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슬로바키아, 낯선 도구와 함께한 성장
SARIS & OBISOVC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2주간 참가했던 워크캠프는 슬로바키아의 아주 작은 마을인 Obsovice에서 시작되었다. 내가 우리 워크캠프 일행의 마지막 도착인원이었다. 처음으로 같은 워크캠프 참가자들을 마주쳤을 때 들었던 생각들 ‘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어색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등 많은 생각들이 지나쳐 갔다. 숙소는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았다. 첫날 우리는 어색함 속에서 서로 간단한 소개를 하고 친해지기 위한 약간의 게임을 하고 잠이 들었다. 월요일 봉사활동이 처음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날 아침 우리의 로컬 파트너였던 Martin을 만났다. 그는 매우 성실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에게 약간은 생소한 도구들을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도끼, 톱, 나무를 자르는 칼, 곡괭이, 뿌리를 잘라내는 가위 등 우리에게 주어질 일의 주제를 이해하게 해주는 도구들이었다. 첫날 우리가 일한 것은 도로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부분의 나무와 풀을 다 제거하고 길을 만드는 일이었다. 생각보다 힘들었다. 우리가 뽑아야 하는 풀들의 줄기에는 미세한 가시들이 붙어있었고, 피부에 스치기만 해도 너무 아픈 고통을 주었다. 그러나 우리는 하루 만에 많은 양의 풀을 다 제거하고 길을 만들고 울타리를 세웠다. 끝내고 나니 일을 하기 전과 너무 확연한 차이가 나고 내가 정말 봉사활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 날부터 우리는 산 정상에 있는 고 성터로 올라가 나무를 자르고 옮기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힘든 일이었다. 우리의 로컬 파트너였던 Martin은 전기톱으로 나무를 계속 잘라내고 참가자들이 그 나무를 옮겨 한쪽으로 옮겨야 하는 작업이었다. 일은 정말 힘들었다. 나중에 농담으로 이번 워크캠프 기간에 Martin의 전기톱이 가장 싫다는 농담까지 주고받았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일만 한 것은 아니었다. 오후에 마을 강가에 나가 수영을 하고 프리즈비라는 놀이를 하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등 충분한 휴식과 참가자들끼리 친해질 수 있는 활동 역시 포함이 되어 있었다. 우리 워크캠프는 한 마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총 3개의 마을에서 각각 따로 일을 하였는데 첫번째 마을이 Obsovice에서이 봉사활동이 끝나고 pohdradik 이라는 마을로 가게 되었다. 이 마을 역시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이 마을에서 한일 역시 고성 터의 나무와 관련되 일이 었는데 좀 더 고난이도의 일이었다. 잘려진 나무들을 태우는 게 우리의 일이었다. 삼십몇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모닥불 가까이에서 일하려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과의 교류나 우리를 위해 준비해 준 파티 등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도 많이 친해졌는데 이러한 활동들은 우리가 힘든 일을 견딜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 만큼 이 마을에서 있었던 일들이 굉장히 많이 기억에 남는다. 첫번째로 마을 지역신문에 우리 일행의 활동이 실리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나는 아시아에서 온 생소한 청년이었기 때문에 단독사진과 함께 단독 인터뷰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또 기억에 남는 일들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에서 만난 한국에서 5년간 살았던 분과 대화하면서 굉장히 반가웠던 기억이다. 일주일 이상을 영어만 사용하고 살아온 나로써는 한국말로 대화 할 수 있었던 게 매우 반가웠었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한국에서 사간 김치 맛을 보여주고 김치볶음밥을 해주었는데, 김치의 양이 너무 부족해서 맛이 정말 최악이었지만 날 위로하기 위해 맛있다고 해준 착한 참가자들 에 대한 기억이나 지역 또래 청년들과 산속에서 음악 틀어놓고 춤추었던 일 등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인 것 같다. 너무나도 즐거웠던 pohdradik 에서의 봉사활동이 끝나고 우리 일행은 saris 에 있는 성으로 일을 하러 갔다. Saris의 성은 그나마 성벽이나 터 가 그대로 남아있는 성 중 하나였다. Saris의 일도 앞선 두 성과 비슷했다. 잡목이나 잡초 등을 제거 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일을 빨리 끝내고 성 구경을 하고 내려왔다. 마지막 날 밤 우리는 성의 탑 중 하나에서 침낭을 가지고 가 잘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마지막날 비가 온다는 예보에 아쉽게도 기회를 놓치고 말았었다. 하지만 마지막 밤인 만큼 서로 파자마 차림으로 밖에나가 여러 나라의 국가를 부르는 등 정말 지금 생각하면 좀 창피하지만 재미있었던 기억들도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우리에게 온 건 헤어짐의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2주일 이라는 시간은 길었고 헤어짐은 많은 아쉬움을 가져왔다. 헤어짐은 정말 아쉬웠지만 난 그들 모두에게 감사했다. 부족하고 한국과는 다른 유럽 문화에 잘 적응 하지 못한 나에게 배려와 친절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한명 한명 모두가 배울 점이 있었던 사람들 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너넨 정말 베스트였어. 나탈리아, 율리아, 버쉑, 도마쉬, 알베르토, 마르따, 카샤, 카탸, 마누엘, 아델. 나의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기억 소중한 경험들을 갖게 해준 이번 워크캠프. 잘 모르고 참가했지만 이런 기회를 나에게 준 학교와 기구에 정말 큰 감사하는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