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가기 싫었던 워크캠프, 인생 경험으로 초라한 캠핑장에서

작성자 박재학
프랑스 JR12/111 · RENO 2012. 07 - 2012. 08 Murat-Le-Quare

MURAT-LE-QUAI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는 학교의 지원으로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달 뿐인 방학 중에 3주를 투자한다는 것이 마음내키지는 않았고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워크캠프가 끝나고 나서 돌이켜보는 지금, 지난 3주는 정말 주옥 같은 시간이었고, 다시 하라고 해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유익하고 보람찼던 시간이었고, 봉사로 주기보다 제가 많이 배운 기간이었습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워크캠프장에 도착한 첫날 저는 빨리 집에 가고싶었습니다. 시내에서 차를 타고 굽이굽이 언덕을 올라가서 도착한 캠핑장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식기나 요리도구들도 모두 낡았고 잠자리도 시원치않아 3주를 어떻게 버틸까 걱정부터 되었습니다. 게다가 낯선 외국인들과 인사를 하고 같이 지내야한다니 어색함에 몸서리쳐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 그야말로 처음 며칠은 가시방석에서 생활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일도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오래 된 전통오븐의 벽돌을 깨고 시멘트를 다시 바르는 작업이었는데 3시간씩 일해서 망정이지 하루종일 했다면 정말 힘들었을겁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워크캠프 초기에 저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날 무렵. 이 생활이 점점 재미있어 졌습니다. 외국인 친구들도 다 좋은 사람들이었고 일에서 나름 보람을 느꼈습니다. 일터 옆집의 할머니가 심심하셨는지 매일 우리의 일을 구경하면서 간식이나 채소를 챙겨주셨고 몇몇 마을사람들과 안면을 트게 되어 친하게 지냈습니다. 거기다가 워크캠프 위치가 참 좋은 곳에 있었습니다. 캠핑장 바로 앞에 큰 호수가 있어 일이 끝나면 수영을 하거나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잘 수 있었고, 내국인들이 많이 오는 관광도시에 위치해서 오후나 주말에는 이곳저곳 아름다운 산이나 유적지, 고성, 치즈농장 등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밥먹는 시간도 점점 기대가 됬습니다. 각자 파트너를 정해 요리를 했는데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더니 음식들이 날이 갈수록 맛있어졌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정말 한국에서보다 훨씬 잘 먹었을 정도로 맛 좋은 음식을 많이 먹었습니다. 저도 호떡과 불고기, 비빔면 비빔밥을 준비해서 재주껏 요리했고 그들도 정성스럽게 자신들의 음식을 요리해 줬습니다. 여태까지 몰랐던 문화들, 생활양식들도 점차 알게 되고 동양에 대한 오해도 점점 풀어나가며 점점 친해졌습니다.
마을사람들도 정말 친절했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이 배타적이고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제가 간 곳이 한적한 시골마을이라 그런지 그런 것 하나도 없이 모두가 친절하고 따뜻했습니다. 어느 때는 마치 저희 동네에 있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이 마을에서 열리는 첫 워크캠프라 신경을 많이 써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정말 고마워서 저희가 떠날 때에 선물을 준비했는데 오히려 그분들이 떠난다고 더 큰 선물을 주셔서 크게 감동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딱히 큰 것이 아니더라도 저희를 보고 따뜻한 눈길과 미소를 지으며 대해주고 장난도 치며 대해주던 모습이 프랑스인의 정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캠핑장 시설과 화장실, 슈퍼마켓 입니다. 캠핑장이 정말 낡아 의자나 테이블 요리도구 등이 멀쩡한게 잘 없었습니다. 또 사람이 10명이고 다른 캠핑장 이용객들도 있는데 화장실이 고작 1개라서 좀 불편했습니다. 또 슈퍼마켓이 상당히 먼 거리에 있어서 장보기가 불편했던 점도 있습니다.
일체의 기대도 안하고 참여했던 워크캠프. 방학의 대다수를 잡아먹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3주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소중한 경험을 했고 많이 배워 가고 즐거운 휴가를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자리에 워크캠프를 기획해 주셔서 다른 대학생, 젊은이들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