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슬로바키아, 낯선 곳에서 찾은 소중한 인연

작성자 이용현
슬로바키아 ISL07 · ENVI 2012. 07 - 2012. 08 슬로바키아 트렌친주 자마로체

ZAMAROVC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를 시작하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비행기를 두 번이나 경유해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슬로바키아로 가지 못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도착했다. 비엔나에서 공항버스를 이용해 우선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로 향했다. 브라티슬라바 버스터미널에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도착한 우리는 우선 근처에 숙소를 잡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 일찍 기차를 이용해 트렌친이라는 곳으로 갔고, 트렌친 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자마로체라는 작은 마을의 워크캠프 미팅장소에 도착하였다. 도착 첫날 저녁이 되어서야 모든 구성원들이 모였는데, 나와 같이 간 동기만 동양인이라는 괜한 위축감과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위축되어 있었고, 겁이 났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한 집에 살면서 그 집 정원을 평평하게 고르고 풀을 제거하고, 나무를 심고, 지저분한 다락방을 정리하는 일을 하면서 워크캠프 구성원들과 정말 친해져서 장난도 많이 치고 헤어질 때에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운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워크캠프를 2주간 진행하면서 매일 2명씩 당번을 정했다. 그 당번은 그날 하루 일을 하지 않고, 아침에 30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식사 후에 다른 구성원이 일을 할 동안 설거지, 뒷정리, 점심준비를 하고, 점심식사 이후에는 또 저녁준비를 했다. 이렇게 돌아가면서 모든 구성원이 한번 이상 식사를 준비하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경험할 수 있었던 각 나라의 전통 음식들은 정말 맛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또한 우리는 하루에 5시간 정도 일을 하고, 일을 마친 뒤 1~2시간 정도 휴식을 가졌다. 그 때마다 우리는 집 바로 옆에 있는 강에 가서 매일같이 수영하고, 모닥불을 지펴놓고 소시지를 구워먹기도 하고, 지역 주민들과 축구도 하고, 재미있는 게임도 많이 하였다. 또한 저녁을 먹고 난 이후에는 지역 major의 초청으로 마을 회관에 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지역의 어느 할아버지의 초대로 할아버지 댁에서 바비큐파티도 하였다. 작은 시골동네임에도 외국인들인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비록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일이 없는 주말에는 다같이 의견을 모아서 자유시간을 보냈다. 방에서 쉬고 싶은 사람은 휴식을 취했고, 근처 도시에 가서 쇼핑도 하고, 트렌친 성이라는 고성 구경도하고, 강가에 가서 카누를 타기도 했으며, 근처 산으로 하이킹도 다녀왔다. 주로 다같이 움직이기는 했으나, 주말은 자유시간이기 때문에 피곤하거나 아픈 사람은 방에서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선택권이 있는 점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워크캠프 기간이 한여름이어서 일을 하는 동안 땡볕에서 3~4시간씩 삽질과 돌을 고르는 일을 할 때에 정말 더웠고, 살도 많이 탔다. 하지만 같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나 이외의 11명의 구성원이 있었기에 함께 웃을 수 있었다. 비록 좁고 작은 화장실, 열악한 샤워시설, 손빨래, 침낭 등 최고의 시설은 아니었지만,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리고 그들도 나와 함께한다는 사실을 기뻐한다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던 2주였던 것 같다.
아직도 헤어지던 날 서로 아쉬워 부둥켜 안고, 몇몇은 눈물을 보였던 것이 생각난다. 비록 이제 앞으로 서로를 만나기는 정말 어렵고 힘들겠지만, 사진으로 그 때를 추억하며 서로를 기억하고, 온라인 상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도, 나의 2012년 여름 2주간의 기억은 앞으로도 나에게 행복함을 줄것만 같은 최고의 2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