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핫야이의 밤, 잊지 못할 생일 선물

작성자 김수영
태국 STC5602-2 · CONS/KIDS 2013. 02 - 2013. 03 Kokpayom, La-Ngu, Satun

La Ngu Satun provinc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태국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나서 잠시 통번역 회사에 다니던 중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의미 깊은 색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것을 할까 고민하던 중, 평소 한국에 있을 때 해보고 싶었던 워크캠프를 태국에 있을 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방콕에 위치해있던 한국의 한 대기업에서 삼천만원이라는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고, 또한 학교 개강 이후까지 봉사기간이 설정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활동이라 신청하게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처음에는 위에서 언급한 이러한 이유로 신청을 하게 되었지만, 미팅 장소인 핫야이가 폭탄, 테러 위험지역으로 한국인의 여행조차 금지된 지역이라고 들었을 때에는 걱정 또한 많이 들었다. 실제로 미팅 전날 도착했을 당시, 사무실에서 머무를 수 있다는 정보를 듣지 못한 상태에서 하룻밤 혼자 묵었을 때에는 정말 무서움을 금치 못했다. 길가다가도 앞에 훅 지나가는 쥐들은 물론 강간과 납치가 성행하고 있다는 그 지역에서 여자혼자 어두컴컴한 게스트하우스 내에서 보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낸 후 아침에 현지 코디네이터를 만났을 때에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태국어가 전공이었던 터라 하룻밤 무서웠던 기억부터 시작해서 수다를 떨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 듯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봉사자원들과 만난 후 약 3시간정도를 달려 도착한 ‘꼭파욤’이라는 마을. 무슬림 지역이라 여러 가지 지켜야 할 수많은 예절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 또한 그들의 문화이고 생활이라고 생각한 이후, 그리고 나도 그 생활에 적응한 이후에는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마을이 그리 크지도 않을 뿐더러 생활 태국어가 가능한 나에게는 지금 생각해도 제 2의 고향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모든 마을 사람들과 친해져 워크캠프의 리더까지도 모든 마을의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고 여기서 살아야 될 것 같다며 장난을 치던 때에는, 정말 이곳에서 살아도 충분히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아침에는 정글에 가서 학교를 짓고 오후에 돌아와서는 음식을 하고 마을 사람들과 매일 잔치를 하며 여러 집안일 등 마을의 일손을 도왔다. 그리고 매일 저녁 8시가 되면 마을 사람들과 모든 봉사자들이 모여 그 날 있었던 일들을 브리핑하고 내일 할 일들을 정하고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소통과 의논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다른 봉사자들인 유럽인, 중국인, 일본인들은 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직접 통역을 수행하며 그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도왔던 기억 또한 난다.
그리고 이틀간의 휴일동안에는 마을 사람들과 모든 봉사자들이 함께 한 섬에 갔다. 그 섬은 말레이시아가 맞닿아있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천연의 섬, ‘꼬불란’이었다. 해안가에서도 투명한 바다 밑에 있는 산호초가 그대로 물 밖에까지 비쳤다. 그 곳에서 현지에 있던 학교 학생들과도 친해져 그들과 여러 가지 놀이를 하며 친분을 쌓아 나중에 그들이 옆에 있는 다른 섬으로 현장체험학습에 갈 때도 배웅하는 등 생각보다 정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이 많이 들어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에도 가장 많이 생각이 나고 그리운 것은 ‘꼭파욤’ 마을과 그 곳에서 지금도 모두가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있을 마을 사람들이다.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었던 내가 끙끙 앓았던 어느 날에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옆에서 열이 내릴 때까지 간호해주고 마을에서 한 시간이나 걸리는 병원까지도 직접 데려다주었다. 또한 고양이가 없는 집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마지막에 헤어질 때에는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도 상당히 친해져있었던 터라 정말 슬펐던 기억이 난다. 나 또한 그들에게 정이 많이 들어 그들을 위한 조그마한 선물들을 마련하고 있었을 때, 그들 또한 각자 나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의 유물부터 시작해서 아이들이 직접 손수 만든 팔찌와 손 편지들.. 지금 생각해도 마을의 지리가 눈에 아른거리고 그들의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그렇게 매일 봉사를 하던 중 내게 특별하게 자리 잡은 기억이 있다. 바로 나를 위한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였다. 봉사활동 기간 내에 내 생일이 있었던 터라 방콕에서 이곳으로 올 때에도 방콕 현지 태국친구들이 의미 깊은 그 날에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곤 했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이곳에 왔을 때에도 처음에는 방콕의 친구들이 너무 그리웠다. 게다가 혼자 이곳에서 생일을 보내야한다는 말 못할 약간의 외로움과 울적함 또한 지니고 있었다. 그렇게 여느 날과 다름없이 하루를 보내고 저녁이 되어 하루를 마감하는 회의를 진행한 후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마을의 모든 사람들과 봉사자들이 나를 위한 깜짝 파티를 준비했다. 정말 나를 위해 이 모든 것을 준비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약 오십 명 정도의 사람들이 나를 위해 두 시간을 달려 케잌을 사서 내 이름까지 손수 케잌에 장식을 하였다. 생일 노래와 함께 모두가 전하는 나를 위한 덕담에 감동이 벅차 눈물까지 차올랐던 기억이 난다. 후에 한 봉사자가 선물을 주었는데 바로 그 생일 파티를 영상으로 만들어 나를 위한 영화를 제작한 것이었다. 결국 이날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