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Stadtkyll, 잊을 수 없는 독일에서의 가을

작성자 전혜연
독일 IJGD 2330 · ENVI/CONS 2012. 09 Stadtkyll, Germany

DISCOVER THE VOLCANOES IN THE EIFEL REGI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워크캠프를 알고 난 후 꼭 한번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임용고시 공부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느새 워크캠프는 내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난 후 갑자기 워크캠프 생각이 났고,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단 생각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나라와 분야를 찾아서 무작정 지원해버렸다. 고민을 짧게 하고 실천으로 옮겼더니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1지망으로 지원했던 프로그램이 되었고, 워캠과 더불어 그렇게 하고 싶었던 유럽여행까지 하게 되었다.
내가 하게 된 프로그램은 conservation/environment 분야였다. 그리고 쾰른에서 1시간30분정도 떨어진 Stadtkyll 지역이었다. 한국에서 Stadtkyll지역에 대해 검색을 해봐도 정보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난 걱정은 조금도 하지 않았다. 워크캠프를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다.
9월9일, 워캠을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같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한국인 언니와 쾰른에서 만나서 함께 갔다. 융커라스 역에 내리니 캠프리더 니콜라스가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열차에 우리 말고도 3명의 참가자가 더 있었다. 우리는 함께 차를 타고 우리가 3주동안 머물 Stadtkyll(슈타트킬)마을로 갔다. 슈타트킬의 첫 느낌은 아주 작고 조용한, 깨끗한 마을이었다. 우리의 숙소는 현지에서도 캠핑장으로 사용되는 곳이었다. 산 중턱에 위치해있는데 공기도 좋고, 숙소로 쓰는 cabin도 너무 깨끗했다. 그날 저녁에 모든 멤버가 다 모이고 난 후 우리는 소개를 했다. 독일인인 두명의 캠프리더 니콜라스와 루카스, 독일출신 제닌, 조지아 출신인 니노와 레반, 벨라루스 출신인 세르게이, 미국출신인 사만다, 체코출신인 클라라, 스페인 출신인 이작 그리고 한국에서 온 혜진언니까지 총 11명이었다. 처음에는 약간 서먹서먹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착한 다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지형에 있는 호수를 정비하는 일을 해야 했다.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고 가위와 톱을 들고 하는 일이었다. 솔직히 신청할 때는 힘든 일을 해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는데, 막상 힘든 일을 해보니 너무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그리고 일하기 전의 호수의 모습과 일하고 정리가 된 호수를 보았을 때 그 뿌듯함은 잊을 수가 없다.
힘들게 일한 후 돌아와 먹는 점심은 정말 맛있었다. 그날의 쿠킹크루들이 일을 안가고 남아서 점심을 담당하였는데, 맛도 있었고 힘든 일을 하고 난 후에 먹어서 그런지 더욱더 맛있었다. 그리고 각 나라의 대표적인 음식도 먹을 수 있었고, 채식주의자인 친구의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나도 볶음밥을 해주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다.
우리는 일을 하고 난 나머지 시간을 모두 함께 보냈다. 같이 게임도 하고 각 나라에 대해서도 얘기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친구들은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비자 없이도 유럽과 미국을 갈 수 있단 사실에 크게 놀랬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자랑스러웠다.
매주 토요일은 근교로 놀러갔는데, 쾰른, 트리얼 그리고 룩셈부르크까지 갔다 왔다. 혼자 여행으로 가는 것보다 워캠 멤버들과 함께 하니 더 즐거웠다.
총 3주간의 워크캠프 동안 첫째주는 정신 없이 지나갔고, 둘째주는 천천히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주가 되니 곧 헤어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우리는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여행을 다니며 마지막 주를 마무리 했다. 떠나는 날 아침에 함께 밥을 먹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이렇게 11명이 다시 함께 만날 수 있는 날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정말 마지막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절대 안 울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헤어질 때 눈물이 났다. 3주 동안 함께 지내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모두들 아쉬워서 헤어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워크캠프를 하기 전부터 기대를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실망이 클 수도 있어서 약간 걱정은 됐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갈수록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상이었다. 내가 20대가 되어서 가장 잘한 일이 워크캠프를 갔던 것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봉사하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그것보다도 내가 평소에 경험할 수 없는 일들과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워크캠프를 하면서 모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점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워크캠프를 통해 24살의 가을을 너무 행복하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