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기차역에서 길을 잃다, 카케가와 워크캠프
Kakegaw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가 시작되기 전날 시즈오카 여행을 하루 동안 한 뒤, 다음날 JR을 타고 카케가와역으로 이동하였다. 하지만 약속시간인 2시를 넘어 2시 20분에 도착하고 보니 카케가와역 북쪽 입구에는 아무도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서둘러 워크캠프 리더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한국휴대폰으로 걸어서인지 잘 걸리지 않았다. 역 앞에 있는 공중전화로 리더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다행히 통화가 이루어졌다. 알고 보니 이미 모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들은 시간 약속에 민감한데…… 첫날부터 아차 싶었다.
워크캠프가 이뤄지는 토키노스노모리(Tokino-Suno-Mori Club (TSMC)는 카케가와 역에서도 조금 떨어진 산 속에 위치하고 있었다. 길이 매우 험해서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조금 불안했다. 도착해서 보니 울창한 숲 속에 우리가 묵을 숙소가 눈에 띄었다. 히노키 나무를 사용해서 지은 깨끗하고 낭만적인 숙소였다.
‘모리노에끼’는 TSMC의 회원이신 시미즈상께서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조립해서 직접 지은 집으로 TSMC의 활동 거점이었다.
워크 캠퍼들의 구성은 남자 3명, 여자 5명이었다. 미국에서 온 그렉(남), 프랑스에서 온 이리스(여),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나까지 외국인은 총 세 명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일본인이었다. (한국인 2명은 캔슬한 상태였다.) 첫 날은 2층 여자 숙소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졌다. TSMC 회원 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 들이 자리를 함께해주셨다. 특히 사진을 많이 찍으셨는데 알고 보니 기자 분들 이었다. 나중에 TSMC의 총 책임자이신 마츠우라상께서 신문기사를 카피해서 주셨다. 시즈오카 신문을 포함해 총 2개의 신문에 이번 워크캠프에 대해 기사가 난 것을 보니 조금 뿌듯했다.
황폐화된 숲을 되살려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숲을 물려주자는 TSMC의 활동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워크캠프는 TSMC에서 처음 열리는 워크캠프로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나무를 잘라서 옮기기, 잡초 제거, 등 산림 재생을 위한 기초적인 활동이었다. 대나무나 잡초를 제거할 때는 일본의 전통적인 노코기리 (톱)을 이용했는데, 회원 분들께서 직접 노코기리를 이용하는 시범을 보여주시고 우리도 따라 해 보았다. 목욕탕의 경우는 직접 장작에 불을 피워 물을 데우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아마노상께서 직접 불을 떼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노코기리의 사용 방법과 장작에 불 피우는 방법 모두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워크캠프가 끝날 즈음엔 다들 능숙해져 있었다. 그날 밤 TSMC 회원 분들이 준비하신 저녁을 먹고 식사, 목욕탕 장작 때기, 땔감 가져오기, 현관 화장실 청소, 등등 로테이션 방식으로 당번을 정했다.
다음 날부터 우리는 하드워크를 강행했다. 워낙 체력이 별로 없는데다가 대나무를 썰고 옮기는 작업을 하루에 총 6시간 동안 하니 몹시 지쳤다. 9시부터 12시까지 작업을 하고 1시까지 밥을 먹은 후 4시까지 일을 하였다. 비가 오는 날이면 미끄러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작업을 일찍 끝내거나 하지 않았다.
우리는 하루에 한번씩 마트로 쇼핑을 나갔다. 마츠우라상께서 식 재료 구입비를 넉넉히 주셔서 정말 많은 재료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일본인 친구들에게는 비빔밥과 불고기 닭갈비 김치볶음밥 등을 만들어 주었다. 레시피를 보고 처음 만들어 본 음식들이었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어서 참 고마웠다. 특히 비빔밥은 TSMC 분들과 주말 워크캠퍼들 (일본인 대학생 5명)에게도 대접해드렸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
안타깝게도 떡볶이는 일본 떡과 우리나라 떡이 달라서 실패했다. 고추장이나 김치의 경우도 굉장히 달아서 별로 였다.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올걸, 후회가 많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완 다른 일본의 식 재료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일이 지루하게 느껴질 즈음 스즈키상과 토미노상께서 우리를 이끌고 산 정상으로 올려가셨다. 전 날 마트에서 쓸어온 과자와 함께 재밌는 피크닉 시간을 보냈다. 산 정상에서 보이는 스루가만과 시즈오카의 풍경 그리고 츄부전력의 철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우연히 토리노 오지상(새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카케가와지역에는 올빼미와 휘마람새 매 등 갖가지 휘귀한 새들이 살고 있었다. 그런 새들을 전문적으로 찍으시는 사진작가분과 함께 직접 새를 관찰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평탄하게 흘러가던 워크캠프에도 분열의 기미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프랑스인 이리스와 미국인 그렉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외국인 중 유일하게 일본어가 가능했던 나는 일본인 워크캠퍼들과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했지만 이리스와 그렉의 경우 일본어를 단 한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있어 한계가 온 것이었다. 영어가 가능한 캠퍼는 리더와 일본인 캠퍼 한 명 그리고 나뿐이었다. 이들은 급기야 4일차 되던 날 캠프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리스는 자유로운 유럽의 워크캠프와는 달리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본의 워크캠프에 지쳤다고 설명했고 그렉 또한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리더는 이 둘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리더와 NICE 스태프들은 이리스와 그렉을 역까지 태워다 주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이 둘은 택시를 불러서 역으로 돌아갔다. 가기 전 날, 이리스는 그 동안 고맙다며 나에게 캬라멜 아몬드를 선물해주었다.
