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미루지 않길 잘했다, 프랑스 워크캠프
IVRY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워크캠프를 알게 된 건 대학교 2학년때였다. 외국에 나가 전세계 친구들과 2~3주간 함께 지내면서 문화교류도 하고 봉사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대학시절에 꼭 한번은 참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번 신청을 앞두고 망설여지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렇게 미루고 미뤄온 끝에 2년이 지난 올해 여름 드디어 프랑스 워크캠프에 가게 되었다. 졸업을 앞둔 내겐 이번 여름방학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계절학기를 듣고 있던 7월에 급하게 신청했다. 준비기간이 짧아 몸도 마음도 조급했지만 그보단 설레는 맘이 더 컸기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프랑스로 가고 싶었다. 사전교육에서 들은 작은 팁들을 참고해서 불고기 소스, 호떡, 공기, 제기, 반크 세계지도 등을 챙겼고 또 프랑스 워크캠프는 현지인 참가가 많은 편이라 가기 전 프랑스 친구로부터 그 나라의 문화 및 기초 표현들을 배웠다. (여담이지만 인터넷에서 우연히 사귄 이 친구 역시 7월에 제천에서 열리는 한국 워크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워크캠프를 통해 세계를 향한 열린 생각과 자세를 갖게 되길 기대하며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워크캠프 첫날, 긴 테이블에 둘러 앉은 우리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수줍은 인사를 나눴다. 1:1 자기소개 게임을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곧 리더와 함께 마을에 있는 대형마켓과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둘러보았다. 첫날이라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다음날, 앞으로의 스케쥴에 대해 얘기하면서 쿠킹팀을 정했는데 나는 이번 워크캠프에 참가한 또다른 한국인 친구인 은정이와 알제리에서 온 나디르라는 친구와 한팀을 이뤘다. 나디르는 요리할 때 매우 예민해지곤 해서 다른 멤버들과의 갈등이 종종 있었다. 그치만 우리 캠프의 베테랑 요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그가 만드는 음식들은 정말 맛있었다. 나와 은정인 한국 음식으로 불고기와 호떡을 해줬는데 특히 불고기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두 그릇은 기본이고 채식주의자인 리더 메릴조차 레시피를 알려달라며 극찬했다. 멤버들 모두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곤 하는지 하나같이 자신들의 쿠킹날이 되면 프로페셔널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어서 내가 놀랬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작업 시간의 경우 8시반 기상에 보통은 정오까지로 그리 길지 않았고 우리는 처음 orly에서는 기존에 집이 없던 사람들이 임시거처로 사용했던 나무집을 해체하고 나중에 ivry지역으로 옮겨서 역으로 새롭게 나무집을 짓는 일을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의 강도나 업무량에 있어서 크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휴식시간에는 카드게임을 하거나 와이파이를 사용하러 개별적으로 나가기도 했는데 내가 가져온 공기놀이가 인기였다. 프랑스 친구 크리스토퍼는 캠프 마지막날까지 매일같이 연습에 연습을 반복하면서 열의를 불태웠는데 그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때때로 수영장이나 볼링장에 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캠프 지역이 파리와 멀지 않은 곳이였기 때문에 우리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파리로 나가 피크닉을 비롯한 자유시간을 가졌다. 파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옆에서 함께 걷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었던 그 시간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특별한 에피소드라고 한다면 8월 14일은 우크라이나에서 온 아나스타시아의 생일이여서 우리는 그녀를 위해 직접 라임케익을 만들고 풍선을 부는 등 작은 깜짝파티를 열었다. 그날 저녁에 있었던 댄스타임의 퀸 역시 그녀가 아니였나 싶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하는 매일매일이 정말 즐겁고 유쾌했다. 워크캠프가 끝날 무렵엔 정전사태가 있었는데 생활에 불편함도 있었지만 촛불과 라이트로 좀 더 분위기 있는 저녁 시간이 되었다. 마지막날 일본인 친구 히나와 나는 이른 비행기 시간때문에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야 됐다. 그래서 전날에 친구들과 미리 작별인사 비슷한 말들을 나눴지만 당일날 모두들 알람까지 맞춰놓고 일어나 나와 히나를 배웅해주었다. 감동한 나는 결국 한명한명 포옹하면서 울고 말았다. 이번 3주간의 워크캠프는 내겐 정말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분명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3주라는 시간동안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동거동락하면서 웃기도, 울기도, 가끔은 작은 오해로 인해 다투기도 했지만 그것들은 모두 우리의 워크캠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나는 '있는 그대로' 외국인 친구들을 바라보고 존중해주는 마인드와 자세를 배웠고 서로 다른 문화간의 차이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곳에서의 나의 사고와 행동은 한국에 있을때보다 훨씬 자유로웠고 나는 그 자유를 맘껏 만끽했다. 다만 졸업을 앞둔 시기가 아닌 좀 더 일찍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그렇기에 끝으로 과거의 나처럼 지금 워크캠프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