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낯선 곳에서 만난 따뜻한 사람들, 태국
BAAN TA YANG LEARNING HOME-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Motivation
사회복지공부를 시작하면서 취미로 사회봉사활동을 해오던 지난 겨울방학, 뜻밖에도 사회봉사 장학생이 되면서 많은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봉사활동은 그저 취미활동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비슷한 봉사활동이 아닌, 새롭고 낯선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러던 중에 교내 봉사센터 교수님의 추천으로 '워크캠프'를 비롯한 숱한 해외봉사단체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검색과 고민 끝에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워크캠프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Episode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을에서 우리 팀이 첫 번째 외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우리를 격하게 반겨주시고 먹는 것, 잠자리, 심지어는 옷가지도 손수 챙겨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마을 아이들도 처음에는 수줍어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몰래 자신의 간식을 먹으라고 권해주기도 하고 손을 끌며 함께 국수를 먹으러 가자고도 해주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참 행복했던 순간들입니다.
태국은 생각보다 뜨거운 나라였고, 그래서인지 흘리는 땀이 많아 식사를 조금씩 자주먹는 듯했습니다. 간식까지 하루에 5끼니를 거르지않고 챙겨주신 '까'(손윗여성을 일컫는 말)분 들을 '마마'라고 까지 부르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 주제 CONS/KIDS/AGRI에 매우 충실했습니다. 실제로 집도 지었고, 아이들과 친구, 언니가 되어 영어를 가르쳐주기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삶에 대해 마을 주민분들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3. Story of activity
(1) construction
실제로 나무를 베어서 물에 담가뒀다가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더워 조금 힘들었지만, 곧 요령을 터득하여 진도가 쉽게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칼로 껍질을 벗겨내다가 나중에는 나무몽둥이로 나무 겉을 패서 껍질을 팅겨벗겨냈습니다. 신기하게도 나무로 나무를 때리는 것 뿐인데 껍질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2) children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순수하고 밝고 착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와 겹친 몸살감기로 정말 몸이 힘들다가도 아이들이 저녁에 함께 놀자고 찾아오는날에는 정말 즐겁게 웃으며 게임을 하고 떠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에도 놀랐지만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어떻게 그런 힘이 났는지 의문입니다. 조금이지만 제가 가르쳐준 영어가 아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오히려 영어보다는 한글을 많이 가르쳐준것 같습니다^^;;)
(3) agriculture
실제로 BAAN TA YANG 마을은 생활 속 많은 부분을 자연에서 얻고 자연과 함께했습니다. 마을에서 차로 10여분 달리면 마켓이 있지만, 실제로 마켓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보다는 숲이나 강에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숲에서 얻는 과일과 나무들로 목을 축이거나 집을 짓기도 하고, 강과 바다로 나가 조개와 물고기를 잡아 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한번도 직접 채집해서 먹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고 재밌는 추억이었습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집을 짓기 위해 300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했는데 이 마을의 규칙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당 1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우리 팀은 마을 남자들과 함께 총 3000그루의 어린 나무를 심어야 했습니다.
4. About volunteer
태국인 2명, 타이완 2명, 한국인 3명으로 총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2주를 동거동락했습니다. 한국인 오빠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였고, 또 모두 아시안으로 비슷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short-term 이었던 우리팀과 달리 long-term인 옆마을 팀이 우리 BAAN TA YANG 마을을 찾아와 이틀 정도 작업을 같이하면서 유럽피언들과도 접촉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인 1명을 제외하고 전부 유럽국가 출신인 그들과 대화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유럽국가의 수험생들은 대학진학에 앞서 1년여의 브레이크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long-term봉사자들이 그 1년을 가치있게 보내기 위해 태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팀원들과는 departure day에 눈물로 서로를 보내면서 SNS를 교환했습니다. 아직도 모두와 컴퓨터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5. A change of heart
워크캠프를 다녀온 많은 봉사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워크캠프가 아니라 힐링캠프였다는 말,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방학 내내 아르바이트와 인턴, 두 개 기관에서의 봉사,그리고 학점과 씨름하면서 지칠때로 지쳤던 저는 사실 워크캠프 날자가 다가올수록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학교에 연락해서 해외봉사를 취소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한창 태국시위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더더욱 가기 싫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러나 문득 워크캠프를 가기위해 준비했던 자기소개서와 면접때 어필했던 책들이 떠올랐고 그냥 생각없이 그 책을 뽑아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 속에는 제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합격 후 꽂아둔 쪽지가 있었고 정말 기뻐서 휘갈겨쓴 제 글씨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니 절로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정말 단순한 까닭인지 방금 전에도 시무룩했던 저는 기쁘게 짐가방을 챙기기 시작했고, 반크에서 받은 우리나라 홍보물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추장, 돼지갈비소스등을 챙겼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친절한 태국인들에게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길을 헤매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해보아도 그 누구도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먼저 말을 걸지 않았음에도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숙소를 잡고 버스 티켓을 구할 때에도 모두가 웃으며 서툰 영어와 태국어에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BAAN TA YANG 마을에 도착해서는 더욱 놀랐습니다. 