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를린, 낯선 곳에서 찾은 진짜 나

작성자 김진주
독일 VJF 3.2 · RENO/MANU 2014. 04 베를린

Berlin Sprin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전공분야에 대한 확신이 들지않아 시간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기로 해서 1년간 휴학을 했습니다. 친구들이나 선배들의 조언으로 뭘 하고 싶은지, 뭘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는 여행을 하거나 전공과 관련이 없더라도 음악이나 운동 등 배우고 싶은 것을 도전해 보라 하더군요.
그래서 택한 것이 독일어였습니다. 아직도 그 많은 언어들 중 독일어를 택했는지는 저도 의문입니다. 그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은 그 나라를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지요. 정말 어렵고 또 어려운 독일어였지만 독일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리고 꼭 한번 독일이라는 땅을 밟아야겠다 생각했고 단순히 여행하는 것 보다 의미있는 여행을 구상하다 지난 여름 친구가 프랑스로 다녀온 워크캠프가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전 약 한달간의 준비 끝에 베를린에 도착했습니다. 숙소는 방갈로. 남녀 각각 2층침대와 화장실, 샤워실이 구비된 6인실 방갈로들이 있는 캠핑장이었어요. 캠프장관리인인 마리나가 와서 일정을 설명해주었습니다. 금요일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9시부터 1시까지 일을 하고 점심은 쿠킹팀을 정해서 미리 준비해놓도록 했어요. 매일 점심이 기다려졌죠. 각 나라의 음식을 해주었거든요. 물론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들도 있었지만 기대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어요. 숙소를 찾아가는 날 베를린의 미친 날씨를 몸소 경험했습니다. 하루만에 비가 오다가 햇빛이 쨍쨍하다가 우박까지 내리더군요. 그런 궂은 날씨에도 캠프참가자들은 모두 모였습니다. 그리스 2명, 멕시코2명, 러시아2명, 우크라이나1명, 아이슬란드 1명, 한국 2명. 독일인 리더까지 포함해서 12명.
제가 참가했던 캠프기간 주말에는 부활절이 있었기때문에 실제로 일하는 일수가 많지 않았어요. 13일동안 첫날과 마지막날을 제외하고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베를린 여행을 나갔네요. 첫날은 영어를 잘 못하는 탓에 일이 끝나고 시내로 나가기로 한 약속을 이해하지 못하고 같이 갔던 한국인 언니와 낮잠을 자려고 옷을 갈아입는데 다른 친구들은 화장을 하고 나갈 채비를 하는거에요. 그래서 어디나가느냐고 물었더니 시내나가려고 3시에 모이기로 하지 않았냐고ㅠ 100번버스투어는 이미 워크캠프 전날 했던터라 이미 다녀온 곳이니 언니와 전 숙소에서 쉰다고 하고 빠졌죠. 시차적응으로 많이 피곤해서 휴식이 필요한 것은 맞았지만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실수를 하니 어이가 없었어요. 저녁에 그리스친구인 에바에게 우리가 영어를 잘 못하니 혹시 다같이 하는 계획이 생기면 다시 한번 전달해 줄 수 있겠느냐 부탁을 했더니 그때부터 정말 잘 챙겨주더라구요. 너무 고마웠어요. 그때부터 에바는 한국인인 저와 언니를 '러블리코리안걸'이라 칭하며 우리의 절친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이 되니 첫날 함께 하지 못한 하루가 얼마나 아깝게 느껴지던지요. 하루는 이스트사이드갤러리를 가게되었습니다. 그 곳도 워크캠프 전에 이미 다녀온 곳이었어요. 그렇지만 캠프 친구들과 가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더군요. 혼자 갔을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혼자일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어요.
같은 한국인이어도 낯선 사람과는 친해지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잖아요. 과연 내가 10명의 외국인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빨리 나 혼자만의 여행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워크캠프가 금새 끝나고 어느새 저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울고있더라구요. 그들도 나와 같은 20대였고, 젊고 순수하고 열정을 가진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