이리스와 그렉이 돌아간 후 주말에는 홈스테이를 했다. 나는 시즈오카 현립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시자 TSMC의 회원이신 아마노상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아마노상의 집으로 향하던 길 카케가와 성에 들러 히나마츠리를 기념한 니노마루다실에서 차를 마시고 오히메사마의 인형을 관람했다. 아마노상의 집은 전통적인 일본 가옥으로 꽤 추웠지만 코타츠와 히바치가 있어서 꽤 아늑했다. 다음날 나는 감사의 의미로 비빔밥을 아마노상 가족 에게 대접 해 드렸다. 그 후 카케가와 성에 들러서 무사들의 갑옷을 구경하고 시세이도 아트하우스와 기업자료관을 관람했다. 짧았던 1박 2일의 홈스테이였지만 아마노상 가족 분들께서는 정말 친절히 대해주셨다.
2주차 접어들 때에는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려서 작업을 나갈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다. 아마노상께서 찾아오셔서 우리나라의 한지와 비슷한 일본의 전통 종이 와시를 만들 나무를 함께 손질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정말 큰 문제가 터졌다. 리더를 비롯한 일본 남자 워크캠퍼 1명이 심한 감기에 걸린 것이었다. 책임자셨던 마츠우라상은 직접 둘을 태우고 시즈오카의 병원으로 향하셨고, 다음날 까지 둘은 방안에서 격리된 채 일을 할 수 없었다. 이리스와 그렉이 돌아가고 둘이 병상에 누워있으니, 결국 여자 넷만 덩그라니 남았다. 넷이서 일을 하니 좀 힘들었다. 결국 나는 오전 일만 하고 오후엔 누워서 쉬었다. 그 다 다음날 다행히 둘의 건강은 회복되었다.
2주차에는 비+감기+피로의 삼박자로 인해 거의 일을 안하고 모리노에끼 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전파가 잡히지 않는 지역이라서 일본인 친구들과 음악을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 들었던 음악과 느릿하게 흘러가던 시간들 그리고 함께해준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 많이 그리워진다.
우리는 이번 워크캠프를 기념하기 위해서 작은 선물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인쇄해서 판넬을 만들어 TSMC식구들에게 선물하기로 말이다. 카케가와 역 사진 인화소에서 직접 사진들을 고르고 자르고 붙여서 마지막 날 즈음 완성한 일명 ‘카케가와 팀 판넬’! 우리는 워크캠프 마지막 날, 이 판넬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에는 마지막 파티가 있었다. 야끼니꾸와 각종 야채 등을 토키노스노모리의 숯을 사용해서 구웠다. 많은 분 들이 참석하시진 못했지만 따뜻한 배려에 감사했던 시간들이었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하며 감자를 구워먹었다. 밤하늘에 쏟아지던 별들을 바라보며 어쩌면 내 인생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워크캠프의 기억을 하나하나 곱씹어보았다. 정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고 돌아가는구나. 캠프파이어에서 돌아와서도 새벽까지 우리의 대화는 계속됐다. 오렌지 주스를 탄 달달한 카시스 혹은 카케가와표 포천 막걸리와 함께.
낮 12시 45분 비행기였기에 나는 마지막 날 다른 캠퍼들 보다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사기린이 펑펑 울며 고맙다고 연신 나를 안아주었다. 마지막 가는 길엔 씩씩하게 가고 싶었는데 사기린과 그렇게 한참을 울며 눈이 빨개진 채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너무나도 듬직했던 리더 우치, 밴드 훈남 료카, 미운정 고운정 들은 사기린, 늘 나를 신경 써주었던 야스, 얼굴을 귀여운데 알고 보면 무술소녀 시노, 비록 중간에 돌아갔지만 상냥했던 이리스와 그렉… 그리고 모든 TSMC 회원 분들…… 정말 고맙고 감사 드립니다.
