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세르비아, 용기와 배려를 배우다
MORIE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에 친구가 다녀오고 나서 너무 좋다며 꼭 가보라고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지원한 곳은 작년에 친구가 다녀온 세르비아 워크캠프였다. 당연히 합격이 바로 될 줄 알고 있었는데 떨어지니 마음도 조급해지고 적잖이 당황했다. 다시 지원한 곳은 같은 세르비아에 있는 "육체적 활동을 좋아하고, 힘든 일에도 견딜 수 있는 지원자"를 뽑는 곳이였다. 평소 힘든일은 기피하는 나였지만 무슨 용기가 갑자기 생겼는지 나도 모르게 이끌려 지원을 하게 되었고, 내생에 최고의 결정을 하게 되었다. 합격 발표가 나고 워크캠프 날짜가 점점 다가오자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많은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워크캠프에 함께 참가하는 봉사자들을 위해 한국의 음식을 맛보게 해줘야 겠다는 것이였다. 한국의 음식하면 당연히 김치나 불고기가 떠오르지만, 세르비아라는 낯선 나라에서 이 음식들을 만들 재료를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였다. 그래서 나는 호떡믹스를 준비해 가기로 결정했다. 워크캠프를 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힘든 일도 같이 하면서 세계각국의 친구들과 함께 우정을 쌓을 것이라 생각하니 매우 기대가 되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생각보다 워크캠프 활동은 자유분방했다. 우리나라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에는 시간에 맞춰 각자 맡은일을 해냈지만, 여기서는 달랐다. 아침에 일어나 늦은 아침을 먹고 쓰레기통이나 책상 따위를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만들고 점심을 먹고 쉬는시간을 갖고 저녁을 먹고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셨다.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였다. 봉사활동을 할 때 뿐만 아니라 모든일에 대해서 거의 계획에 구애받지 않고 행동했다. 하지만 틀에 맞춘 일정을 소화하지 않는 것에 대해 초조해 하는 사람은 나뿐이였다. 러시아에서 온 카티야도, 프랑스에서온 커플도, 스페인에서 온 하비엘도 전혀 게의치 않아했다. 아마 어려서부터 뭐든지 계획대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서 자라고 있었나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캠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너무 많아서 정말 힘들지만, 우리가 묵었던 오두막 근처 마을에 갔을 때이다. 삼십분이면 마을 전체를 둘러볼 수 있을만큼 작은 마을이였지만,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환영을 해주던지 이런 환대가 없었다. 마을 주민과 함께 축제에도 참여하고, 그들의 집에서 잠을자고, 같이 춤을췄다. 세르비아 민속춤을 배웠는데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굉장했다.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려서 추는 춤인데, 특정한 박자에 맞춰서 발을 움직인다. 안쪽 원의 사람들과 바깥쪽 원의 사람들은 서로 마주보게 되고, 옆 사람과는 손을 잡게되기 때문에 사람들과 유대감이 굉장히 많이 형성된다. 어느정도 박자가 빨라지면 끝에있는 사람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그럼 모든 사람들이 어느새 바깥을 보고 있다. 그냥 이렇게 단순한 스텝과 패턴의 반복이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얻는 감정들은 실로 엄청났다. 축제가 끝난 다음날 마을 사람들은 마을회관에서 성대한 아침을 준비해주었다. 너무 허기가져서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스페인에서 온 하비엘이 한그릇만 먹고 먹지않아 왜 더 먹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그에게서 충격적인 대답을 들었다. "나는 괜찮으니 어서 먹어, 혹시 나보다 더 음식을 원하는 사람이 이 중에 있을지 모르잖아. 나는 사람들이 다 먹고 나면 나중에 먹어도 돼" 고작 19살 밖에 되지 않은 남자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이 사건 외에도 그에게서 많은 점들을 배웠고 그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일단, 더 넓은 세상과 사람들 그리고 자연을 경험하면서 나는 진짜 이 세계에서 작고 작은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같이 워크캠프에 참가한 친구들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 배우게 되었다. 가장 나에게 크게 다가왔던 점은 그들의 배려심이였다.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배려를 그곳에서 받았고, 그들은 그것을 당연시했다. 또 하나 그들에게서 배운것은 긍정적인 생각이다. 일정에 차질이 생겨 굉장히 험하고 높은 산을 캐리어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캐리어 없이도 충분히 가파르고 험한 산길이였기 때문에 나는 굉장히 당황스러웠고 상황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리더에게도 화가 났다. 하지만 세계각국의 친구들은 오히려 힘을 내자고 얘기하며 남자들은 여자들의 캐리어 드는 것을 도와주었고, 오히려 리더를 격려했다. 겨우겨우 캐리어를 끌고(끌 수 없는 길이였기 때문에 들고가 더 맞는 표현이겠다)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나는 몸 이곳저곳 이 쑤셨다. 그리고 상처투성이가 된 다리를 보며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친구들을 드디어 목적지에 달성했다며 좋아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너무나 부정적이 였다는 생각과 그들에 대한 존경심이 한번에 느껴졌다. 앞으로 또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만약 참가하게 된다면 틀림없이 이번처럼 아주 값진것을 얻어 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