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에서 만난 특별한 나, 케랄라 워크캠프

작성자 정성은
인도 FSL-SPL-188 · SOCI/CULT 2013. 01 인도 케랄라 칸누르

Keral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4학년, 취준생, 88만원 세대. 듣기만 해도 가슴 속이 답답해지는 그런 단어들이 몇 개월 후면 나를 설명하는 단어가 될 예정이였다. 대학 3년을 쉼없이 달려왔고 이제 그 고지가 보였지만 그 끝은 내가 생각하던 유토피아의 형상을 띌 것 같아 보이질 않았다. 쉬고 싶었고 이제 더 스퍼트를 올려 달려야할 4학년이 되기 전에 마지막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내고 싶었고 인도여행을 택했다.

인도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이 캠프를 발견했다. 한국에서도 요가를 배웠지만 요가의 시작이라는 인도에 가서 직접 배워보고 싶었다. 봉사활동도 하면서 무언가 유의미한 것을 배워보겠다는 내 취지에 알맞은 워크캠프라고 생각했기에 참가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내가 참가한 이 워크캠프는 코드명 그대로 SPL. 즉 special한 워크캠프였다. 봉사라 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재주든 힘이든 베푸는 것인데 이 워크캠프는 달랐다. 내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많은 워크캠프였다. 실제로 하루에 봉사활동을 하는 시간은 2시간 안팎이였고 요가마스터에게 요가를 배우고 Ayurveda College에서 수업을 들었다. 이 세가지 활동과 인도문화를 체험하는 활동이 매일매일 스케쥴에 따라 순서가 바뀌였다.
봉사활동 2식나 중 한시간은 특수학교에서 우리가 준비해간 놀이나 간단한 교습활동을 했고 나머지 한시간은 특수학교에 있는 놀이터 시설물에 페인트칠하는 활동을 했다.
우리에게 요가를 가르쳐준 요가마스터는 정말로 요가를 사랑하는 것 같았고 우리에게 Ayurveda를 가르쳐준 분은 그 college에서 직접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셨다.

우리 워크캠프는 초반의 일주일을 함께한 캠프리더 비노와 진짜 캠프리더 라훌을 제외하고 3개국의 7명이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었다. 러시아사람 3명, 홍콩사람 1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인 3명이었다. 한국인 3명 모두 인도에 오기 전, 혹은 인도여행이 끝난 후 홍콩을 경우할 예정이였으므로 서로의 나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워크캠프 인원이 적고 다양하지 못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었다. 먼저, 서로의 나라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었다. 가끔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각자의 나라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각 나라에 한두사람이 아닌 3명의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3명의 다양한 시각과 입장으로 각자의 나라를 소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좋았다. 하지만 각 나라별로 무리가 나뉠 만큼의 충분한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캠프 내에서 공용어인 영어가 주로 사용되지 않고 각자의 언어로 말 할 때가 있어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었다.
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매일 밤 Daily meeting이 있어 하루의 소감과 개선시킬 방안등을 논의했다. 매일매일 하다보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참가자로서 내가 제안한 것들을 캠프리더가 신경쓰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니 좋은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숙소는 FSL에서 마련한 숙소로 버스스탠드와 걸어서 5분 거리의 강가에 위치해 있었다. 대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보이는 강물을 보았던 것도 인상에 남는다. 숙소는 총 2층으로 부엌과 데일리 미팅을 할 수 있는 거실, 이층짜리 베드가 2~3개씩 있는 도미터리룸 몇 개로 구성되어 있었고 캠프가 시작할 때 시트와 베게를 하나씩 받아서 사용할 수 있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나는 한국에서 나를 스스로 육식주의자라고 지칭할 정도로 육식을 즐겨했다. 하지만 이번 워크캠프는 채식식단을 준수하는 워크캠프였다. 그리고 우리의 워크캠프이 멤버 7명 중 2명이 채식주의자였다. 나는 한국음식으로 불고기를 하기 위해 소스를 준비해갔는데(소고기를 먹지 않는 힌두교도들이 많은 인도이기에 나름 돼지불고기 소스를 준비했다) 2명이나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그 친구들과 같이 먹는 방법을 고민했다. 한국인 세 명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채식주의자용 불고기와 비채식주의자용 불고기를 따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몇 일 전부터 우리 한국음식 만들거니까 닭고기 좀 준비해달라고 캠프리더에게 요청했는데 캠프리더가 매번 까먹고 평소에 먹던 저녁을 사오곤 했다. 마지막엔 같이 장을 보러 갔는데 워낙 작은 동네라 그런지 닭고기가 구비되어 있지 않았다. 미리 가게에 말해 놓았으면 구할 수 있었는데, 리더가 또 깜빡 잊어버리고 말하지 못한 것이었다.
어차피 지나가버린 일이고 원망해봐야 변하는 일이 없는 상황이였다. 예전같았으면 말해봤자 서로 기분만 상하니까 그냥 넘겼을 텐데 데일리미팅에서 나는 몇 일 전부터 너한테 말을 했었는데 오늘 일은 너가 귀담아 듣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어차피 이번 워크캠프도 끝나지만 앞으로 너가 너가 좀 더 캠퍼의 말을 귀담아 듣는 리더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했다. 물론 예전엔 잘 하지 않던 일이라 싫은 소리를 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했지만 내 말을 진심으로 충고로 받아들여준 캠프리더한테 고마웠다.

워크캠프는 나에게 여태까지 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에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워크캠프 후 느끼는 감정과 변화에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선 느끼지 못하는 내 영어회화 능력의 한계를 직접 답답한 상황에 처하게 함으로써 부족함을 느끼고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원초적으로 내가 왜 영어를 잘 해야 하는가에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여행의 종류가 있다. 유명한 관광지를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