카케가와 팀 최고였습니다 ^-^!!
워크캠프가 이뤄지는 토키노스노모리(Tokino-Suno-Mori Club (TSMC)는 카케가와 역에서도 조금 떨어진 산 속에 위치하고 있었다. 길이 매우 험해서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조금 불안했다. 도착해서 보니 울창한 숲 속에 우리가 묵을 숙소가 눈에 띄었다. 히노키 나무를 사용해서 지은 깨끗하고 낭만적인 숙소였다.
‘모리노에끼’는 TSMC의 회원이신 시미즈상께서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를 조립해서 직접 지은 집으로 TSMC의 활동 거점이었다.
워크 캠퍼들의 구성은 남자 3명, 여자 5명이었다. 미국에서 온 그렉(남), 프랑스에서 온 이리스(여),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나까지 외국인은 총 세 명이었고 나머지는 전부 일본인이었다. (한국인 2명은 캔슬한 상태였다.) 첫 날은 2층 여자 숙소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이루어졌다. TSMC 회원 분들을 포함해서 많은 분 들이 자리를 함께해주셨다. 특히 사진을 많이 찍으셨는데 알고 보니 기자 분들 이었다. 나중에 TSMC의 총 책임자이신 마츠우라상께서 신문기사를 카피해서 주셨다. 시즈오카 신문을 포함해 총 2개의 신문에 이번 워크캠프에 대해 기사가 난 것을 보니 조금 뿌듯했다.
황폐화된 숲을 되살려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숲을 물려주자는 TSMC의 활동은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워크캠프는 TSMC에서 처음 열리는 워크캠프로 그 의미가 더욱 깊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대나무를 잘라서 옮기기, 잡초 제거, 등 산림 재생을 위한 기초적인 활동이었다. 대나무나 잡초를 제거할 때는 일본의 전통적인 노코기리 (톱)을 이용했는데, 회원 분들께서 직접 노코기리를 이용하는 시범을 보여주시고 우리도 따라 해 보았다. 목욕탕의 경우는 직접 장작에 불을 피워 물을 데우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아마노상께서 직접 불을 떼는 시범을 보여주셨다. 노코기리의 사용 방법과 장작에 불 피우는 방법 모두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워크캠프가 끝날 즈음엔 다들 능숙해져 있었다. 그날 밤 TSMC 회원 분들이 준비하신 저녁을 먹고 식사, 목욕탕 장작 때기, 땔감 가져오기, 현관 화장실 청소, 등등 로테이션 방식으로 당번을 정했다.
다음 날부터 우리는 하드워크를 강행했다. 워낙 체력이 별로 없는데다가 대나무를 썰고 옮기는 작업을 하루에 총 6시간 동안 하니 몹시 지쳤다. 9시부터 12시까지 작업을 하고 1시까지 밥을 먹은 후 4시까지 일을 하였다. 비가 오는 날이면 미끄러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작업을 일찍 끝내거나 하지 않았다.
우리는 하루에 한번씩 마트로 쇼핑을 나갔다. 마츠우라상께서 식 재료 구입비를 넉넉히 주셔서 정말 많은 재료를 구입할 수 있었다. 일본인 친구들에게는 비빔밥과 불고기 닭갈비 김치볶음밥 등을 만들어 주었다. 레시피를 보고 처음 만들어 본 음식들이었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어주어서 참 고마웠다. 특히 비빔밥은 TSMC 분들과 주말 워크캠퍼들 (일본인 대학생 5명)에게도 대접해드렸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
안타깝게도 떡볶이는 일본 떡과 우리나라 떡이 달라서 실패했다. 고추장이나 김치의 경우도 굉장히 달아서 별로 였다.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올걸, 후회가 많이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우리완 다른 일본의 식 재료에 대해서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일이 지루하게 느껴질 즈음 스즈키상과 토미노상께서 우리를 이끌고 산 정상으로 올려가셨다. 전 날 마트에서 쓸어온 과자와 함께 재밌는 피크닉 시간을 보냈다. 산 정상에서 보이는 스루가만과 시즈오카의 풍경 그리고 츄부전력의 철탑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우리는 우연히 토리노 오지상(새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카케가와지역에는 올빼미와 휘마람새 매 등 갖가지 휘귀한 새들이 살고 있었다. 그런 새들을 전문적으로 찍으시는 사진작가분과 함께 직접 새를 관찰해보기도 했다.
