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잊지 못할 스무 살의 자화상

작성자 권예슬
아이슬란드 WF177 · ENVI/MANU 2012. 11 - 2012. 12 Sólheimar, Hveragerði

Hveragerði - Health and Environment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교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나서 대학교 다니면서 아쉬움이 너무 남았다. 학교를 다닌 것 외에는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과 함께 망설임 없이 휴학계를 냈다. 솔직히 졸업 후 나의 진로를 정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상태였지만, 대학생일 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가장 먼저 워크캠프를 일찌감치 지원했다. 지원하고 나서도 후회하지 않았고, 워크캠프 끝나고 나서도 나의 이 결정에 후회하지 않았다. 워크캠프와 한 달 여의 여행을 하고 한국을 돌아와 한숨을 돌리고 나서 날 기다리는 수천 장의 사진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니 아이슬란드에서 있었던 2주간은 고생도 많이 했고 아쉬움이 많이 남긴 하지만 내 인생에 잊지 못할, 다시는 오지 못할 최고의 순간이었다.

아이슬란드에 가기 전에 사람들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명한 유럽 국가로 가지, 굳이 왜 아이슬란드로 가냐’고 많이 물어봤다. 솔직히 그런 나라에 가도 상관은 없다. 오히려 아이슬란드보다 가기가 훨씬 편하다. 하지만, 이왕 갈 거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쯤은 가고 싶었던 곳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에 난 주저 없이 아이슬란드를 선택했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첫 날, 날씨가 춥긴 했지만 공해가 없는 깨끗한 공기, 그리고 천연 그대로의 자연으로 가득한 모습이 날 사로잡았다.

캠프 첫 날, 미팅포인트에서 나와 함께할 워크캠프 멤버들을 만났다. 국적은 한국, 일본, 핀란드, 독일, 영국, 프랑스, 벨기에, 미국. 이렇게 7개국에서 온 8명이 Sólheimar, Hveragerði 두 개의 마을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봉사활동을 하였다. 나와 일본인을 제외하고 모두 서양인이라 캠프하는 동안 음식은 모두 서양음식이었고, 동양과 서양과의 문화차이를 많이 느껴서 처음에는 팀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워크캠프를 시작하고 나서 낮에는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일 끝나고 숙소에 돌아와서 함께 대화와 게임을 하면서 어색함을 풀기 시작했다. 조금씩 친해지고 나서는 서로의 문화와 음식을 교류하면서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날씨가 좋은 때에는 온천과 수영장에 가서 놀기도 하고, 주말에는 밴을 빌려 아이슬란드 명소를 여행했다. 차 안에서 이동할 때나 칼바람이 매서운 밖에서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고 장난도 치고 놀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여행하는 동안 날씨가 너무 추워서 움직이기 싫은 적도 많았고, 여행하는 도중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곳이 많아 눈이 내리면 차가 눈에 빠지기도 하고, 계획했던 것처럼 여행을 하지 못하기도 하였지만 그런 것들 조차 모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팀원들과 함께했던 2주는 너무나도 짧았다. 정말 친해져서 허물이 없어지려고 할 무렵 그렇게 이별할 시간이 다가왔다.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지만 우리는 이별을 해야 했다. 캠프가 끝난 날, 서양 애들처럼 영어가 술술 나오지 못해 그들하고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토론하는 것에 익숙한 서양인들과 달리 일본인 친구와 난 토론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해 나의 의견을 표현할 줄 몰라 좀 더 다가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한국과 달리 남들처럼 똑 같은 길, 보여주는 인생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위해 살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 살아가는 서양 친구들의 모습에 남들 시선을 엄청 신경 쓰고 남들이 바라는 삶을 살았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2주 동안의 아이슬란드 생활을 통해 덕분에 나 자신을 한 걸음 떨어져 볼 수 있었고, 앞으로 전진하던 삶을 잠시 멈춰서 바라보니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고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팀원 8명의 국적, 언어, 문화가 다른 만큼 각자 성격도 다르고 개성도 강했지만 너무 재미있고 행복한 2주를 보냈다. 다신 8명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 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함께 했던 2주간의 생활은 모두의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 다른 문화를 가진 멋진 외국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