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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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유진
아이슬란드 WF194 · 환경/예술/스터디 2017. 12 에스키피아도르

Aurora hunting&Sustainable centre in East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이슬란드에 꼭 한 번 놀러 가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경비가 10일에 거의 300 만원을 호가했고, 저는 교환학생이라 돈이 여의치 않아 봉사의 의미도 있으면서 여행도 즐길 수 있는 워크캠프를 선택했습니다. 장소는 일부러 레이캬비크쪽은 피했어요. 원래 도시 취향이 아니라, 조금 더 시골로 들어가서 아이슬란드의 진면모를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워크캠프를 준비하면서는 정말 이것저것 많이 샀었어요.
침낭을 가져 오라길래 아마존에서 아주 두꺼운 침낭도 하나 사고, 식량도 챙겨오면 좋다길래 한인 마트에 가서 부랴부랴 쌀도 사고 떡볶이도 사고, 결국 아주 큰 캐리어 하나와 아주 큰 배낭에 질질 끌려서 아이슬란드에 도착했어요.

준비하면서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이라면, 많은 외국인들과 교류할 수 있길 바랐던 것?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만나서 대화도 하고 서로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길 바랐었어요. 물론 가장 기대했던 건 사실 오로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요!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하루 일과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시간 1시간 제외) 4시간 동안은 실내에서 작업을 했고, 이후는 자유였어요.
캠프 시기나 일정에 따라 주로 하는 작업이나 활동이 달라지는 것 같은데, 저는 캠프 장소로 활용되던 폐교의 거실에 있는 창문의 페인트 작업을 제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크게 힘든 작업은 아니었지만, 제가 생각했던 봉사의 의미와는 조금 다른 종류의 일이었어서 조금 놀라긴 했어요.

평일의 작업 시간을 제외한 오후 시간과 주말 시간은 자유 시간이었어요.
오후에는 주로 거실에 앉아서 게임을 하거나, 주말엔 여행사를 통해 골든서클을 관광하거나 하곤 했습니다. 하루는 밤에 오로라 지수가 높아 와인과 이것저것을 싸들고 오로라를 보러 가기도 했어요! 자유시간을 많이 줘서 좋았지만,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해가 뜨는 시간이 짧아 그 많은 자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었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한국인이나 아시아인이 많았어요.
캠프마다 모두 다르긴 하겠지만, 제가 갔었을 때는 한국인이 절반 이상이었고, 이후에 들어온 캠프 인원에서도 절반 이상이 아시아인이었어요. 참고로 주최측에서 캠프 자체를 굉장히 유동적으로 관리를 해서, 본인이 신청한 해당 캠프만이 캠프 장소에서 머무르며 작업을 하는게 아니라, 본인의 기간 외에도 전후 조금씩 기간이 겹치는 캠프들을 모두 같이 모아 놓고 관리를 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있는 동안에도 다른 캠프 한 팀이 같이 지내다가 중반에 떠나고, 그 후에 또 다른 한 캠프 팀이 새로 들어오기도 했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식량을 많이 챙겨가지 않아도 됐을걸 그랬어요.
캠프 준비를 하면서는 모든 식량을 우리가 직접 가져와서 나눠 먹어야 하는 시스템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캠프 측에서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장을 봐와서 주번을 정해 음식을 만들어 식사를 하는 방식이더라구요. 괜히 무겁게 쌀과 김치, 라면을 잔뜩 들고 갔는데, 야식이나 korean night으로는 좋긴 했지만 굳이 한 보따리 싸들고 갈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춥지 않았어요.
침낭을 따로 챙겨오라길래 굉장히 추운 밤을 예상했었는데, 히터도 빵빵하게 틀어주고 더워서 저는 반팔에 침낭을 덮고 잤습니다. 그리고 보통은 캠프 장소에 여분의 침낭이 있어서 혹시 불가피하게 챙겨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빌려주기도 하더라구요.

참가 후 변화된 모습에 대해 거창하게 말하기 보다는, 그냥 참 좋았던 10일이었습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캠프 중반에 악화된 로드 스케줄로 인해, 원래 예정돼있던 이동 날에 이동 가능성이 불확실해져 로드 컨디션이 좋을 때를 기다렸다가 캠프 장소를 한 번 옮겨야 했어요. 그래서 덕분에 전혀 다른 두 곳에서 5일씩 지내며 근교 도시들을 여행할 수 있었는데, 그 덕에 아이슬란드의 거의 모든 여행지들을 다녀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 곳에 오래 있었다면 꽤나 지루했을 것 같은데, 참 다행이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