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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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지영
아이슬란드 WF302 · 환경/예술/스터디 2018. 01 - 2018. 02 아이슬란드

Sustainable living in Reykjavik and the WF far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서 합격 메일을 받았을 때는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바빴던 교환학생 생활과 기말 시험으로 비행기표나 방한 용품을 사기에 바빴던 것이다. 현실에 치여서 이번 워크캠프도 또 하나의 '일'을 하는 구나 라고 느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갔다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며 많은 상상을 해보았다. 내가 10일간 묵을 곳과 작은 농장, 무엇보다 동물을 좋아했던 터라 동물들과 어울려 살 생각에 설레이기 시작했다. 시내와도 조금 떨어져 있던 터라 조용하고 차분한 생활을 만끽할 수 있겠거니 했다. '지속가능한 삶'의 주제는 채식이나 환경과 매우 밀접한 주제여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흥미로움이 더해지기도 했다. 일주일 전 무렵, 워크캠프 카페를 통해 우연히 같은 곳을 가는 한국분을 찾게되어 다행으로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오기까지만 해도 이번 워크캠프가 이렇게나 재밌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첫 날에 만나 미니버스를 타고 골든서클 투어를 하는데 서로서로 어색함이 묻어났다. 처음 본 사람들, 그것도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마음의 벽을 허무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 캠프참가자들은 총10명으로, 한국인3명, 일본인 2명, 터키인 1명, 러시아인 1명, 대만인 3명이었다.
그래도 대부분 홀로 참가자들이라 친해지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끼리의 '케미'가 너무나도 잘맞았다. 흥이 넘칠때는 부엌에서 노래를 틀고 춤을 추기도 하고, 밤에는 진실게임도 하며 짖굿은 질문도 하고, 서로의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미친듯이 웃기도 했다.
나는 특히 세상에서 제일 독특한 캐릭터의 휴가를 시작으로 장난이 많은 칸, 너무 귀여운 히나코, 편안한 매력의 이슬, 재밌는 다샤와 급격히 친해졌다. 같이 지낸 10일 중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나는 날부터인가 눈만 마주치면 웃고 장난치고 같이 눕고 뒹굴고 산책을 나갔다.
나에게는 매일매일이 특별한 에피소드였던 거 같다. 눈보라 치는 날 강으로 운동을 나가거나, 주말에 시내를 나가고, 하루 종일 집에서 게임을 하는 모든 일들이 다같이 여서 행복했던 기억이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토론했을 때 각자의 의견이 너무 달랐었던 것이 더욱 흥미로웠다. 환경과 사회, 경제 중 어떤 것을 중점으로 두어야 하는 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생각은 가지각색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나 친해질 수 있었다는 점에 다시금 나의 편견이 무너지는 경험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교환 학생 중 워크 캠프를 간 터라 이미 외국인 친구들도 꽤나 사귀고 있었고 그와 동시에 한국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도 커져 있었다. 친절하고 재밌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그 장벽에 대한 의심이 사라졌다. 마치 오래 된 친구처럼 각자 속깊은 이야기도 거리낌 없이 나누고 자신들의 옛 이야기를 서로에게 해주기를 반복했다.
나는 워크캠프에서 환경에 대한 공부와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 대해 기대와 예상을 하고 갔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길고도 짧은 타지 생활에 그리웠던 진짜 친구를 만들게 된 것이다.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는 나에게 다른 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에게 해주었다. 워크캠프 마지막날이 다가올 수록 아쉬움과 슬픔에 밥먹듯이 집에 가기 싫다고 서로 이야기를 했을 정도이다.
모두들 이번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이 다를 지는 몰라도 각자 집으로 안고 돌아간 기억은 같은 온도였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지금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일을 하고 있지만 다시 만날 날을 빠르게 기약했다. 히나는 조만간 한국을 가고, 다샤는 내가 있는 체코로 나를 만나러 오기로 했다. 또 다른 친구들도 만날 날을 정하며 계속 연락 중이다. 인종, 문화, 나라, 생각, 가치관 모든 것이 다 다른 사람들끼리 이토록 깊은 연대를 맺었다는 기억이 더욱 이번 워크캠프를 꿈처럼 만들었다. 지금도 너무나도 보고싶고 그리운 친구들을 얻은 워크캠프에 도전하기를 두번이고 세번이고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각자 다른 기대로 워크 캠프를 지원하고 고민 할테지만 시작을 한다면 분명히 돌아오것이 있는 경험이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