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낯선 곳에서 시작된 특별한 우정

작성자 박정관
독일 VJF 2.9 · ENVI/CONS 2012. 07 - 2012. 08 Liepnitzinse

Liepnitzseeinsel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7월 11일부터 7월 22일까지의 유럽 여행을 마치고, 여행의 종착지이자 워크캠프의 출발지인 독일 베를린의 Bernau 역에 도착했다. 미팅 타임은 13시였으나, 혹시 있을지 모를 예상치 못할 상황에 대비하여 3시간이나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점심을 케밥으로 때우고 Bernau 역 근처를 돌아다녔는데, 나름 깨끗하고 조용한, 그리고 한적한 분위기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Bernau 역에서 미팅 타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역 앞에 하나 둘 씩 큰 배낭과 침낭을 짊어진 청년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딱 봐도 같은 워크캠프 참가자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땐 처음이라서 쑥스럽게 먼저 말을 걸지 못했으나, 배낭과 침낭을 짊어진 친구들이 여럿 모이게 되자 그제서야
하나 둘 씩 영어로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멕시코의 Immanuel, 스페인의 Helena, Inigo, 그리스의 Eva, 대만의 Fred를 처음 만난 곳이 바로 그 곳이었다. (나중에 Helena에게 들었는데, 이 친구도 처음 나랑 Fred를 보았을 때, 같은 워크캠프 친구라는 것을 알았으나 쑥스러워서 말을 못 꺼냈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나랑 Fred가 서로 모른 체 하면서 지나가는 사진도 보여주었다!!^^)

시간이 지나고 저 멀리 오렌지색 차가 오는 것이 보였다. 독일 현지인 스태프인 Constantin과 Pepe였다.
우리는 오렌지색 차를 타고 마트를 잠깐 들러 우리 워크캠프 개최지로 향했다. Liepnitzinsel 섬의 호수를 처음 본 순간 나는 그 그림 같은 풍경에 의해 마취되었다.. Ferry를 타고 섬에 도착하여 우리의 캠핑 장소에 도착했다. 야외에서 먹고 잔다는 게 처음에 조금 걸렸으나, 아니나 다를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곳이었다!! 텐트, 침대도 너무 편안하고 화장실도 매우 깨끗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 후발대로 체코의 Marry와 Romana, 그리고 이탈리아 친구인 Anna가 도착했다. 유럽 여행 가이드북을 보면서 이탈리아어, 체코언어로 인사했더니 놀라면서 참 좋아했고, 그렇게 해서 이들과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오후에 프로그램 소개를 받고, Ice Breaking과 같은 간단한 게임을 한 후 새벽 1시까지 서로 떠들면서 우리 워크캠프의 첫날을 그렇게 보내게 되었다.

둘째 날에는 Helena와 같이 Kitchen Team을 이루어 하루 종일 아침, 점심, 저녁 준비와 설겆이, 화장실 청소와 샤워실 청소를 하면서 보냈다. Helena와 참으로 깊고 많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일을 하였고,
일하러 나간 팀들이 돌아오면서 같이 저녁을 먹고 18시에 Regular Meeting 타임을 가졌다. 이 시간은 매일 다음날 할 일과 간단한 게임을 하는 시간이다. 그 후 나는 친구들에게 마피아 게임을 소개했는데, 어찌나 재미있어 하던지..^^ 말만 우리말에서 영어로 바뀌었지 게임 하는 분위기나 진행 방식은 우리나라친구들이나 외국인 친구들이나 참 똑같았다.

셋째 날. 이날은 유일하게 Construction Work를 하는 날이었다. 쓰고 부서진 폐 벽돌들을 트럭에 옮겨서 벽돌 폐기 장소에 버리는 작업이었는데, 약간 더운 날씨에 조금 힘든 감이 있었으나, 봉사활동 하러 왔으면 이정도 빡신 일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많이 뿌듯한 날이었다. (나는 Construction Work 같은 강도 있는 일이 좋았는데, 이날만 Construction Work의 유일한 날이었고 다른 날에는 모두 풀, 잡초, 외래종 나무를 제거하는 단순한 일이라 조금 지루한 면이 있었다.) 일과가 끝나고 멤버들과 수영을 하러 갔었는데, 멤버들을 따라 Liepnitzinsel 호수를 헤엄쳐 건너려다가 호수 중간에 숨이 차올라 겨우 겨우 되돌아 올 수 있었던 아찔한 헤프닝이 있던 날이었다.^^;;

