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페인, 컬쳐쇼크마저 특별했던 여름

작성자 박민주
스페인 CAT 13 · ENVI 2013. 08 balaguer

Balaguer'13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5개의 워크캠프 참가 경험이 있는 나는 이제 왠만한 일에는 문화충격을 받지 않는다. 나를 이렇게 오픈 마인드인 사람으로 만들어준 큰 공헌을 한 캠프가 바로 이 스페인 캠프다. 몇몇 별난 사람들 덕분에 별의별 에피소드가 많았기에 많이 놀래기는 했지만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끼리는 그 얘기를 하면서 더욱 더 친해질 수 있었던 계기였다. 내가 받은 많은 컬쳐쇼크들을 포함한 나의 캠프 생활에 대해 지금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 캠프는 24명의 캠퍼들과 10명이 넘는 캠프리더들이 있었는데 그 캠프리더들 중에 한 명은 55살의 유부남이었고 다른 한 명은 20살의 스페인 여자였다. 그 둘은 사랑에 빠졌고 나는 그들의 애정행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놓고 하는 것에서도 큰 충격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곳은 한국이 아니라 스페인이기 때문에 내가 이해해야할 부분이었다. 한국이라면 원조교제라 하여 사랑과 전쟁에 나올 법한 이야기였지만 사랑에 관대하고 남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중요했던 그 문화권에서는 나의 놀람을 100% 드러낼 수 없었다. 하지만 나의 컬쳐쇼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그 55살 아저씨의 두 아들 중 한 명이 우리 캠프에 있었던 것이다. 그 55살 남자는 이혼남도 아니었고 아내와 두 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의 불륜을 보고 있어야 했던 것.. 게다가 그 아들의 나이는 20살로 자신의 아버지와 사랑에 빠진 내연녀의 나이와 같았던 것이다. 나는 엄청난 충격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었고 캠프친구들에게 털어놓았다. 나는 내가 보수적인 아시아에서 와서 문화충격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를 들은 내 친구들 또한 큰 충격을 받아 이것은 '문화충격이 아니라 휴먼쇼크라면서 우리의 공감대는 최대치에 달했다.' 그 충격에 대해 이야기하며 새벽 네 시까지 과자를 먹으면서 한 그 시간이 얼마나 재미났었는지 모른다.
나의 두 번째 컬쳐쇼크는 또 다른 스페인 캠프리더였다. 일을 안 하던 하루, 우리는 호숫가에 가서 수영도 하고 태닝도 하고 있었다. 나는 태닝을 하다가 추워져서 눈을 떴고 그 여자 캠프리더는 비키니 상의를 벗고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러더니 좀 있다가 뒤집는 게 아닌가. 사실 작년에 참가한 워크캠프에서도 비키니 상의를 벗고 카약을 하던 아주머니를 봤었기에 그렇게 충격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더 재미나게 놀 거리를 찾을 것이라면서 숲속에 갔다던 남자애들은 나뭇가지와 실을 가지고 큰 활을 만들어 왔고 비키니 상의를 벗고 책을 읽던 그 여자 리더는 활을 쏴보겠다면서 원시인 마냥 활을 당기고 쐈다. 그 다음 그녀는 그 활을 줍겠다면서 뛰기까지 하였다. 그걸 보던 나는 충격의 도가니에 빠져버렸고 이 호숫가를 간 날 밤에도 친구들과 네 시까지 이 얘기에 대한 뒷담화가 오갔다.
이번 캠프에서는 몇몇 이상했던 캠프리더들을 제외하면 다른 친구들과는 너무 잘 지냈다. 일주일이 지나가고 우리는 더이상 겉도는 이야기가 아닌 마음 속의 진심어린 이야기, 인생얘기, 사랑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퀘벡 친구가 우울해보이길래 왜 그러냐 그러길래 조용히 우리의 비밀 장소로 가서 이야기를 꺼냈다. 만 나이로 21살, 한국 나이로 22살인 그 친구는 한 번도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적도 없고 한 번도 성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어서 자신은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르겠고 평균 첫 경험 나이가 18세 정도인 서양 문화권에서 그녀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꺼내기 힘들어서 자신은 더 힘들다는 것이었다. 한 두시간 정도 얘기하다가 우리는 결국 눈물까지 흘렸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성 문화을 포함해서 모든 것에 오픈 마인드이고 동시에 문란한 사생활이 있을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나의 생각은 또 한 번 바뀌었다. 세상 사는 세상 참 똑같다는 생각밖에.. !
우리는 주말을 이용해서 휴가를 맘껏 양껏 즐기러 여행을 떠났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참 좋아하는 나는 우크렐레를 치며 코코넛 송도 부르고 놀았다. 정신 없이 놀았다가 밤에는 지쳐서 밖으로 나갔는데 나는 정말 우주에 와 있는듯한 환상이 들었다. 이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은 밤하늘의 별이었다. 도시에서만 자라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상상할 수 없었는데 그 곳에서 나는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 하늘 아래에서 최고의 낭만을 경험하였다. 결국에는 침낭도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새벽 세 시까지 인생 얘기를 하다가 잠에 들었다. 물론 그 낭만의 밤은 새벽 다섯 시에 엄청난 추위로 인해 그리 낭만적이지 않은 결말을 맞이했지만 말이다.
난 워크캠프마다 새로운 많은 것들을 배우곤 했다. 작년의 첫 번째 워크캠프 이후에는 스페인 문화에 빠져 스페인어에 스페인 음악과 문화를 집중 탐구했는가 하면 직업도 성격도 개성도 취향도 독특한 친구들을 통해 레게통 음악, 살사 댄스, 요가 등을 배웠다. 그 중에서 이번 캠프에서 배운 가장 큰 것은 수영이었다. 수영을 할 줄 몰랐던 나를 유럽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하였고 나를 열성을 다해 가르쳐준 친구들 덕분에 개헤엄은 칠 수 있게 되었다. 물에 대한 두려움 자체가 없어졌다는 그 하나만으로 크나큰 걸 배웠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워크캠프에 갈 때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적극성과 배우려는 태도이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배우는 것도 좋고 다른 문화나 언어를 배워보는 것도 좋다. 이 캠프에서는 채식주의자 친구들이 2명이 있었는데 나는 사랍들이 왜 채식주의자가 되는지가 궁금하였고 나는 그들이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게 만든 책을 요즘 읽고 있다. 내가 채식주의자가 되려고 읽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채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혹시 아는가 내가 이 책을 읽고 채식주의자가 될지.. !
이와 같이 견문도 많이 넓히고 산 경험을 통해 내 인생에 도움이 될 많은 것을 배울 기회를 준 워크캠프에 항상 감사를 표하고 싶다. 단연 최고의 다이나믹을 자랑하였던 나의 스페인 워크캠프는 내 가슴 속에 영원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