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터키, 낯선 곳에서 찾은 우정

작성자 이진희
터키 GSM15 · RENO 2012. 08 - 2012. 09 Didim Turkey

Didi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국제 워크 캠프를 접하게 된 시기는 2012년 2월 말 즈음 이었다. 대학교 휴학을 한 뒤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야 한다는 의지가 불타는 시기였다. 대학생이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던 중 국제 워크 캠프 기구를 알게 되었고, 여러 나라에서 여러 방면으로 캠프를 체험 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어 신청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예술, 환경, 사회 활동 등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서 신청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처음 몇 개의 캠프에 신청을 했고, 터키에서 진행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를 만드는 곳에 합격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 친구와 함께 갈 수 있게 되어 약간의 두려움을 덜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캠프지는 터키에서 에게해와 지중해가 만나는 부분에 위치한 작은 해안도시로 인터넷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곳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찾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까 걱정을 하던 중 인포싯이 도착했다. 거기에는 교통편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또 리더에게서 메일이 오는 등 찾아가는 것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무사히 도착했다.
우리 팀이 지낼 캠프지는 낙후 된 호텔이었다. 시설이 매우 안 좋아서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밖에서 자는 것 보다는 낫다고 판단하고, 캠프에 온 이유를 다시 되새기며 즐거운 마음을 갖자고 자기최면을 걸었다.
하루의 일과는 이러 했다. 오전 8시 즈음 기상해서 식사를 하고 9시 까지 버스를 타고 놀이터로 가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디딤은 해가 매우 뜨겁고 건조한 곳 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일을 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사십 분 정도 마다 쉬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12시 즈음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나 3시에 다시 숙소로 돌아가 다른 활동을 했다.
우리가 일을 하게 된 곳은 국내의 초등학교 운동장 만한 크기의 땅이었다. 초기에는 그 곳에 잡초를 뽑고 큰 돌을 밖으로 옮기고 땅을 편편하게 일구는 일을 했다. 한 일주일 뒤에는 두 팀으로 나누어 땅을 일구는 일과 벽돌을 나르고, 바닥에 벽돌을 깔았다. 햇볕이 뜨거워 일하는데 매우 힘들었다. 그나마 같이 일하던 터키 인부들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는 제대로 진도를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매일 일만 했던 것은 아니다. 주로 평일에는 놀이터 일이 끝난 후 함께 의논을 해서 해변에 갈지 시내에 놀러 갈지 정했다. 해수욕장이 발달한 곳 이기 때문에 해변에 가서 해수욕을 하거나 시내를 구경했다. 저녁 식사는 늘 숙소에 돌아와 했고, 조금의 자유시간을 갖다가 펍으로 맥주를 마시러 가거나 방에 모여 함께 어울렸다. 어느 날은 지역 축제가 열리는데 디딤 시내에서 동상으로 분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그들을 만지지 못하게 보호해주는 일을 했었다. 이 때 동양인들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분장한 아티스트들 보다 팀 내에 아시아인들을 더 신기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기도 했다. 또, 리나 파크라는 작은 놀이공원에 가기도 했고, 물담배를 하러 가기도 했고, 기분에 따라 밤새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실 일하는 몇 시간을 제외하면 친구들과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첫 번째 주말에는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폴로 신전이 있어서 함께 걸어가서 관광을 다녀왔다. 그 다음주에는 돈을 모아 버스를 대절해 책에서만 보던 고대 그리스의 야외 극장과 유명한 아테네 신전, 에페스 신전에 갔다. 터키지만 그리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그리스 유적지가 많았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여겨졌고, 이 것들을 경험했다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꼈다.
늘 선글라스와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소지하고 다녀야 했던, 건조하고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땀 흘리며 힘들게 일한 결과 우리는 놀거리가 부족한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선물했고, 지역신문 기자가 취재를 나와서 우리의 이야기를 좋게 다루어 주기도 했다. 또한 함께 고생한 인부들도 우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해주었다. 작은 도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감사했다. 그리고 가장 값진 것은 좋은 친구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어느 집단이나 잘 어울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 한 사람이 있기 마련! 그러나 취지가 워크 캠프이고 모든 행동을 팀으로 하다 보니 함께 부딪치고 땀 흘리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어서 시간을 거듭 할 수록 우리는 서로에 대해 점차 더 잘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캠프에 참여한 사람들이 단체 활동의 보람을 가장 크게 느끼지 않나 싶다. 반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함께 했던 친구들과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리워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