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막노동에서 찾은 우정

작성자 박선빈
아이슬란드 WF197 · ENVI 2011. 09 Eskifjordur

Fjarðabyggð - close to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어학연수 6개월보다 값진 3주>

처음에는 미국 어학연수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어학연수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어학연수를 떠나는데 일말의 아쉬움과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검색하다 <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주관하는 국제자원봉사활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해외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나와 딱 맞는 프로그램이고 생각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장기 봉사활동에 신청하고 싶었지만 이미 신청기간이 지나있었습니다. 정보를 늦게 찾은 탓에 선택할 국가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유럽 국가로는 터키, 프랑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정도였습니다. 터키에 신청하려했으나 이 기회가 아니면 아이슬란드에 가지 않을 것 같아 망설임 없이 아이슬란드를 택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난생 처음 막노동 체험>

'막노동'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말이죠. 하지만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에 참여한 후, 막노동은 제게 더 이상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말이 아닙니다. 힘든 일을 하며 제게 더 깊은 추억을 남겨주었고 힘들었던 만큼 외국인 친구들과 서로 격려해주며 더 없이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니까요. 제가 쓴 일기장을 오랜만에 꺼내 보니 이런 말이 적혀있었습니다. "아 너무 피곤하다. 이렇게 몸을 쓰는 일을 오래한 적이 없어서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다. 막노동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하루 살아갈까?" 한국에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를 아이슬란드에서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수영장 앞 축구장에 있는 흙을 모아 버리는 일, 무거운 잔디를 도로에 까는 일, 산에 올라가 양을 쫓는 일, 울타리를 설치하는 일 등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하루에도 날씨변화가 심합니다. 비가 왔다가 해가 쨍쨍뜨기도 하고 해가 쨍쨍 뜨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집니다. 그래서 아이슬란드 주민들은 비에 익숙합니다. 아이들도 비가 와도 그냥 맞고 다니고 밖에서 일하는 어른들도 비가 오는데고 불구하고 계속 일을 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비가오는데도 잡초를 뽑고, 잔디를 깔고, 양을 쫓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습니다. 지금 이 시간이 아니면 언제 이런 일을, 아이슬란드에서, 외국인친구들과 해볼까? 하는 생각에 재미있게 일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지역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고된 하루를 마치고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 환경에 둘러싸여 노천을 즐기던 순간은 정말 달콤했습니다. 3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하고 노천을 즐겼습니다. (가끔 헬스장도 무료로 이용했습니다.) 비를 맞으며 노천을 즐기고, 안개 속에서 야외 미끄럼틀을 타며 놀았던 순간들은 지금 생각해도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네요.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은 대부분 유럽친구들이었습니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숙소를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한 팀들과 같이 썼기 때문에 러시아, 이스라엘, 독일 친구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 친구들은 일본과 우리나라 학생 5명 뿐이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유럽여행 후 현지 현지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

워크캠프 참여 후 저는 바로 유럽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워크캠프에서 만난 친구들 국가에 들렀습니다. 폴란드와 슬로베니아 같은 경우는 원래 여행 계획에 없었지만 친구들이 있기에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친구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여행을 하는 것보다 현지 친구들과 여행을 하니 그 나라의 명소나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친구 차를 타고 한 국가 안에서도 많은 지역을 여행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또 직접 친구네 집에 거주하며 다양한 가족 문화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유럽으로 워크캠프를 갈 계획이라면 꼭 봉사활동 후 여행할 것을 추천합니다. 워크캠프 때 만난 친구들의 고향으로 가면 더 좋겠죠. 유럽을 두달 동안 여행했지만 워크캠프 3주가 더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30살 이전에 꼭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더 적극적으로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하지 못한 점이 아쉽네요. 위에 적은 것처럼 많은 팀들이 숙소를 함께 썼기 때문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유럽 친구들이 많아 살짝 기가 죽은 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 구사력이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유럽 친구들은 정말 원어민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본으로 4개국어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물어보니 우리는 학교에서 읽고 쓰는 영어 공부를 할 때, 유럽 친구들은 영어 회화 학원이나 다른 외국어 학원에 다니며 말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입시환경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환경이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다면 워크캠프에 꼭 도전해보세요! 아 그리고 외국 친구들이 한국음식을 정말 좋아합니다. 소불고기 소스 특히 좋아합니다! 꼭 챙겨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