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삶의 전환점을 찾아서

작성자 곽상문
멕시코 NAT40 · ENVI/CONS 2012. 05 멕시코 San cristobal de las casas

Jaguar de Madera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대 2/3를 지나 보내고 20대 후반의 시작을 미국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맞이했다. 첫 학기가 끝나고 미주 종단여행을 하면서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0개가 넘는 도시를 지나 가면서 모든 것이 새로웠고 즐거웠다. 하지만 여행이 끝날 무렵 내가 왜 이 먼 미국 땅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나는 왜 여행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스스로 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 학기를 더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무엇인가 인생에서 전환점이 될 만한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삶에 대한 목적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나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만나보고 싶었다.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살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멕시코에서의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캠프는 쓰레기를 모아 집을 만드는 활동이었다. 처음에는 쓰레기를 모아 집을 만든다는 일이 나에겐 굉장히 새로웠다. 그리고 너무도 힘들었다. 어떤 일도 기계에 도움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육체노동의 극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삽으로 흙을 파고 진흙을 만들어서 건설현장으로 옮기는 일을 하면서 내가 군대에 다시 온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일이 힘들수록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더욱 더 친해 질 수 있었다. 그리고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는 사이가 되었을 때는 하루 일과가 눈깜짝할 사이 지나가곤 했다.
캠프가 끝날 갈 무렵 난 행복에 기준이라는 것이 어렵고도 쉬울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봉사활동 중 만나 콴 아저씨는 잡다한 쓰레기를 모아 집을 만드신다. 나머지 부족한 것이 있으면 자연에서 구한다. 이 일이 결코 부를 콴 아저씨에게 가져다 주지 못할 뿐 더라 항상 고된 일과의 연속이다. 하지만 콴 아저씨와 그의 가족은 언제나 즐거워 보였다. 그 웃음이 가식이 아니었음을 말이 통하지 않았음에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일일지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스스로 실천해 나가며 그것을 통해 일의 즐거움을 찾는 콴 아저씨를 보면서 나는 너무 큰 것을 바라며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은 것 일지라도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언제나 큰 것을 바라며 꿈꾸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 모여 내가 꿈꾸는 큰 바다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한국으로 돌아와서 나는 너무도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의 20대 초반과 중반을 너무나도 허무하게 그저 흘려 보낸 것이 아닌가라는 그리고 나는 항상 패배의식에 젖어 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나 자신을 충족시키지 못한 채로 나에 대한 회의와 증오, 연민을 동시에 갖고 살았던 지난날이 너무나도 창피하고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도전과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으며, 그 경험이 실패라 할지라도 그것이 나의 이야기며 나의 자산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 그저 불평만 했으며, 나 자신을 스스로 패배자라 명명했다. 지금 흘러가는 이 시간 일분 일초가 나에겐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임을 뒤늦게 나는 느끼고 있다.
누군가 나에게 "너는 일년간 최선을 다 했습니까?" 라고 물어본다면 난 또 부끄러워 질것이다. 왜냐면 난 지금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봉사활동을 통해 지난 일년간 무수히 많은 마음의 성과를 얻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캠프를 통해 난 지난날의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앞으로 나아갈 나의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