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시골, 잊지 못할 3주

작성자 노현진
프랑스 CONC 031 · FEST/CONS 2014. 06 - 2014. 07 Riom

RIOM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에 다녀왔던 친구의 추천으로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고 교환학생이 끝나고 귀국하기 전에 3주간 프랑스 Riom에서 워크캠프를 하게 되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에도 수시로 워크캠프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시간/숙박 등 나와 조건이 맞는 곳, 그리고 나에게 흥미로운 곳을 찾았다. 지원서를 작성하고 기다린 후 합격 결과를 보고 정말 기뻤다. 교환 학생 때 프랑스가 멀어서 가지 못했는데 프랑스에서 3주간 살 수 있어서 기대가 되었다. 워크캠프 시작 전, 파리에서 3일간 머무르며 관광을 하였고, 당일에 Bercy 역에서 기차를 타고 약 3시간 정도 걸려서 Riom에 도착하였다. Riom역사는 정말 작아서, 따로 만나는 위치를 정하지 않았지만 쉽게 일행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 팀의 리더였던 앙뜨완과 드니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반겨주어서 첫 만남의 낯선 느낌도 금세 사라졌다. 우리 워크캠프 팀은 총 14명의 봉사자로 이루어졌다. 독일, 알바니아, 터키, 프랑스,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모인 친구들이었다. 동양인은 나와 한국인 동생 한 명 뿐이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대부분 10대였던 것도 놀라웠다. 워크캠프에 참가하면서, 파리가 아닌 다른 작은 도시들도 구경하고 싶었고, 새로운 외국 친구들도 만나고 싶었다. 또한 축제 준비를 도와주면서 나도 축제의 분위기를 즐겨 보고 싶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사실 처음에 지원할 때는 Boarding School에서 숙박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인포시트가 온 걸 보니 갑자기 텐트로 바뀌어 있어서 당황스러웠다. Riom은 프랑스 중부에 있지만 산 밑에 있어서 상당히 추운 곳이다. 그래서 6명 가량의 참가자들이 공동 샤워시설이 있는 건물 바닥에 침낭을 깔고 잤다. 사실 숙박 시설은 굉장히 열악했다. 자는 곳도 땅바닥에서 잤기 때문에 늘 허리가 아프고 힘들었다. 그리고 원래 예정되었던 잠자리가 아니라 그냥 건물 바닥이어서 청결하지 않았고 좁아서 6명이 붙어서 자야 했다. 그리고 이 자는 곳과 부엌에는 항상 파리가 들끓었다. 외국친구들도 늘 기겁을 하곤 했다. 숙박 시설에 대해서는 참가자 중에 누구도 만족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환경조차도 지금은 젊을 때의 고생이라고 생각하고, 그 환경에서 3주간 지낸 모든 참가자들과 나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식사의 경우에는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저녁을 준비하고, 아침은 캠프 바로 앞에 있는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다가 나눠 먹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오후 내내 축제 장소에서 일을 하다보면 점심을 먹을 시간이 마땅치 않았는데, 일이 고되어서 항상 참가자들이 지치곤 했다. 아침도 빵을 인원수에 맞게 충분히 사오지 않아서 늘 부족했다.
히옹에서 페스티벌에 스탭으로 참가하였는데 축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나무를 자르고 붙여 천막을 만들었다. 진짜 목재들을 가지고 톱으로 자르고 드릴로 못을 박고 천을 붙이고 하는 모든 과정들을 처음 해보는 거라서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천막이 완성되자 정말 뿌듯했다. 하지만 그만큼 정말 육체노동을 하는 것이어서 힘이 많이 들었다. 축제가 시작하자 바 운영, 리셉션 안내, 아이들 놀이기구 안전 장치 매주는 일 등을 했다. 봉사자들끼리 순서를 정하거나 팀을 나눠서 일을 분배했다. 어떤 일은 상대적으로 힘이 들지 않고 또 다른 일은 힘든 일이기 때문에 서로 돌아가면서 해야 오래 함께 일할 수 있고 공평하다. 축제는 2시에 시작해서 7시에 끝났는데, 우리는 1시까지 축제 장소에 도착해서 준비하고 끝나고도 약 8시까지 마무리를 하고 왔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을 일했다. 그래서 봉사자들 사이에 불만이 생기기도 하였다. 축제 운영 도우미라서 육체적으로 힘들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는데 생각보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리더들과 팀원들의 협동으로 축제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고, 매우 뿌듯했다.
