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아픔 속에서 찾은 나

작성자 정민현
아이슬란드 WF134 · 환경/보수 2018. 07 - 2018. 08 ICELAND

The villages of the Eastern fjord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이슬란드에 오기 직전, 헝가리에 있었다. 찬란하고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그 간의 추억을 상기시키며 상념에 잠겼다. 낮 동안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핫팬츠와 민소매를 입고 다녔다. 하지만 내 얇디얇은 옷으로는 부다페스트의 찬 밤 바람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감기에 걸린 상태로 아이슬란드행 비행기에 올랐고 저가 항공이라 뒤로 젖혀지지도 않는 의자에서 각목처럼 앉아 고열과 복통에 시달려야 했다. 아이슬란드에 가서는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아프지 않고 정말 재밌고 행복가득한 즐거운 일들,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과 기대가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러시아인 아델리나, 이탈리아 다니엘, 줄리아와는 꽤 대화를 나누었다. 유일하게 말이 잘 통했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친구들이었다. 독일에서 온 카린은 어머니 연배였지만 함께 탁구도 치면서 내가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같은 한국인이었던 괴짜 제헌이는 정말 독특한 캐릭터였다. 제헌이가 있어서 그나마 시간들이 보다 즐거웠던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서 사실 현지 활동을 하는 내내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않고 리더들이 매우 미숙해서 아쉬운 시간이 많았다. 보다 짜임새 있고 실속있는 워크캠프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나는 아팠다. 몸과 마음이 아팠다. 여행 200일 만에 드디어 찾아온 권태기 같은 것일까. 행복했던 그동안의 여행을 뒤로하고 새로운 대륙으로 넘어가야 하는 사실을 몸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까. 나는 왜 이들 속에서 섞이지 못하고 겉으로만 도는 것일까. 감기몸살과 환경 변화, 감정 변화 등의 어떠한 복합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여행으로 나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있다.
11일 동안 외롭고 고독하게 스스로를 가두며 지냈다. 많이 아팠기에 기운도 없었고 몸이 약해지니 마음도 약해져서 쉽게 남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조용히 지냈다. 여행은 인생과 같다.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날들만 있을 수 없다. 한 층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어서 나름의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