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졸업 전 마지막 워크캠프

작성자 정재연
아이슬란드 WF109 · ENVI/ MANU 2012. 02 - 2012. 03 Hveragerdi, Iceland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0년 여름, 이태리 시칠리아 섬에서 워크캠프를 한 지가 어언 1년 반이나 지났습니다. 2010년 워크캠프가 끝나고 두 달 간의 유럽여행을 하였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다시 워크캠프와 유럽 여행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2010년 워크캠프는 저에게 정말 저에게 많은 소중한 추억들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또다시 신청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졸업을 앞둔 지금 이 시기, 직장인이 되면 여행, 그리고 워크캠프는 더더욱 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워크캠프를 신청하였고, 그곳이 바로 Iceland Hveragerdi 였습니다.
캠프 시작 3주 전에 워크캠프를 신청하고 유럽행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아이슬란드와 우리나라의 직항 비행편이 없어 파리에서 아이슬란드로, 아이슬란드에서 코펜하겐 그리고 한국으로 오는 비행편을 이용하여야만 했습니다. 워크캠프 시작 전에는 프랑스에서의 1주일간 여행을 하였고, 그 후 아이슬란드로 갔습니다. 또 그 다음날 오전에 저의 워크캠프지인 Hveragerdi 로 가기 위해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나섰습니다. 제 워크캠프에는 저를 포함한 한국인 여자 두명, 일본인 여자 두명, 프랑스 남자 두명 그리고 슬로베니아인 남자 한명 이렇게 일곱명이 전부였습니다. 또, Hvergerdi(헤라게르디)는 레이캬비크에서 남동쪽으로 자동차로 40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길가다 보면 나오는? 대자연 속의 작은 마을인데, 그곳에 가는 길에 4-5시간정도 Golden Circle 투어를 하고 나서야 오후에 숙소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의 실버타운? 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는 클리닉이었습니다. 클리닉에선 오로지 유기농 야채와 과일로 채식만 하기 때문에(그렇다고 정말 풀만 먹는 것은 아닙니다. 고기와 밀가루만 없을 뿐입니다.) 다양한 채소를 온실과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기르고 재배하는데, 제가 2주동안 일 했던 곳이 바로 그 온실과 비닐하우스 안 이었습니다. 거의 2주 내내 온실에서 잡초를 뽑았습니다. 그 잡초들은 채 1센티미터도 안 자란 것이 많았고, 그것들은 채소들 주변에 무성하게 나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 일이 끝나고 오전 10시 반, 2시 반에 30분씩 쉬는시간이 있고 중간에 1시간의 점심시간이 있었고 잡초 뽑기는 그닥 어려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시간 내내 뽑으면 바로 다시 나는 것 같은 잡초들을 뽑는 일은 여간 지루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은, 유기농 야채를 재배하는 데 있어 벌레들의 번식과 생존을 예방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외에 다른 일로는 클리닉에서 매일 마실 수 있는 역시나 직접 기른 다양한 종류의 허브들을 손질하고 패킹하는 일, 오래된 비닐하우스를 정비하는 일 등이 있었는데, 온실에서 앉아서 잡초만 뽑다가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일이 끝나거나 주말의 자유시간에 저희는 클리닉 내의 수영장을 가거나, 하이킹을 하거나, excursion 이 있다면 페이를 지불하고 참가하거나, wi-fi 존에 가서 인터넷을 하거나 마을에 유일하게 하나 있는 대형마트 Bonus 를 가거나(ㅋㅋ)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게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프랑스 남자아이들이 크레페를 만들어주고 다른 한국인 언니와 저는 호떡을 만들기도 했는데, 둘 다 다른 캠퍼들에게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 친구들이 새콤달콤도 잘 먹고, 특히 남자아이들이 공기놀이를 그렇게 재미있어 할 줄은 몰랐습니다. 한국의 게임을 알려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많은 시간을 캠퍼들과 함께 한 것 같지만 숙소가 조용할 때도 많았습니다. 이는 오히려 너무 좋은 숙소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이 1인 1실을 쓰고 식사도 뷔페식으로 제공이 되고 일도 서로 도와가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캠퍼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캠퍼들과 이전의 워크캠퍼들 만큼이나 서로서로 깊이 친해지지 못한 것 같아 그 점이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했던 하이킹, 혼자 방에서 저 멀리 보이는 산을 넋놓고 바라보던 시간, 밤에 오로라를 보기 위해(네번이나 봤음!!!-생각만큼이나 웅장하고 크진 않으나 무척 신기함)친구들과 소리지르며 뛰쳐 나가던 때, 눈보라 속에서 마트를 다녀오던 시간, 마지막 날 밤의 파티, 심지어는 일에 대한 지루함과 약간은 너무했던 평온함과 조용함 마저. 그 모든 시간이 그립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긴 했어도 아이슬란드 워크캠프는 지금의 저에게 있어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도와준 더 큰 값진 경험과 추억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아이슬란드의 Hveragerdi 로 워캠을 곧 떠나시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신다면, 가셔서 미래도 과거도 모두 잊고 2주동안 하루하루 그 현재의 순간을 충분히 즐기고 만끽하고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후회와 미련이 남는다고 하여도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