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예상 밖 성비와 만난 사람들

작성자 허동주
스페인 SVIRI012-16 · 보수 2016. 08 Igea, La Rioja, Espana

IGEA I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 봉사활동을 나가 보고 싶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가서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며, 새로운 문화를 접해 보고, 어렴풋이나마 그런 분야에서 무슨 일을 하는 지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학교에서 워크캠프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 준다는 글을 읽고 참여를 결심했습니다.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읽고 간단한 요리를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관한 것을 공부해 궁금해 할 지도 모를 사항들을 외웠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 정치, 시사 같은, 뉴스만 보면 알 수 있는 간단한 것들을 말입니다.
성비가 잘 맞기를 기대했습니다. 15명이면 7,8 명은 남자일 줄 알았죠.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특별한 에피소드라면 일단 성비를 꼽을 수 있겠네요. 15명일 거라고 예상한다던 워크캠프 주최측의 이메일과는 다르게, 참여한 사람은 11명이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죠. 뭐 사람들이 안 온다던가 그런 일은 예상 안이었습니다.
뭡니까 그 성비는.
11명 중에서, 남자는 단 두 명이었습니다. 두 명이요.
그리고, 그 9명의 여자 중에서 단 2명을 제외하면, 전부 스페인에서 살거나 아니면 스페인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캠프리더는 프로그램 안내, 혹은 프로그램의 지시 사항 등을 스페인어로 전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페인어 공부를 게을리 했던 저와 다른 세 "스페인 사람 입장에서 외국인"들은 영어로 전달해 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돌아온 것은 "스페인에 왔으면 스페인어를 해야지" 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자연스레 저희 네 명은 명백한 소수자인 저희를 무시하는 태도에 반항심이 일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 사람들은 엄청 늦게 자더군요. 저녁식사가 9시 반부터였습니다. 그리고 약 한 시간 동안의 식사 이후엔, 밤 열두시 혹은 그 이후까지도 넘어가는 야간 활동이 매일 밤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의 외국인 참가자들은 막바지나 되어서 적응할 수 있었고, 그 이전에는 새벽까지 이어진 활동과 아침 일찍 시작되는 하루의 연계에 피곤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대단합니다.

그 외에는 공룡 발자국을 청소하는 일을 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돌이 물러서 먼지가 많이 쌓이는 곳이더라고요. 청소하고 청소하고 풀 뽑고. 딱히 중노동은 아니었습니다.

술도 잔뜩 마셨습니다. 주말 저녁에는 엄청 마셔제끼더라고요. 일찍 들어가겠다고 이야기했더니 우리랑 같이 안 들어가면 못 들어간다면서 호스텔 앞에서 열쇠를 들고 와주겠지 하고 새벽에 바깥에서 두 시간 가까이 기다리게 한 적도 있습니다. 그때는 전쟁이라도 일으키고 싶었죠. 내가 잠을 자겠다는데 감히 누가 막습니까. 여기가 군대입니까? 수면권 침해와 비인도적 취급으로 고소할 수도 있었습니다. 한국에 전화해서 부모님한테 연락을 넣고 싶었던 것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도대체 왜 저희는 친구를 만들고 유적 보존을 하러 온 워크캠프에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거죠?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어딜 가나 우리와 반목하는 어른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기성 세대에 대한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대한민국의 어른이라면 그걸 바꾸기 위해 노력을 하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노력은 무슨. 시간도 공간도 부족하고, 언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무슨 변화를 추구합니까. 결과가 없는 노력은 낭비입니다. 그 사상을 실천한 결과, 저는 스페인에서 거주하는 프로그램 참가자들과 친하게 지내고, 외국인 참가자들 사이에는 더 친하게 지낼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적지 복원도 노력한 결과 제 의견으론 상당히 진척시킬 수 있었습니다. 캠프리더와 굳이 친하게 지내지 않더라도 성공적인 캠프 생활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괜찮다면 다음에도 워크캠프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라오스 같은 동남아 국가로 말이죠. 유럽은 너무나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 그리고,
본부에 연락해서 좀 전해 주세요.
다음부터 캠프리더를 뽑을 때는,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를 구사하시는 분들로 좀 부탁드린다고.
영어를 잘 못 하는 분이 리더가 되니까 외국인들이 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