이렇게 평탄하게 흘러가던 워크캠프에도 분열의 기미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프랑스인 이리스와 미국인 그렉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외국인 중 유일하게 일본어가 가능했던 나는 일본인 워크캠퍼들과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했지만 이리스와 그렉의 경우 일본어를 단 한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있어 한계가 온 것이었다. 영어가 가능한 캠퍼는 리더와 일본인 캠퍼 한 명 그리고 나뿐이었다. 이들은 급기야 4일차 되던 날 캠프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리스는 자유로운 유럽의 워크캠프와는 달리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본의 워크캠프에 지쳤다고 설명했고 그렉 또한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리더는 이 둘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리더와 NICE 스태프들은 이리스와 그렉을 역까지 태워다 주는 것을 거부했고 결국 이 둘은 택시를 불러서 역으로 돌아갔다. 가기 전 날, 이리스는 그 동안 고맙다며 나에게 캬라멜 아몬드를 선물해주었다.
이리스와 그렉이 돌아간 후 주말에는 홈스테이를 했다. 나는 시즈오카 현립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시자 TSMC의 회원이신 아마노상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아마노상의 집으로 향하던 길 카케가와 성에 들러 히나마츠리를 기념한 니노마루다실에서 차를 마시고 오히메사마의 인형을 관람했다. 아마노상의 집은 전통적인 일본 가옥으로 꽤 추웠지만 코타츠와 히바치가 있어서 꽤 아늑했다. 다음날 나는 감사의 의미로 비빔밥을 아마노상 가족 에게 대접 해 드렸다. 그 후 카케가와 성에 들러서 무사들의 갑옷을 구경하고 시세이도 아트하우스와 기업자료관을 관람했다. 짧았던 1박 2일의 홈스테이였지만 아마노상 가족 분들께서는 정말 친절히 대해주셨다.
2주차 접어들 때에는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려서 작업을 나갈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다. 아마노상께서 찾아오셔서 우리나라의 한지와 비슷한 일본의 전통 종이 와시를 만들 나무를 함께 손질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정말 큰 문제가 터졌다. 리더를 비롯한 일본 남자 워크캠퍼 1명이 심한 감기에 걸린 것이었다. 책임자셨던 마츠우라상은 직접 둘을 태우고 시즈오카의 병원으로 향하셨고, 다음날 까지 둘은 방안에서 격리된 채 일을 할 수 없었다. 이리스와 그렉이 돌아가고 둘이 병상에 누워있으니, 결국 여자 넷만 덩그라니 남았다. 넷이서 일을 하니 좀 힘들었다. 결국 나는 오전 일만 하고 오후엔 누워서 쉬었다. 그 다 다음날 다행히 둘의 건강은 회복되었다.
2주차에는 비+감기+피로의 삼박자로 인해 거의 일을 안하고 모리노에끼 안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전파가 잡히지 않는 지역이라서 일본인 친구들과 음악을 들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때 들었던 음악과 느릿하게 흘러가던 시간들 그리고 함께해준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참 많이 그리워진다.
우리는 이번 워크캠프를 기념하기 위해서 작은 선물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인쇄해서 판넬을 만들어 TSMC식구들에게 선물하기로 말이다. 카케가와 역 사진 인화소에서 직접 사진들을 고르고 자르고 붙여서 마지막 날 즈음 완성한 일명 ‘카케가와 팀 판넬’! 우리는 워크캠프 마지막 날, 이 판넬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토요일에는 마지막 파티가 있었다. 야끼니꾸와 각종 야채 등을 토키노스노모리의 숯을 사용해서 구웠다. 많은 분 들이 참석하시진 못했지만 따뜻한 배려에 감사했던 시간들이었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를 하며 감자를 구워먹었다. 밤하늘에 쏟아지던 별들을 바라보며 어쩌면 내 인생에서 마지막일지도 모를 워크캠프의 기억을 하나하나 곱씹어보았다. 정말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고 돌아가는구나. 캠프파이어에서 돌아와서도 새벽까지 우리의 대화는 계속됐다. 오렌지 주스를 탄 달달한 카시스 혹은 카케가와표 포천 막걸리와 함께.
낮 12시 45분 비행기였기에 나는 마지막 날 다른 캠퍼들 보다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사기린이 펑펑 울며 고맙다고 연신 나를 안아주었다. 마지막 가는 길엔 씩씩하게 가고 싶었는데 사기린과 그렇게 한참을 울며 눈이 빨개진 채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너무나도 듬직했던 리더 우치, 밴드 훈남 료카, 미운정 고운정 들은 사기린, 늘 나를 신경 써주었던 야스, 얼굴을 귀여운데 알고 보면 무술소녀 시노, 비록 중간에 돌아갔지만 상냥했던 이리스와 그렉… 그리고 모든 TSMC 회원 분들…… 정말 고맙고 감사 드립니다.
카케가와 팀 최고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