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지구인, 그들과 함께한 노바라에서의 여름

작성자 이유리
이탈리아 Leg12 · CULT 2014. 06 - 2014. 07 NOVARA

Novar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2명의 외국인이 아닌, '지구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내가 사는 세상 즉,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를 원할 것이다. 대학생, 청춘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여름방학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기로 했다. 작년에 친구에게 들었던 워크캠프를 기억하고 다음해인, 올해 2014년 여름 워크캠프에 도전할 수 있었다. 친구에게 들었던 워크캠프는 여행, 봉사활동 그리고 열린 마음이 한데 모여 이루어지는 환상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이탈리아에서의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의 평화로운 작은 도시 'NOVARA'

CASA BOSSI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노바라에서 우리는 워크캠프를 하게 되었다. 노바라의 중심역에서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Casa bossi'는 우리의 주요일터였다. 리더는 일터로 이동하기전 카사보시가 '이탈리아에서 오래된 가장 멋진 신고전주의 양식을 지닌 궁전'이라고 소개를 해주었고, 카사보시를 내 눈으로 직접 보자 리더가 해주었던 말에 공감하게 되었다. 궁전을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기 때문에 궁전의 먼지를 털어내고 바닥을 청소한 뒤,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우리가 워크캠프 동안 해야할 일이었다.
나는 워크캠프를 하는 동안 한국과는 다른 삶의 방식에 많이 놀랐던 것 같다. 카사보시가 오래된 궁전임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도 그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쉬는 시간'이 정말 쉬는 시간이라는 것에 놀랐다. 한국에서의 쉬는 시간은 고작 10~30분 화장실만 잠시 다녀오는 정도이지만 이탈리아에서의 쉬는 시간은 '커피와 낮잠'이기 때문이다. 일을 하고 있다가도 힘들면 커피 한 잔 마시고,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시작하곤 했던 것 같다. 그들의 여유로움에 반해, 2주가 아니라 나의 방학 내내 이탈리아에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CULTURE AND FRIENDS
워크캠프를 신청하고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유럽에 있는 프로그램, 심지어 영어권도 아니고 이탈리아어라는 고유어가 있는데 의사소통은 가능할까? 서양인은 동양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러는데 인종차별을 받는 것은 아닐까? 라는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나는 순간, 그런 걱정들은 연기처럼 바로 사라지게 되었다. 총 9개국에서 각기 다른 언어와 얼굴을 지니고 있지만, '친구'라는 단어로 12명 모두가 외국인이 아닌 '지구인'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노바라 주변 구석구석을 모두 돌아다닌 것 같다. 평일 오후 5시 이후로 일을 하지 않고, 주말은 주말답게 보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평화로움을 더더욱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여기에 친구들이 없었다면 한국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여유로움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Free day에는 노바라에서 멀지 않은 또 다른 도시 'TORINO(토리노)'에 모두 함께 기차타고 다녀오기도 했다. 숙소에 있을 때는 야외에 간소하게 차려진 테이블에서 모두 둘러 앉아 커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자신이 살고 있는 모습에 관하여 이야기하기도 했다.
각각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터키, 세르비아, 멕시코, 러시아, 한국 자신이 쓰는 언어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어'라는 언어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것에 이제껏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느꼈다. 한국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영어'는 그저 다른 언어에 불과했는데 지구인이 모인 한 자리에서 어떠한 한 언어로 인해 서로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영어'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느껴지게 되었다. 짧은 단어로만 이뤄진 문장으로 구사하는 나를 위해 노력해준 친구들이 고맙게 느껴지고 또한 자신의 고유어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캠프를 위해 영어를 따로 공부하고 온 친구덕분에 이탈리아에서의 워크캠프가 무엇보다도 유쾌하고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FOOD
이탈리아 워크캠프에 합격 후 제일 먼저 사전 조사한 것이 음식에 관한 것이었다. 평소 파스타와 치즈를 좋아했던 나에게 이탈리아는 천국이었다. 도착해서 처음 저녁을 먹을 때 저녁 식탁에 파이와 오믈렛 그리고 올리브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선택한 이 워크캠프가 정말 옳았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워크캠프를 하는 내내 프로그램을 같이 도와주시는 분들께서 돌아가시면서 음식을 제공해 주셔셔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워크캠프가 되었다. 한국인이 제일 많이 걱정하는 것이 다른 나라에는 '김치'가 없는 것이지만 이탈리아에 노바라에서 만큼은 음식에 대한 걱정 없이 또한 그것으로 인해 더욱 에너지 넘치는 일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음식에 공감하는 것이 가장 쉽게, 크게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새롭고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에 임했던 것 같다.
워크캠프가 끝나기 마지막 날 각자 전통음식을 선보이는 날이 있었다. 그때 한국에서 가져간 불고기 소스를 이용해 우리 전통음식인 '불고기'를 해주었다. 나는 생각한다. 한국의 음식을 이야기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직접보고, 맛으로 느낄 때 비로소 한국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문화를 공유한 것이라고.




'JUST DO IT'

2주간의 워크캠프 후에 나에게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든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상 어떠한 일을 시작하기 전 지레 겁부터 먹고 걱정들만 늘어놓은 채 다시 제자리였다면, 지금은 내가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일, 해보고 싶었던 일들에 관해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발부터 밀어 넣게 되었다. 워크캠프 내내 별다른 힘든 일은 없었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의 다른 나라 친구들, 나는 겁먹고 뒤로 빠져있지만 그 친구들은 일단 시작하고 보는 '당당함'.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해결해 나갈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깨달은 바이다. 나에게 있어서 이탈리아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기차를 타고 새로운 풍경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떠한 새로운 것들보다도 새롭게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