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농장에서 되찾은 10대의 열정

작성자 손수민
독일 PRO-27-14 · MANU 2014. 07 - 2014. 08 Deetz

Deetz (Magdebur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겨울방학에 인도네시아 워크캠프에 참여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전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대로 살아가며 신기하고도 짜릿한 경험을 했다. 그치만 아시아권 학생들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에 다른 대륙의 학생들과 지내게 될 기회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유럽에서 하는 워크캠프에 한번 더 참가해 더 많은 국가의 사람들과 어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유럽권 국가 워크캠프 모집공고를 기다렸다가 공고가 뜨자마자 바로 지원했고 합격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한 학기를 보냈다. 이미 워크캠프를 다녀온 경험도 있었고 워크캠프를 사이에 껴 유럽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준비가 낯설거나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혼자 떠나는 40일 간의 유럽여행'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서먹함과 두려움만 잘 다스릴 줄 알면 성공적인 여행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려 3주나 독일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에 큰 기대를 걸고 7월 14일 드디어 유럽으로 향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독일 Deetz라는 지역에서 우리는 주로 농장일을 했다. 가축 우리를 청소하거나 가축에게 먹이를 주거나, 밀짚을 섞는 일, 잡초를 뽑는 일 등 다양한 일에 투입됐다. 그리고 이 농장은 어린이 캠프가 자주 열리는 농장이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며칠 간 농장에 체험활동을 하러 오곤 했는데 그때 마다 우리가 그룹의 조장(?)이 되어 아이들을 인솔하고 같이 놀아주는 일도 했다. 아이들은 영어를 잘하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었을 법도 하지만 당시엔 불편함을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 쯤이야 쉽게 간과된다는 것을 느꼈다. 또 주말마다 Deetz 인근의 대도시로 놀러다니는 것도 정말 즐거웠다. 여행을 다닐 때도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기획하고 돈을 쓰고 즐긴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특히 나와 중국인 2명 빼고는 모두 10대였는데 우리보다도 더 추진력있고 의젓한 모습을 많이 보여줘서 감동받을 때도 많았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끼니마다 우리가 직접 요리를 해 먹어야했는데 유럽의 남자 10대들이 요리에 능숙한 모습을 볼 때면 그것은 정말 컬쳐쇼크 아닌 컬처쇼크였다. 나 조차도 요리에 능하지 못한데, 여자친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남자친구들이 식사마다 근사한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했다. 우리나라에선 어린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성숙해진다는 말이 있는데 군대를 안가는 그 친구들은 어째서 이렇게 성숙하고 가정적인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 남성분들을 욕하는 건 아니에요. 제 옹졸한 과거사를 돌아보자면 그랬다는 겁니다.) 또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뒤로 빠져있지 않고 적극적인 자세로 일에 임하던 친구들을 보면서 용기가 있다는 것은 나선다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갖는다'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진취적인 용기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언제나 긍정적인 느낌을 심어줬다. 생각해보면 워크캠프만이 내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용기를 높여준 건 아니다. 워크캠프 전후로 혼자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숱한 일을 겪었고 그로인해 나는 더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 그러나 워크캠프까지 참여했기 때문에 더 많은 추억과 재미과 인연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 살아보던 이 경험이 내 인생에서 정말 값지고 소중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워크캠프를 통해 여러 새로운 상황에 놓여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또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 즐거움만이 있을 뿐, 후회는 조금도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