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

작성자 김보라
아이슬란드 SEEDS 112 · ENVI/EDU 2012. 11 Iceland Reykjavik

Environmentally aware: in Reykjaví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사실 워크캠프를 신청할 때 주제보다는 날짜를 위주로 찾았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선택한 환경/교육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깊은 조예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워크캠프를 신청했다. 단순 노동을 생각하고 갔지만 실상은 단순 노동이 전부는 아니었다. 물론 몸으로 하는 봉사를 하기도 했지만 주로 환경에 대한 소주제에 대해 환경 메신저들이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하고, 모두 모여 토론하고, 발표하고, 직접 몸으로 활동해보는 스케줄이 대부분이었다.
그 소주제들 중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쓰레기, 물, 지속 가능한 자원 등등 외에도 도시 전체를 그린맵으로 나타내고 관광객들에게 그 지도를 어떻게 어필할 것인가 와 같은 조금은 현실적인 내용들도 다루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면서 아무런 대가 없이 그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그 큰 일을 해내고 있는 분들에 대한 존경이 또한 어렸다. 이렇게까지 하는 분들도 계씬데 내가 불이라도 꺼야지, 물이라도 아껴야지 하는 보다 절실한 생각이 들었다.
또 워크캠프 도중에 ‘솔리마르’라는 곳에 가서 일을 도와 준 적이 있었는데 이 곳은 나에게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한 여성분이 세운 일종의 마을이었는데, 정신적 장애를 겪고 계시는 분들과 봉사자가 함께 모여 사는 공간이다. 그 곳에서는 장애인도 일할 수 있고, 교육을 받을 수도 한다. 전혀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듯 했다. 많은 것들이 상업적으로 돌아가는 세상과 동 떨어진, 비 영리적이고, 평화로운 그런 공간이었다.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다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봉사자가 많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너무 온화하고 친절했다.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내가 궁극적으로 워크캠프를 신청한 이유는 바로 다른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었던 이유가 크다. 다른 문화라고 하면 외국 친구들을 말한다. 교환학생으로 생활하고 있는 지금도 나는 외국 친구들의 문화를 경험하고, 그들이 내 안에 베어있는 한국이라는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 재미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친구들과 몸 부대끼며 일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신청한 것이 워크캠프였다. 물론 몸을 부대끼면서 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작은 숙소에서 2주를 내리 함께 식사하고, 잠들고, 대화하고 하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다. 단 2주 만에 함께 워크캠프를 했던 친구들과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헤어지는 길에는 눈물이 나는 지경이었다.
내가 워크캠프를 참여했던 장소는 바로 아이슬란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다지 친숙한 나라는 아니고 또 대부분은 아일랜드와 헷갈려 하는 나라다. 그만큼 지구 북쪽 외진 곳에 위치한 아이슬란드의 최대 매력은 바로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것. 상상도 못했던 일이 눈 앞에서 찬란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는 순간 그 때까지 춥고 힘들었던 마음들도 한 순간에 싹 다 날아가버린다. 물론 여름 시즌에는 못 보겠지만 나는 11월에 갔기 때문에 2주 동안 2-3번의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었다. 함께 참여했던 봉사자들과 오로라 탐험을 해보자며 카메라를 들이대던 기억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또 워크캠프라고 해서 2주 내내 죽어라 일만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 중 이틀은 DAY OFF라고 해서 관광을 다닐 수도 있는데, 워크캠프에서 가면 보다 싸게 갈 수도 있고, 차로 이동도 시켜주기 때문에 아주 안락한 관광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원한다면 따로 다녀도 무관하다. 나는 첫 날은 같이 다니고, 다른 날은 따로 다녔는데 두 여행 모두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2주 밖에 보지 못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두 번 다 같이 다닐걸 하는 생각도 이제와서야 든다.
사실 처음에 숙소하며, 강의, 날씨까지, 모두 낯설고 적응하기 힘들었을 때 대체 내가 왜 돈을 내고 고생을 사서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이 워크캠프는 나에게 더 없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고, 아직도 아이슬란드를 떠올리면 여타 여행지와는 다른 아련함이나 뿌듯함이 서린다. 이 워크캠프를 통해서 내가 얼마나 환경에 대한 고취가 되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나와 다른 종류의 문화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소통했다는 것 자체에 나는 큰 의미를 둔다.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고, 친구 나라에 놀러 갔다가 도움을 받는 것-핀란드에 놀러 갔는데 핀란드에서 온 친구가 모든 가이드를 해 주었다-을 보면 결코 작은 부분이 아니다.
이래 저래 나는 워크캠프를 통해 조금 더 성장했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혹시 갈까말까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게 어떤 주제이고, 어느 나라이던지 간에 기회가 된다면 무조건 신청할 것을 추천한다. 물론 주제에 대해 더 많이 고찰하고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행여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꼭 다녀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