이 임과 동시에 도전하고 싶었다. 또한 영어에 약해 항상 외국어라는 벽 앞에 낮아졌던 나는 이런 나를 넘어서서 '영어'라는 벽을 허물어뜨리고 싶었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를 위해 준비했던건 특히나 날씨. 나라 이름만큼 얼마나 추울까라는 생각에 어느정도로 외투를 준비해야하는지, 꼭 챙겨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열심히 찾아보았고 영어공부는 따로 하지 않았다. 준비기간이 짧았거니와 학교 시험기간과 겹치기도 했고, 안되면 될 때까지 바디랭귀지를 사용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려고 하면 뭐든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워크캠프를 통해서 나는 나를 넘어서고, 세계 사람들과 친구가 되며,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했다. 워크캠프에 참가한다는 경험에 더하여, 여러 자잘한 성공경험들이 모여 더욱 성숙한 내가 됨을 기대하며 워크캠프를 착실히 준비해나갔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가한 프로그램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차로 40분정도 걸리는 '크베라게르디'라고 불리는 마을에서 이루어졌다. 그곳에 위치한 health clinic과 가까운 온실에서 일손을 돕는다. 유기농 토마토를 수확하고, 줄기를 정리하고,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등 농장일을 하였다. 추운 아이슬란드의 날씨와 대비되는 따뜻한 실내 온실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일을 했던 친구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다. 주중엔 이렇게 온실 일을 돕고, 주말엔 원하는 사람들이 저렴하게 익스커션을 간다. 워크캠프의 매일매일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 정말 기억에 남는 추억 두개를 꼽자면 말타기와 하이킹이다. 일을 마치고 저렴한 가격으로 horse riding 투어를 갔는데, 그날따라 아이슬란드의 날씨가 많이 추웠다. 눈보라가 많이 치고, 눈가루들이 많이 날렸다. 그런 날씨에 하얗게 눈이 쌓인 아이슬란드의 산 주변에서 워크캠프 팀원들과 말타기를 한 경험은, 나에게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다. 무서웠지만 가이드 분의 믿음직한 안내와 친구들의 격려는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줌과 동시에 웃음짓게 하였다. '내가 이렇게 아이슬란드의 하이얀 설원에서 말을 타고 있다니...' 말타기를 마치고 따뜻한 사무실 안에서 따뜻한 차와 직접 구운 다과들을 먹으며 몸을 녹인 추억은 정말 잊을 수 없다. 두 번 째로, 하이킹이다. 아이슬란드는 지열에너지가 발달되어 있어 곳곳에 지구의 열을 이용한 따뜻한 온천이 많다. 그날은 그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기 위하여 수영복을 챙겨입고 길을 나섰다. 잠깐 걸으면 될 것이라 생각한 여정은, 몇시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그날도 역시나 눈이 많이 와 온통 하얗고 깨끗한 세상 속에서 그저 풍경처럼 생각하던 하얀 설산을 올랐다. 주변을 둘러보면 까만 점이 되어 보이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해, 눈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이 산을 오르고 있으면서도 이게 정말인지 믿기지가 않아 계속 기억하려고 몇 번이고 멈춰서서 뒤를 돌아보고, 사람들을 보고, 산을 느끼고, 해와 하늘을 느꼈다. 내가 상상 속에서나, 영화 속에서나 보던 하얀 설산을 말이다. 그 산을 오르고 있다. 너무 깊게 쌓인 눈 탓에 긴 장부츠를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푹푹 빠지고 여러번 주저앉았지만, 함께하는 친구들 덕분에 무사히 하이킹을 마칠 수 있었다. 위급하고 긴장되는 상황에 나를 이끌어주는 듬직한 리더 코코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신뢰하고 좋아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체력이 약한 탓에 꼴찌로 따라가는 나는 행여 친구들이 시야에서 사라지면 어떡하나 라는 긴장과 불안감에 헉헉대며 따라가는데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또 다른 리더 대니는 하이킹 내내 나를 신경써주고 엄지를 척 들어올리면서 나를 격려해주었다. 너무너무 고마웠다. 이 외에 동네 산을 짧게 하이킹하면서 얼은 눈 위를 슬라이딩하여 산을 내려온 경험도 잊을 수 없다. 열심히 따라가는 나에게 용감하다며 칭찬을 해주는 친구들에게 나는 얼마나 감격하였던가. 모든 건 친구들 덕분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참가 후 확실히 변한 것은 외국인을 대할 때 두려움이 많이 없어졌다는 점이다. 구사하는 영어가 정확하지 않아도 그들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려 하고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을 안다. 또 영어를 더욱 공부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좋은 사람은 국적불문하고 어디에나 있다. 배울 점도 많고 공유하고 싶은 생각들도 많다. 이러한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기 위해 영어를 진짜로 배우고 싶어졌다. 시험점수를 위한 영어공부가 아닌 소통를 위한 진짜 영어 공부말이다. 이 외에 배우고 느낀 점이 정말 많지만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워크캠프는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망설이고 있다면, 도전하라.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