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시골 뒷산, 잊지 못할 여름날의 풍경

작성자 최민지
프랑스 JR17/213 · 환경/일반 2017. 07 Valence, France

LA BEAUME CORNILLANE NATURAL HERITAG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유럽여행을 계획하던 중 좀 특별하고 기억에 남을만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보던 중 워크캠프를 발견해서 친구와 함께 신청했습니다.
걱정됐던 것 중 하나는 인종차별이었는데, 캠프에 가기 전에 여행했던 파리에서 한차례 인종차별을 겪고 난 뒤 캠프에서도 그런 일을 겪게 될까봐 걱정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캠프에서 친구와 전 유이한 동양인이었고 영어가 유창하지 못해서 더 걱정이 됐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친구들은 동양인인 우리에 대해 알고싶어했고 또 서로 도와주고 배려하면서 잘놀고 잘지냈었습니다. 가끔 소소한 사건들이 있긴 했지만 그때마다 소통하며 풀려고 노력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주된 활동은 동네 뒷산의 깊숙한 곳에 있는 작은 폭포수까지 가는 길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주로 하는 일은 가시 덤불을 자르고 나무를 베고 돌을 옮기는 등 육체적인 일이 전부였고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시리얼이나 빵을 먹고 출발한 뒤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돌아왔습니다. 일은 육체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이것도 하루이틀지나니까 적응이 돼서 할만했던 것 같습니다. 또 점심을 먹은 뒤엔 자유시간이거나 정해진 일정을 따랐는데 이때 친구들과 게임하고 탁구를 치는 등 편하게 놀거나 마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루는 마을 주민분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하고 각 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희는 한국에서 챙겨온 고추장과 한인마트에서 산 떡으로 순한맛 떡볶이를 만들었습니다. 다들 동양음식을 처음 먹어보고 떡의 생소한 식감에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 첫날까지만해도 이렇게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2주동안 지내려고하니 너무 막막해서 캠프에 간 걸 후회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지난 유럽여행에서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건 파리의 에펠탑도, 로마의 콜로세움도아닌 프랑스 어느 작은 시골 마을의 뒷산 꼭대기에서 봤던 마을 풍경이었습니다. 일과 후 자유 시간에 따분함을 견디지 못해 홧김에 올라간 뒷산에서 본 풍경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또 데이터도 잘터지지 않는 시골 마을에서 바닥에 벌러덩 누워 바라봤던 밤하늘은 제가 살면서 처음 본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하늘이었습니다.
지금도 한국에서 바쁜 생활에 힘들 때면 그때의 고요하고 평화로웠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추억하고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마 워크캠프가 아니었으면 평생 해보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을 해서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