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혹한에서 피어난 우정
Raufarhofn – near to the arctic circl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독일로 1년 간 교환학생을 가게 된 나는 개강 두 달 전에 출국하기로 결심하였다. 한 달은 여행을 하고 싶었고, 또 한 달은 학교에서 어학 코스를 듣고자 함이었다. 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 두 번의 수능을 통해 현재의 학교에 입학한 뒤로도 세 개의 전공과 각종 대외활동, 인턴십을 병행해 온 나에게 여행은 참 낯선 것이었다. 교환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도 여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애초에 유럽권 국가에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이 기회, 밍밍한 여행은 싫다고. 나는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고 이 특별한 기회를 더욱 빛나게 만들기 위해, 평범하지 않은 그곳 아이슬란드에 가기로 결심하였다. 신청 전부터 출국하는 시점 전까지 얼마나 많은 블로그를 찾아 봤던지. 사전 교육에 참가하여 아이슬란드에 파견되는 사람들도 미리 만나 정보도 교류하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던 거 같다. 워낙 해외 문화 교류에 관심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행사에 참여 했었는데, 그런 경험들도 두려움 보다는 설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였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프로그램을 선택할 때 가장 신중하게 고려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특히 나는 컨스트럭션 관련된 활동을 모두 배제하였는데, 육체적 활동을 싫어한다기 보다는 (나는 체대생이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봉사활동이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못줄 망정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하지 않는가. 워크캠프를 통해 나는 누군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었고, 이 때문에 꼭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가서 하게 된 일은 컨스트럭션이었다. 더군다나 공유지도 아닌 사유지에서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에 매우 당혹스러웠다. 내가 생각했던 봉사활동은 어떠한 공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정원을 가꾸는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팀원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결국 우리는 제대로 조직화 되지 않은 프로그램 때문에 2주간 4일만 일을 하였고, 남은 날들은 우리끼리 자발적으로 이런 저런 일들을 하는 것으로 만족 해야 했다. 그마저도 러시아 출신 여자애와 스페인 출신 남자애들은 방문을 걸어잠그고 놀았으며 이탈리아에서 온 세 명의 참가자도 마찬가지였다. 하. 부글부글. 일만 하면 내가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되는 것 같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또 다른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싶은 것은 단 하나의 경험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워크캠프에서 '워크'의 비중이 비교적 적긴 했지만, '캠프' 활동은 제대로 즐겼다.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고, 무엇보다 황량한 허허벌판에서 더욱 강인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내가 꿈꾸고 기대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2주 간 경험했던 것들이 의미 없지는 않다. 비록 내 첫 번째 워크 캠프라 어떠한 비교군도 없었기에 처음에 더더욱 허둥대긴 하였으나 나는 분명 성장하였다. 그렇기에 추운 그곳, 아이슬란드에서도 나의 여름은 뜨거웠다. 이 것을 토대로 다음 워크 캠프 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