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 낯선 만큼 가까워진 마음

작성자 김수진
인도 FSL SPL 156 · SOCI 2011. 12 인도 Kerala

Keral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인도에서의 워크캠프는 2011년 12월 마지막 해를 장식해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고대문화 발상지인 인도는 꼭 가보리라고 다짐했던 곳이었기에 인도에서의 3주는 나에게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게다가 이 워크캠프는 단순히 봉사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 문화를 직접적으로 보고 체험하는 일정도 들어가 있어서 인도를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우리 16명의 봉사자들은 인도인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현지 음식을 손으로 식사하였으며 옷도 인도인처럼 입고 다녔으며 “고맙습니다”라는 뜻의 “나니” 라는 Kannur 지방언어를 입에 붙이고 살았다. 이렇게 인도인과 소통하려고 하는 노력덕분에 우리는 정말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우리에게 매 끼니를 배식해주시는 분에게 미소를 지으며 “나니”라고 말하면 그 분도 덩달아 미소를 지어주셨다. 인도의 남부 지방은 북부 지방과 달리 사람들이 더 친근하며 순박하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지나가면 관심을 가지고 “Hello” 라고 인사를 먼저 건네고 신기해한다. 아이들도 굉장히 해맑고 호기심으로 가득해 동네 학교를 지나갈 때마다 아이들은 연달아 “Hi” “Hello”를 외치곤 한다. 아침 시간에 봉사를 하는 곳에 도착하려면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버스 정류장 주변 쪽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밝고 순박한 그 아이들을 매일 만날 수 있었으며 그 아이들의 웃음을 보고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나의 발걸음은 더욱 가벼워졌다.
봉사활동은 대부분 Marian Center Special School for The mentally challenged에서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었다. 이 Marian Special School에서 내가 한 일은 건물 2층에 있는 보기 안 좋게 변해버린 벽들과 울타리를 흰색으로 칠하는 것과 Marian Center를 다른 봉사자들과 함께 예쁜 핑크색으로 건물을 칠하는 것이었다. Marian Center의 모든 계단과 벽을 핑크색으로 다 칠한 뒤에 벽 위에는 “A, B, C, D” 알파벳을 차례대로 쓴 뒤에 그 단어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예쁘게 꾸며진 Center를 보고 어찌나 기분이 뿌듯해졌는지 모른다. 오래되어 색이 바랜 의자들을 초록색으로 페인트칠하였고 크리스마스 날에는 Marian Special School에 있는 아이들에게 줄 케이크와 간식거리를 사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가 한 다른 활동은 St. Mary English medium school이라고 불리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주 전공이 영문학과이면서 교직이수를 하는 나로서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즐거운 일이기에 소중한 경험이기도 했지만 영어 수업을 들었던 인도 아이들이 어찌나 밝고 예쁘던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 우리 봉사자 팀원들 중에 미국인인 Korune이라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과 같이 영어 수업을 진행하였다. 활발한 남자 아이들은 많은 질문을 던졌으며 여자 아이들도 부끄럽지만 자신이 모르는 것들을 살며시 물어보기도 하였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남자 아이들 때문에 반 전체를 컨트롤하기는 조금 힘들었으나 대체적으로 잘 진행이 되었고 반 전체를 제어하기 힘든 관계로 개별적인 질문을 받기 시작하여 아이들이 모르는 단어 혹은 이해 안 되는 문장 등을 상세하게 가르쳐주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는 아이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나서 예쁘장한 여자아이가 와서 나에게 “date”라고 불리는 대추야자 열매를 주었는데 그 마음이 너무나 예뻐서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찾아갔던 학교 중에는 시각장애아이들이 있는 학교도 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날 케이크와 간식거리들을 사가지고 아이들과 놀이를 했었다. 손수건 돌리기 놀이를 했었는데 한 아이가 어찌나 잘 뛰던지 깜짝 놀랐었다. 비록 눈이 안보이더라도 다른 감각이 많이 발달된 아이들은 노래도 잘 부르고 점자도 잘 읽는 그런 밝은 아이들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봉사활동 외에도 요가와 Ayurveda class를 들었었는데 매일 한 요가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요가는 단순히 운동만도 아니고 단순한 명상도 아니라고 말하곤 했던 Master는 요가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셨다. 좀 더 마음을 편하게 가지게 되고 마음을 무겁게 했던 고민들을 조금이라도 더 떨궈낼 수 있어서 우리 일정 중에 요가는 나에게 봉사하는 시간과 더불어 최고의 시간이었다. 많은 요가 자세를 배울 수 있었으며 매일 두 시간 요가를 하고 나서는 내 몸이 조금 더 가벼워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Ayurveda class는 조금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동양의학, 특히 인도의학에 대해서 더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Ayurveda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조금 힘든 수업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이 워크캠프를 와서 얻게 된 소중한 두 가지는 내가 오고 싶어했던 인도라는 곳에 와서 그 곳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과 15명의 소중한 친구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내 방을 미국인 Chelsea, 독일인 Maren, 캐나다 사람인 Susan, 스페인 사람인 Isabel과 함께 썼는데 정말 하나같이 다 좋은 사람들이어서 3주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물론 Housing이 완벽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5명이 함께 한 방을 함께 쓰는 것이고 에어컨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신의 집처럼 완벽하게 아늑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은 밖에 나오면 감수해야 할 일이고 다른 사람들과 방을 함께 써보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방마다 Fan이 있었는데 그 Fan이 망가져 일주일 간 쓰지 못했을 때는 창문을 열어놓고 잤다가 모기들한테 스무 군데 정도 물렸었던 일도 있었고, 답답하고 더운 방을 싫어한 스페인인 Isabel이 자는 도중에 창문을 여는 바람에 모기들한테 수도 없이 물린 적도 있었다. 모기들과의 전쟁을 하다가 워크캠프가 시작된 지 15일 이후에 시장에서 모기망을 발견하여 살 수 있었다. 내 모기장을 창문에 설치하여 룸메이트들이 창문을 열고 잘 수 있도록 하였는데 Isabel이 나의 아이디어를 매우 좋아하였던 기억이 난다. 주말이 되면 우리 봉사자들은 가까운 해변가로 함께 놀러 가기도 하고 조금 멀리 떨어져있는 자연생태공원을 가기도 하였다. 해변가에 가서 주중에 빡빡했던 일정, 부족한 잠에서 비롯된 피곤함 등을 풀어주었고 즐겁게 함께 놀며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이 모든 워크캠프의 일정을 함께하면서 서로 들었던 정 때문인지 프로그램이 끝나고 봉사자들이 하나 둘 떠날 때 다시 언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슬프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만남이 있었기에 헤어짐도 있는 것이고 아직 젊은 우리들이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은 말도 안되기에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서로 웃으며 작별인사를 하였다.
3주간의 워크캠프는 나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갔다. Kannur의 Parasini Kadavu라는 조그마한 마을에서 학교 페인트 칠을 해주고, 영어를 가르쳐주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면서 나라는 사람이 그 마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했고 봉사를 하러 왔지만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분이었다. 봉사활동을 하러 저 멀리 유럽에서, 미국에서,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온 좋은 친구들과의 우정도 정말 크나큰 선물이었다. 다시 한번 기회가 된다면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유럽 쪽으로 워크캠프를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