마치 여기 사람들에게는 근심과 걱정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어른 아이 구분없이 모두가 밝고 순수했습니다. 그들이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을 보면 제 근심까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몸살로 굉장히 아플 때 마저도 웃으면서 아이들과 지낼 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그 웃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큰 교훈을 얻었던 Bang-Leem(host)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나는 물론 이 마을 사람들은 가난하며, 태국 역시 가난한 나라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행복하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이 마을에서 강에 빠져 죽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우린 돈이 없으면 강으로 가서 그 곳에서 조개를 캐고, 물고기를 잡는다. 그리고 가족들과 따뜻한 밥을 함께 먹는다. 함께 먹고 나눠 먹는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 말을 조용히 들으면서 상당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확실히 태국보다 발전한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루하루 열심히 바쁘게 살면서도 잠들기 전에는 항상 무엇인가 불안해 하던 제 모습을 떠올랐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BAAN TA YANG 마을에 와서 주민들과 어울리면서는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데도 내가 멀리서만 찾으려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 사람들처럼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작은 사실에도 행복해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불안합니다. 개강 후 또다시 바쁜 스케줄에 하루하루가 벅차지만 그래도 예전과 같지는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때의 다짐을 떠올리면서 가슴에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불안하고 지쳤던 마음과 몸이 서서히 진정이 되고 기운이 솟아납니다.
2주 동안에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 해보았던 경험들이 저를 안밖으로 이토록 성장시킬 줄은 몰랐습니다. 제대로 힐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정말 워크캠프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6. Postscript
'MALI'라는 이름은 BAAN TA YANG 마을 주민분들이 지어주신 제 타이식 이름입니다.
'자스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래 시처럼 저도 이름만큼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사람은 눈으로도 먹고
귀로도 먹고 경험으로도 먹고
생각으로도 먹는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선 책 냄새가 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선 생각 냄새가 난다
가장 많이 먹은 것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냄새로 풍겨 나오는 것이다
- 김창옥의《나는 당신을 봅니다》중에서 -
사회복지공부를 시작하면서 취미로 사회봉사활동을 해오던 지난 겨울방학, 뜻밖에도 사회봉사 장학생이 되면서 많은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봉사활동은 그저 취미활동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엇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왔던 비슷한 봉사활동이 아닌, 새롭고 낯선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 잡혔습니다. 그러던 중에 교내 봉사센터 교수님의 추천으로 '워크캠프'를 비롯한 숱한 해외봉사단체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많은 검색과 고민 끝에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워크캠프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2. Episode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을에서 우리 팀이 첫 번째 외국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함께 우리를 격하게 반겨주시고 먹는 것, 잠자리, 심지어는 옷가지도 손수 챙겨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마을 아이들도 처음에는 수줍어했지만 시간이 흐르자 몰래 자신의 간식을 먹으라고 권해주기도 하고 손을 끌며 함께 국수를 먹으러 가자고도 해주었습니다. 소소하지만 참 행복했던 순간들입니다.
태국은 생각보다 뜨거운 나라였고, 그래서인지 흘리는 땀이 많아 식사를 조금씩 자주먹는 듯했습니다. 간식까지 하루에 5끼니를 거르지않고 챙겨주신 '까'(손윗여성을 일컫는 말)분 들을 '마마'라고 까지 부르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 주제 CONS/KIDS/AGRI에 매우 충실했습니다. 실제로 집도 지었고, 아이들과 친구, 언니가 되어 영어를 가르쳐주기했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삶, 함께 공존하고 상생하는 삶에 대해 마을 주민분들께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3. Story of activity
(1) construction
실제로 나무를 베어서 물에 담가뒀다가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더워 조금 힘들었지만, 곧 요령을 터득하여 진도가 쉽게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칼로 껍질을 벗겨내다가 나중에는 나무몽둥이로 나무 겉을 패서 껍질을 팅겨벗겨냈습니다. 신기하게도 나무로 나무를 때리는 것 뿐인데 껍질이 우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2) children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순수하고 밝고 착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와 겹친 몸살감기로 정말 몸이 힘들다가도 아이들이 저녁에 함께 놀자고 찾아오는날에는 정말 즐겁게 웃으며 게임을 하고 떠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에도 놀랐지만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어떻게 그런 힘이 났는지 의문입니다. 조금이지만 제가 가르쳐준 영어가 아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오히려 영어보다는 한글을 많이 가르쳐준것 같습니다^^;;)
(3) agriculture
실제로 BAAN TA YANG 마을은 생활 속 많은 부분을 자연에서 얻고 자연과 함께했습니다. 마을에서 차로 10여분 달리면 마켓이 있지만, 실제로 마켓에서 물건을 사는 모습보다는 숲이나 강에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숲에서 얻는 과일과 나무들로 목을 축이거나 집을 짓기도 하고, 강과 바다로 나가 조개와 물고기를 잡아 먹기도 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한번도 직접 채집해서 먹어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신기하고 재밌는 추억이었습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집을 짓기 위해 300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했는데 이 마을의 규칙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당 10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우리 팀은 마을 남자들과 함께 총 3000그루의 어린 나무를 심어야 했습니다.