워크캠프 후기들을 보면 다른 곳들은 주말에 근교로 여행을 가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 워크캠프는 약 2주간 매일 주말에도 축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럴 수는 없다. 다만 축제가 끝나고 한 번 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히옹에서 차로 20분 가량 가면 있는 클레르 몽페랑이라는 도시에 갔었다. 그곳은 프랑스 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크고 역사적인 도시여서 성당과 구시가 등을 구경하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히옹에서 우리가 사는 캠프에서 약 15분에서 20분 정도 걸어가면 메인 구시가가 나오는데 그곳에 식당이 몇 군데 있다. 특히 우리는 터키 케밥 집을 좋아해서 때로 거기에 가서 케밥을 사먹곤 했다. 일이 끝나거나 휴일이 있을 때 좋아하는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워크캠프를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휴식 방법, 여가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갖는 것도 3주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된다.
시에서 주관하는 행사라 시의 직원들께서 도움을 주셨다. 축제에 지역 주민들이 매일 1000명 가량 오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프랑스 지역 주민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프랑스인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들어온 프랑스인에 대한 편견을 모두 없앨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친절하고, 자신들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좀 거만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내가 만난 모든 프랑스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멀리 동양 국가에서 온 나에게 관심을 갖고, 상냥하게 대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주었다. 인종적 차별도 전혀 없었다. 프랑스에 대해 이런 소문을 듣고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프랑스 워크캠프는 유난히 영어를 많이 쓰지 않고 프랑스어로만 주로 진행되어서 힘들다고 많은 워크캠프 후기에서 읽고 갔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리 워크캠프는 철저히 영어 사용자들을 배려해 주었다. 참가자 중에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프랑스어만 하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모두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하기 위해서, 영어를 할 수 있었던 리더가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를 항상 통역해 주었다. 리더의 배려심이 정말 감사하였다.
사실 3주의 워크캠프 시간 동안 웃을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리더들도 우리와 너무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처음 만나자마자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절대 아니었다. 소비 생활도, 삶의 방식도 서로 너무나 달랐다. 그래서 오해도 생기고, 서로 불만도 많이 생겼다. 그래서 결국 참가자들이 리더들과 의견 대립을 하기도 하였다. 그때는 나름대로 심각한 일이었는데, 그래도 리더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 주려는 열린 태도를 보여서 잘 해결이 되었다. 또한 서로에 대한 반발심이라기보다는 신뢰와 진정성이 바탕이 되었기에 그런 갈등도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모두 성인이 되었고,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런 다른 사람들이 어느 하루에 모여서 3주간 매일 24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울 수록 더욱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리더들에게 감사하다. 그리고 팀원들도 갈등을 잘 해결하려는 태도로 문제에 접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갈등과 해결 과정에서 서로를 더 믿을 수 있게 되고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오랜 시간 생각이 날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3주 동안 16명의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곳에서 보내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되돌아 보면 잊을 수 없을 시간이었다. 축제에 스텝으로 참여하여 일한다는 것도 이색적이었고, 관광지가 아닌 정말 프랑스 시골에서 프랑스 사람들과 어울려 지낸 것도 좋은 기억이다. 히옹 주변 관광지를 여행할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히옹에서 보낸 3주는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다. 먼 곳에서 온 내가 낯설기도 했을 텐데, 성심껏 배려해 주고 늘 도와주었던 두 리더들에게도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 또한 서로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많이 달랐던, 세계 각국에서 모인 우리 참가자들이 3주라는 시간 동안 매일 부대끼면서,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웠던 사이였지만 점차 가까워져 가는 과정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서로 지구의 다른 곳에 살고 있고 너무나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결국 그렇게 큰 차이는 없는 같은 사람이었고, 이를 이해하는 과정이 서로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서로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던 것들을 조금씩 없애 가는 과정에서 좋은 친구로 남을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