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핀란드, 숲 속 호숫가에서의 2주

작성자 최나수
핀란드 ALLI03 · KIDS 2014. 06 tuusula

Kids Camp Rusutjarv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유럽에서 보내는 교환학생을 마치고 귀국 전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캠퍼들과 새로운 나라에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이어서, 망설임 없이 워크캠프를 신청하였습니다.
워크캠프 장소는 핀란드의 수도인 헬싱키에서 급행 열차로는 약 25분, 완행으로는 50분 가량 떨어진 Tuusula 지역이었습니다. 헬싱키에서 열차를 타고 약속된 역에 도착한 후, 픽업 나온 호스트의 차를 타고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숙소가 위치한 곳은 정말 평화로웠습니다. 작은 오솔길을 따라 들어가면 숲 속에 집이 있고, 마당과 뒷편으로는 커다란 호수가 있었습니다. 주변에 마켓 등 편의시설은 하나 없었지만, 그래서 더 한국과는 다른 핀란드의 풍경이 와닿는 곳이었습니다.
워크캠프에 international volunteer는 총 4명이었습니다. 한 친구만 남자고 나머지 셋은 모두 여자라 별채에서 여자 셋이 묵었고, 아침에 일어나면 씻고 준비해서 본채로 가서, 본채에서 아침을 먹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별채가 본채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별채에 머문다고 해서 딱히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다. 와이파이가 본채에서만 가능해서 현지 유심칩을 구매해가지 않은 저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밤에 별채로 가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불편했습니다.
워크캠프에서의 일은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8시면 20명 가량의 아이들이 각자 캠프장소로 도착했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아침을 먹고, 오전 일과, 점심, 오후 일과, 간식, 나머지 일과 등을 진행하면 매일 5시에 캠프가 끝났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으로는 뒷편 호수에서 rowing, 낚시, 티셔츠에 그림 그리기, 퀴즈 등 어린이집에서 할만한 일들 위주였어요. 아이들에게 international volunteer들이 각자의 나라를 소개하는 ppt 시간도 있었습니다. 캠프 내용이 잘 조직되었다기 보다는 각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분위기라 먼저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같이 하자고 할 일을 찾지 않아야 했어요. 처음에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고, 아이들도 숫기가 없어서(나중에 물어보니 원래 핀란드인 자체가 처음에 낯을 굉장히 많이 가리고 소극적이라고 그게 normal finnish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이야기를 붙여보니 말은 통하지 않아도 친해질 수 있더라구요! 몇 번 이야기를 붙여보니 나중에는 먼저 와서 말도 걸어주고 자기가 그린 그림이라며 제 얼굴도 그려주고, 아이들이 모두 하나같이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같이 생활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 점심 간식은 현지 volunteer가 준비한 음식을 아이들과 함께 먹었고, 저녁은 주로 leftover나 호스트가 준비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메뉴가 다양하지 않았던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저희가 요리를 하고 싶으면 할 수 있었어요. international dinner를 계획했다가 유야무야 된 점은 아쉽습니다.
캠프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2주간 진행되어서 중간에 끼어있는 주말에는 international volunteer끼리 같이 여행을 다녀왔어요. 토요일에는 헬싱키, 일요일에는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다녀왔습니다. 약 20분 거리의 기차역까지는 호스트가 차로 태워다주었고, 기차로 헬싱키까지는 완행을 타더라도 편도 7유로면 삼십분에서 한 시간이면 도착해서 나쁘지 않았어요! 당일치기를 연달아 이틀을 하려니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또 저희가 머물던 기간에 월드컵이 겹쳐서, 캠프가 끝나고 저녁에도 같이 축구를 보고, 헬싱키에 가서 펍에서 멕시코 경기를 보기도 했네요.
음, 또 기억에 남는 일로는 가정집에 머물다 보니, 핀란드 사람들의 진짜 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어요. 핀란드 사람들은 가정마다 사우나를 가지고 있어서 캠프가 끝나고 저녁에 호스트와 사우나를 하고, 열기를 식히기 위해 집 뒷마당 차가운 호수에 뛰어들었던 경험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ㅇ^.... 전통 디저트인 시나몬 롤을 직접 구워서 먹어보기도 했구요.
이 캠프에 참가를 고려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다만 두 가지, 아무래도 현지 가정에서 살다 보니 한식이나 spicy한 음식은 없다는 점ㅜ_ㅜ 저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온 게 아니라 교환학생 기간동안 이미 유럽식 음식에 질려가던 마당이라 더 그랬을 지도 몰라요. 어쨌든 식단이 빵, 파스타, 샐러드, 파이 등 양식 위주니 음식 가리시는 분은 한국에서 뭐라도 챙겨가시는 게 좋을거 같구요(저희는 못했지만 international dinner를 한다면 유용할 것 같아요), 또 아이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핀란드어는 못해도 먼저 다가가신다면 훨씬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 거에요! 처음엔 낯설지 몰라도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finnish들과 잊지못할 tuusula에서의 시간을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