4. About volunteer
태국인 2명, 타이완 2명, 한국인 3명으로 총 5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2주를 동거동락했습니다. 한국인 오빠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여자였고, 또 모두 아시안으로 비슷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short-term 이었던 우리팀과 달리 long-term인 옆마을 팀이 우리 BAAN TA YANG 마을을 찾아와 이틀 정도 작업을 같이하면서 유럽피언들과도 접촉도 할 수 있었습니다. 일본인 1명을 제외하고 전부 유럽국가 출신인 그들과 대화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유럽국가의 수험생들은 대학진학에 앞서 1년여의 브레이크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long-term봉사자들이 그 1년을 가치있게 보내기 위해 태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팀원들과는 departure day에 눈물로 서로를 보내면서 SNS를 교환했습니다. 아직도 모두와 컴퓨터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5. A change of heart
워크캠프를 다녀온 많은 봉사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습니다.
워크캠프가 아니라 힐링캠프였다는 말,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방학 내내 아르바이트와 인턴, 두 개 기관에서의 봉사,그리고 학점과 씨름하면서 지칠때로 지쳤던 저는 사실 워크캠프 날자가 다가올수록 더욱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학교에 연락해서 해외봉사를 취소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한창 태국시위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더더욱 가기 싫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러나 문득 워크캠프를 가기위해 준비했던 자기소개서와 면접때 어필했던 책들이 떠올랐고 그냥 생각없이 그 책을 뽑아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 속에는 제가 잊어버리고 있었던, 합격 후 꽂아둔 쪽지가 있었고 정말 기뻐서 휘갈겨쓴 제 글씨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니 절로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정말 단순한 까닭인지 방금 전에도 시무룩했던 저는 기쁘게 짐가방을 챙기기 시작했고, 반크에서 받은 우리나라 홍보물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추장, 돼지갈비소스등을 챙겼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친절한 태국인들에게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길을 헤매 아무에게나 도움을 청해보아도 그 누구도 싫은 내색을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먼저 말을 걸지 않았음에도 찾아와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숙소를 잡고 버스 티켓을 구할 때에도 모두가 웃으며 서툰 영어와 태국어에도 도움을 주셨습니다. BAAN TA YANG 마을에 도착해서는 더욱 놀랐습니다. 마치 여기 사람들에게는 근심과 걱정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어른 아이 구분없이 모두가 밝고 순수했습니다. 그들이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을 보면 제 근심까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몸살로 굉장히 아플 때 마저도 웃으면서 아이들과 지낼 수 있었던 까닭은 아마도 그 웃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큰 교훈을 얻었던 Bang-Leem(host)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나는 물론 이 마을 사람들은 가난하며, 태국 역시 가난한 나라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행복하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이 마을에서 강에 빠져 죽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우린 돈이 없으면 강으로 가서 그 곳에서 조개를 캐고, 물고기를 잡는다. 그리고 가족들과 따뜻한 밥을 함께 먹는다. 함께 먹고 나눠 먹는다. 그래서 행복하다"
그 말을 조용히 들으면서 상당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확실히 태국보다 발전한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루하루 열심히 바쁘게 살면서도 잠들기 전에는 항상 무엇인가 불안해 하던 제 모습을 떠올랐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BAAN TA YANG 마을에 와서 주민들과 어울리면서는 행복은 가까이에 있는데도 내가 멀리서만 찾으려 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곳 사람들처럼 가족들,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작은 사실에도 행복해 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불안합니다. 개강 후 또다시 바쁜 스케줄에 하루하루가 벅차지만 그래도 예전과 같지는 않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때의 다짐을 떠올리면서 가슴에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귀한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정말 신기하게도 불안하고 지쳤던 마음과 몸이 서서히 진정이 되고 기운이 솟아납니다.
2주 동안에 만났던 수 많은 사람들, 해보았던 경험들이 저를 안밖으로 이토록 성장시킬 줄은 몰랐습니다. 제대로 힐링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정말 워크캠프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6. Postscript
'MALI'라는 이름은 BAAN TA YANG 마을 주민분들이 지어주신 제 타이식 이름입니다.
'자스민'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래 시처럼 저도 이름만큼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고싶습니다.
사람은 눈으로도 먹고
귀로도 먹고 경험으로도 먹고
생각으로도 먹는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선 책 냄새가 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선 생각 냄새가 난다
가장 많이 먹은 것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냄새로 풍겨 나오는 것이다
- 김창옥의《나는 당신을 봅니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