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잊고 있던 꿈, 워크캠프에서 피어나다

작성자 전다희
이탈리아 Leg21 · ENVI 2012. 07 Roasio

Val Sesser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0년 이맘때쯤 이었을까,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강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같은 과 선배 언니가 여름방학 동안에 참가한 워크캠프에서 너무나도 값진 경험과 좋은 추억 만들고 왔다면서 나에게 워크캠프를 적극적으로 추천을 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당시에는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았었다. 이름도 처음 들어 생소했고,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캠프도 있구나, 하고 그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어서 신기하다. 라는 정도로만 생각되었고 이에 대해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 뒤인 2012년 봄이었을까 머릿속에서 잊혀진 줄만 알았던 워크캠프가 불현듯이 떠올랐고 나는 대학교 홈페이지를 접속해 올해의 하계 워크캠프를 모집한다는 공지글을 볼 수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막연하지만 왜인지 모를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그렇게 나의 워크캠프는 시작 되었다. 내가 원하는 나라를 선택하고, 참가 동기를 작성하고, 참가 지원서를 내고, 워크캠프 출발 전 워크숍에 참가하고……이 모든 것이 너무나 설렜다. 한 발짝씩 누군지 모를 나의 캠프의 구성원들, 나의 친구가 될 여러 나라의 친구들이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캠프 시작 날이 왔다. 정말 무더운 날씨였고, 미팅 포인트로 가는 길이 초행길에다가 내가 타는 기차마다 모두 연착되는 바람에 미팅타임에 늦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정말 운이 좋게도! 늦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다행히도 조금도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제 시간에 도착했다. 2주 동안 함께 할 캠프리더를 만나서 워크캠프 장소로 이동했다. 내가 지내게 될 곳은 어느 작은 초등학교. 첫 인상은 깔끔하고 좋았다. 하지만 흠이라면 샤워시설이 조금 떨어진 체육관에서, 그리고 취사시설이 구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5분정도 이동해서 식사를 해야만 했다.
처음으로 모두 모여서 식사를 했던 날이 또렷이 기억이 난다. 서로 어색하기만 하고 다들 먼저 말 한마디 시작하기 어려운 아직은 서먹서먹한 관계. 그렇지만 그 중 남들보다 빠르게 친해진 친구가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두 명의 친구들! 그 이유는 놀랍게도 그 친구들이 k-pop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놀라웠다. 워크캠프가 시작하기 전에, 다른 외국친구들이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에 대해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걱정이 조금 앞섰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인종차별 이라던지, 혹은 상반되는 점이 많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에서의 괴리감이라는 점 때문에 내가 적응을 잘 못하지는 않을까 우려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착각과 걱정이었다. 이탈리아친구들을 비롯해 다른 모든 친구들이 문화와 국적을 넘어서 서로를 진정한 친구로써 대하는 것이 마음으로 느껴졌다. 이렇게 나의 걱정거리였던 ‘워크캠프 내에서의 적응’은 무사히 해결되었고, 이로 인해 마음이 한결 편해져 좀 더 워크캠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봉사시간의 대부분을 마을에 있는 낡은 울타리 등의 페인트를 벗겨내고 새롭게 칠하는 작업으로 활동을 했다. 이 봉사활동이 비교적 체력적으로 요구 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즐기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았지만, 한 편으로는 단조롭고 이 활동이 과연 환경보호를 배우기 위해 ‘환경’이라는 주제를 직접 선택하고 신청하여 참가한 우리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 봉사시간 외의 다른 활동들, 자전거타기, 등산, 박물관 방문 등은 만족스러웠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지만, 봉사활동을 목적으로 참가한 이 캠프에서 봉사활동 내용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된 점이 아쉽게 느껴졌고, 이것은 앞으로의 캠프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워크캠프가 끝나갈 무렵, 우리들은 큰 종이에다가 지난2주간의 워크캠프를 한 단어로 요약해 써보는 활동을 했다. 나는 주저 없이 ‘unforgettable memory’ 를 썼다. 잊을 수 없는 추억. 나의 이탈리아의 2주간의 워크캠프! 맛있었던 현지 음식, 친절했던 마을 주민들, 함께 더운 햇빛 아래서 웃음을 잃지 않고 봉사했던 시간들, 한적한 도로 위에 누워서 별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사소한 추억 까지도 지금 생각해보면 저절로 미소가 나오고 잊지 않을, 잊혀지지 않을 나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곳에서 맺어진 나의 소중한 친구들과 오래도록 인연을 유지해가고 싶다. 그리고 또 다른 인연과 간직하고 싶은 나의 기억을 만들기 위해서 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또 다시! 워크캠프를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