넷째 날, 다섯째 날은 미국에서 들어온 외래종 나무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주말에 멤버들과 기차를 타고 베를린 여행을 떠났다. 숙박은 우리 스태프인 Constantin의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베를린 장벽, TV타워, National Art Gallery등등을 여행했고 근처 레스토랑에서 멤버들과 같이 맛있는 소시지 요리를 먹었다. 저녁에는 각자 와인 한 병 씩 사서 마시고 저녁 ~ 새벽까지 베를린 장벽 앞에 있는 대형 클럽에 가서 밤새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에는 페레가몬 박물관을 여행하고 난 뒤 다시 기차를 타고 캠프에 도착했다. 이날 나와 Romana는 저녁 5시에 자서 다음날 아침 8시에 일어났다^^

드디어 2주째. 월요일에는 곡괭이로 호수 근처 잔디를 정리하는 작업으로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캠프 근처 가게에서 각자 맥주와 와인을 사서 마시고 놀았다. 이날 Marry와 Romana의 체코 문화 소개가 있는 날이어서 체코산 와인과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체코에서 가져온 초콜릿과 쿠키를 먹었는데. 우와 맛이 기가 막히었다!!^^ 이탈리아의 Anna가 사온 초콜릿도 너무 맛있었고, 이탈리아의 빙고 게임도 정말 즐거웠다.

화요일에는 베를린과 우리 캠프 장소 사이에 있는 큰 동물원에 가서 하루를 보냈다. 이날은 작업은 없었고, 모든 멤버와 스태프인 Constantin, Silke, Pepe, Christian 모두 동물원으로 놀러갔다. 수달과 치타, 들소 등등 현지의 모든 동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도 보면서 느긋한 하루를 보냈다. 돌아와서 나와 Fred의 한국, 대만의 문화 소개가 있었다. 나는 정말 요리를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올리브 짜파게티를 준비했고, Fred도 대만의 Noodle을 준비했다. 그러고 나서 페이퍼 3장으로 각자 자기네 나라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반응이 참 좋았다. 프리젠테이션 하면서 멤버들을 재미있게도 해주고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에 대한 나름 진지한 대화도 오고갔다. Eva의 그리스 식 스파게티 맛도 정말 끝내주었다^^

2주째 수요일, 목요일에는 귀중한 나무 (나무 이름이 체리나무였던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나무 옆의 잡초와 풀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였다. 하다 보니 나름 재미있던 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저녁에는 스페인의 Helena와 Inigo, 그리고 멕시코의 Immanuel의 나라와 문화 소개가 있었고 캠프 근처 가게에 가서 맥주와 와인을 마시고 런던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목요일 마지막 밤을 보냈다.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하는 금요일이 드디어 오게 되었다. 시간은 결국 다가왔는데 나는 아직 정든 우리 멤버들, 스탭들과 헤어질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었다. 12시까지 캠프 장소 정리를 마치고 호수를 건너 Pepe와 Christian이 태워주는 오렌지색 차를 타고 Bernau역에 다시 오게 되었다. 베를린 중앙역에서 Inigo, Marry와 아쉽고도 섭섭한 작별을 하고, 나머지 멤버들과 베를린 Alexanderplatz 역에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탈 비행기는 8월 4일이라 8월 3일이었던 당시에는 아직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었고, 다른 멤버들도 독일에서의 일정이 남아있고 비행기 날짜도 아직 오지 않아 8월 3일 Alexanderplatz 역에서의 하루가 멤버들과의 진짜 마지막 하루였다. 슬프고도 아쉽지만 멤버들과의 그날의 베를린 일정도 끝이 났고, Immanuel, Romana, Anna와 헤어지고 난 후, 다음날 8월 4일에는 같은 호스텔에 묵었던 Eva, Helena, 그리고 Fred와도 너무 슬픈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베를린 Schonefeld 공항으로 향했다.

멤버들과 같이 땀흘리며 작업을 했던 순간들. 같이 웃고 떠들며 보냈던 저녁, 밤 시간들. 같이 맥주와 와인을 마시면서 춤도 추고 게임도 했던 순간들. 그리고 주말에 베를린에서 같이 여행하고 클럽도 가면서 시간을 보냈던 시간들. 서로 자신들의 나라와 문화, 언어를 소개해주며 공유했던 나날들. 이 모든 순간들이 아직도 지금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상태로 내 휴대폰과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사진들을 Facebook을 통해 멤버들과 공유하면서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