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에서 30대에 찾은 청춘, 워크캠프

작성자 조상현
프랑스 CONCF-246 · 복지 2016. 07 - 2016. 08 그르노블, 프랑스

GRENOBLE–Support organizations fighting precarit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사회복지사로 5년, 정육점(개인사업) 운영 1년... 개인적인 사정으로 가게를 그만두고 쉬고 있을즈음 대학 다닐때 부터 가고 싶었던 교환학생, 어학연수, 해외봉사 등 외국에 나가서 살아보는 꿈이 생각났다.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워크캠프라는걸 알게 되었고 다행이 1지망했던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무엇보다 걱정 되는건 영어였다. 그래서 매일 영어회화 인터넷 강의도 신청했다. 또 아침마다 등산을 하면서 체력도 길렀다. 여행은 나름 많이 다녔지만 외국친구들과 3주간 함께 동거동락한다는 건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다. 그리고 복지분야 캠프에 신청한 만큼 유럽의, 프랑스의 복지 시스템은 어떻게 되있는지도 궁금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가했던 워크캠프는 나를 포함 18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 18명의 평균나이는 22살,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내 나이는 한국나이로 31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사실 영어실력도 많이 부족했던 나는 걱정부터 앞섰다. 근데 이게 웬걸? 이상하리만큼 내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부족한 영어실력인데도 다들 찰떡같이 알아주는 것이었다.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과 늘 웃는모습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그리고 캠프 기간동안 팀원들끼리 마니또를 했다. 누군지 모를 내 마니또는 매일마다 내 방문에 콘돔을 가져다 놓았다. 어느날, 주사기 모양의 난생 처음 본 물건이 내 방문에 걸려있었다. 그때 마침 그 물건을 같이 발견했던 스페인 친구 알베르토에게 '넌 이게 뭔지 아니?'라고 물어보니 자기도 처음보는 물건이라고 했다. 너무 궁금해서 다른 애들에게 달려가 이 물건이 무엇인지 아냐고 물어 보니 친했던 터키 여자애가 깜짝 놀라면서 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탐폰]이었다.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문화가 다르다지만 이렇게까지 장난을 치나? 뭔지 모를 무시당하는 느낌도 들어 상당히 불쾌했다. 항상 웃던 내가 몹시 화가 난걸 눈치 챈 나의 마니또가 며칠이 지난 뒤 자기가 했다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내 마니또는 다름 아닌, 나랑 처음으로 탐폰을 발견했던 알베르토 였던 것이다! 연기를 했던 것이다. 우리는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니가 아시아, 한국 문화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조금이라도 예의를 갖추어야 된다'고 얘기하니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스페인사람들은 친한사이라면 늘 농담을 하고 성적인 장난도 대수롭지 않다고 했다. 앞으론 하루에 농담 2개만 하겠다며 귀엽게 웃는데 그 순간 나도 화가 다 풀리면서 오히려 나를 좋아해서 장난을 친건데 화가 나있었던 내가 더 미안해지는 것 같았다. 문화가 다르고 정서는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대화를 나누면 다 똑같은 사람들이고 어설픈 영어로 진심을 나누면서 우리는 더 깊은 사이가 되어 갔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생활의 90%가 농담이라는 스페니쉬 알베르토, 야한 뮤직비디오와 과격한 힙합 음악을 사랑했던 흥많은 러시안 매튜, 하이톤의 늘 친절했던 터키쉬 아세나, 4개 국어에 능통한 캡틴 미리암. 나는 그렇게 2016년 뜨거웠던 여름을 멋진 글로벌 친구들과 함께 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물론 지금이라도 이런 귀한 경험을 하고 외국 친구들을 사귀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지금도 페이스북, 와썹이라는 메신져를 통해 서로 안부를 나눈다. 서툰 내 영어 실력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게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워크캠프에 참여하기 전 나는 해외봉사를 하러 간다는 개념이 컸다. 근데 막상 다녀와보니 봉사활동도 봉사활동이지만 그보다 외국 친구들과 생활하는 기회를 갖는다는게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 했다. 참가비도 저렴하고 캠프 참가 전, 후로 일정도 자유로워 내 주위에 있는 동생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꼭 경험해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