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우여곡절 끝에 만난 사람들

작성자 최지은
아이슬란드 SEEDS 105 · ENVI/CONS 2013. 09 Hoffstadir

Skagafj?rður in the North of Ice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 시작부터 다사다난 했습니다. 코펜하겐에서 와우에어를 타고 레이캬빅으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와우에어는 자꾸 연착 안내 방송을 하더니 자정이 넘어서는 급기야 비행이 취소 되었다고 알려왔습니다. 물론 와우에어 측에서 호텔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그날 밤을 어디서 보내야 할지가 막막했던 건 아니었지만 워크캠프가 당장 다음날 시작했기 때문에 부랴부랴 SEED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워크캠프 리더와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당시 제 워크캠프의 리더였던 크리스틴은 이런 저런 조정을 해보더니 일단 SEED 숙소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다음날 북쪽으로 출발하는 다른 팀 차를 얻어 타고 워크캠프에 합류하라고 알려왔습니다.

첫날부터 고생을 해 기운이 쪽 빠진 채로 레이캬빅 시내에 위치한 SEED 숙소에 들어섰습니다.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 위생상태가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씩은 대청소를 한다는데 아마 제가 머물렀을 때는 청소를 하기 직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숙소는 후줄근했으나 그 숙소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습니다. 자신의 워크캠프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나 워크캠프가 이미 끝나고 자기 경험담을 나누는 사람들이 모여 조잘조잘 대화를 나누는데, 마치 앞으로 2주 동안의 워크캠프에 대한 맛보기를 같이 느껴졌습니다.

이튿날 다른 워크캠프팀의 차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제 워크캠프 장소에 이르렀을 때쯤 길가에 트럭을 주차시켜놓고 절 기다리고 있는 크리스틴과 농장 아주머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전 피곤에 찌들어있었지만, 크리스틴은 “넌 아무리 피곤해도 피곤해 보이지 않는 아시안의 얼굴을 하고 있어.”라는 말을 했습니다^^;;

워크캠프 구성원은 총 6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4명은 워크캠프 리더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었습니다. 제 워크캠프에 신청자가 부족해서 일이 없는 리더들을 모두 투입했다고 하네요-. 리더들끼리는 이미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었고 대부분이 장기 봉사자였기 때문에 다른 워크캠프에 비해 친해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어서 즐거웠어요.

저 말고 워크캠프에 참여한 친구는 매튜였습니다. 캐나다 퀘벡 출신의 매튜는 영어보다 불어가 훨씬 유창한 아이였습니다. 워크캠프 유일한 남자아이였는데 수줍음이 많은 친구라 5명의 여자들 사이에서 고생을 꽤 했습니다ㅋ__ㅋ 캠프 내내 문제 없이 잘 지냈는데 캠프를 마치고 레이캬빅에서 놀다가 제가 실수로 매튜를 “teenager”라고 하는 바람에(매튜는 당시 만 18세) 크게 다투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사과할 걸 사소한 일을 크게 만든 것 같아 우습네요.

워크캠프에서 저희는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농장이 무척 대규모라 말 농장, 감자 밭, 게스트하우스, 레스토랑, 버섯, 블루베리 잼 등을 총 망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 역시 2주 동안 이런 저런 일을 필요에 따라 번갈아 가며 도와드렸습니다.

개인 적으로 가장 좋았던 일은 숲에 가서 야생 버섯과 블루베리를 따는 일이었는데, 일단 숲에 가면 블루베리와 생 버섯을 따는 족족 입에 넣어 입술을 파랗게 물들이고 일을 시작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