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버몬트, 낯선 곳에서 찾은 긍정의 힘

작성자 홍성아
미국 VFP07-12 · ENVI/CONS 2012. 07 미국 VERMONT

GREENING UP THE PARK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3학년 2학기를 마친 뒤 휴학을 하고 6개월간 인턴 생활을 했었다. 그 때에는 꽤 지치기도 했었고 매일 다짐만 했었지 봉사활동을 한 적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던 때였다. 지인과 이러한 얘기를 하던 중 지인을 통해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고 프로그램이 국내외에 여러 개가 열린다고 들었지만 그때만 해도 외국으로까지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몇 주 뒤 워크캠프 신청기간이라는 문자가 왔고 약간의 고민 끝에 한 번 가보자! 하는 생각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막연하게 떠나고 싶기도 했고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내 자신이 더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었다.

워크캠프가 진행 되는 Vermont의 Burlington까지는 다행히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한국 분을 New jersey에서 만나서 함께 함께 갈 수 있었다. 약 16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우여곡절 끝에 캠프 리더와 다른 친구들을 처음 만났을 때에는 반갑기도 했지만 역시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너무 낯설기도 했고 그렇다고 내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친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꽤 컸다.

숙소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침낭이 준비물에 포함되어 있어서 텐트 생활까지 각오했었는데 숙소는 꽤 넓은 주택이었다. 심지어 무선 인터넷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화장실이 있고 매일 뜨거운 물로 씻을 수 있고 아침에는 커피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바닥에서 자는 것쯤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내 룸메이트는 러시아인이었는데 지금까지 누군가와 방을 나눠 쓴 적도 없었을 뿐더러 심지어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그 친구와 같이 방을 쓰게 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일은 보통 여덟시 반부터 시작해서 4~5시간동안 했다. 우리는 Park & Recreation부서의 일을 도왔는데 주로 국립공원에 일했고 하는 일은 자전거 길에 자라있는 식물의 가지치기, 울타리 페인트칠, 표지판 재정비, 침입종(invasive species) 제거, 다리 만들기 등이었다. 그 외에도 Senior picnic에서 일손을 돕거나 채소를 수확 하는 등의 일도 했었다. 일이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일을 하고 있을 때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해주기도 하고 숙소로 음식을 가져다주기도 했기 때문에 힘이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과물이 눈에 바로바로 보여서인지 끝내고 나면 뿌듯했다.

일을 마친 후에 가장 많이 했던 일은 숙소 근처에 있는 North beach에 가는 것이었다. 수영을 전혀 못하는데도 물속에서 걸어 다니거나, 그냥 모래위에 누워있거나, 카약을 타는 등 재미있게 보냈고 비가 오는 날에는 영화를 보거나 팀 티셔츠를 만들기도 했다. 주말에는 다른 팀들과 만나는 기회도 있었고 팀원들과 보스턴에 다녀오기도 했다. 일 외에도 많은 부분을 주최 측에서 신경써주신 덕분에 즐겁고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
식사는 가끔 다른 곳에 초대되어서 저녁을 먹기도 했지만 보통은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었다. 여러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한 가지 후회되고 아쉬운 점은 영어를 잘 못해서 친구들과 더 많이 대화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하는 것 보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단 영어가 잘 안 되다 보니 대화를 할 때마다 조금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특히 가끔 토론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결국 모두 좋은 친구들이 되었고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일 하느라 힘들었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었다. 자신감도 얻었고 친구들도 생기고 일상에 대해 새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좋아서 괜히 갔나 싶을 정도다. 워크캠프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그 경험이 나를 이끄는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다른 문화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겨서 그와 관련된 수업을 듣고 있기도 하고 앞으로의 나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