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케냐, 내 돈 내고 떠난 꿈의 봉사

작성자 김경남
케냐 CIVS/STV-01 · ENVI 2013. 01 케냐

Konya Akonyi Youth Grou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터키 교환학생, 케냐로 떠나다]
터키에서 맞이하는 첫번째 방학이 다가왔습니다. 공부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해외에서의 첫번째 방학, 그리고 겨우 3주라는 짧은 시간, 저는 무엇을 할까 많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은 이집트다 유럽이다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였습니다. 단순한 여행말고 좀 더 뜻깊은 일을 하고 싶은데, 뭐가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 세계지도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터키 근처에 아프리카가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유럽여행을 다녀왔던 친구가 참여했다던 워크캠프가 떠올랐습니다. 참 뜻깊었던 시간들이었다고 친구에게 들었던 기억이 나서 나도 유럽여행을 가면 참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프리카 워크캠프'를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래,한번 가보자, 별거 있겠어?'라는 생각이 제 계획의 발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제 내가 아프리카를 가보겠는가? 가 두번째 생각의 발단이었습니다.

워크캠프 일정을 살펴보았더니, 터키 대학교의 방학과 겹치는 기간이 있는 곳은 오직 케냐와 우간다 뿐이었습니다. 설명을 살펴보다 결국 케냐로 결정하였습니다. 저는 워크캠프에 대한 어떤 좋은 이미지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부모님께는 이 워크캠프가 어떤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해야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아쓰는 학생이기에. 유학생활을 할 때에는 참 많은 기회들이 주어집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기본적인 자금이 들어가고 돈을 벌지 않고 모아둔 돈도 없는 저로써는 항상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 캠프의 구성과 의도 그리고 일정 등을 말씀드렸고, 혼자서 아프리카 대륙을 밟더라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켜드렸습니다. 2013년 전까지는 케냐로 입국하기 위해서는 황열병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터키에서 황열병 예방접종도 맞았고, 케냐로 떠나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부푼 마음으로 케냐로 떠났습니다. 어떤 일이 제 앞에 펼쳐질까에 대한 설레임으로요.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케냐 CIVS 워크캠프 3일차의 일기를 조금 재구성하여 옮겨왔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나 하루종일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할 예비 워크캠프 참여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아프리카로 농활을 왔다! ]
오늘 일은 정말 육체적으로 고되도 많이 고되던 날이었다. 수풀로 뒤덮힌 땅이 이렇게 한가득이었는데, 이 땅에 있는 풀을(질기고 뿌리도 엄청 깊다) 뜯어내고(혹은 파내고) 여름이 왔을 때 파종을 심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국이나 여기나 땅 넓고 이렇게 농사지을 곳도 많은 데 뭐가 달라. 같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땅을 파내보고 땅에 질 상태를 봤을 때, 정작 쓸 수 있는 땅은 얼마 되지 않는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농사를 짓기에 땅은 무척 딱딱했고 거름도 정말 많이 필요해보이는 땅이었다.


일하다가 지나가는 현지인 아줌마가 뭐가 그렇게 신기하다고 사진을 찍었냐고 물어보면, 그냥 저렇게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가는 신공이 신기해서였다고. 여기 아낙네 들은 이런 것들이 익숙해져 있어 저렇게 머리에 이고 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근데, 실제로 과학적(?)인것이 저렇게 하면 덜 무겁다. 손에 들고 한참을 걸어갈 수 밖에 없는 아프리카의 드 넓은 땅에 살기 위해 아낙네들이 고안해 낸 짐 드는 방법! 아무튼, 아프리카에 살면 기본적으로 힘이 좀 쎄지게 되어 있는 듯. 여긴 여자들도 기본적으로 무거운 것을 잘 들고 힘이 쎈편인 것 같다.


이날 일은 정말 고되었다.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우리는 정말 빨리 지쳐버렸다. 하지만 바닥과 저 멀리 보이는 풀을 보면 우리가 일군 땅이 꽤 성공적이었단 것을 볼 수 있다. 뿌듯했다. 하지만, 이 날은 내가 돈주고 아프리카로 농활을 왔구나 하는 느낌이 크게 들었다. 한편으론 돈주고 이렇게 올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엄마아빠에게 감사하기도 하면서 죄송스럽기도 한 마음도 들었지만, 난 아프리카로 농활을 왔다!


[물부족 국가 아프리카 케냐]
중간에 갑자기 마독이 나랑 준이를 슬며시 빼가려고 한다. 너희 도와줄 일이 있어! 하고, 물을 길으러 가야된단다. 모종심기를 하러갔을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봉사활동 가는데 왜 비행기 값, 캠프비용, 숙식비 다 내고 가는거야?]

"나 케냐 가요." 라고 말을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첫번 째 물었던 질문이 "우와, 어디 뽑혔어?"였습니다. 그리고 "뽑힌 거 아니고, 워크캠프 신청해서 내 돈내고 내가 가는 것이다"라는 대답을 했을 때, 돌아왔던 대답은 위와 같았습니다. '왜?' 비행기 값 과 비용을 다 내가면서 그곳까지 봉사활동을 가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가고 싶으니까 간다.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나의 오랜 꿈이었던 아프리카를 가보고 싶었기에 간다.'라고 말을 하면서도 내심, 이게 잘못된건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케냐에서 워크캠프를 시작한지 4일차에 문득 들었던 생각은 봉사활동에 대해서 우리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봉사활동을 가는데 돈을 왜 내냐는 물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봉사를 가는건 일단 주러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질문을 했던 사람들에게 저도 이렇게 되물을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좋아서 봉사를 하러 가는 것인데, 현지인들이 도움받는 사람들이 왜 우리에게 밥과 숙소를 제공해주어야 한다는 것인가? 만약 이들이 우리 봉사자들에게 먹을 것과 잘곳을 공짜로 제공한다면, 그 비용은? 누가 댈 것인가? 우리가 먹고 자는 것인데, 그 비용은 당연히 봉사하러 오는 사람들이 내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들이 와달라고 사정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발적으로 온 것이므로 이 현지인들이 이런 비용들을 감당할 필요는 없다."라고요.

비행기 값의 경우는 우리가 아프리카와 멀리 사는 것은 우리의 사정이니까 비행기값 비싼 것을 뭐라고 할 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터키로 교환학생을 갔을 때를 기회 삼아 케냐로 봉사활동을 떠난 것처럼, 비행기 값을 줄이기 위해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길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요지는 봉사활동은 주러 가는 것이고 받으려고 기대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없는 사람도 베풀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진 자들이 자기의 것을 내놓고 베푸는 것)가 바로 봉사활동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말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무조건 지배자의 입장이거나 돈이 엄청 많은 사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제가 당신보다 가진게 많다면 베푸는 것이 당연하다는 뜻입니다.
누구에게나, 저조차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게 바로 진짜 봉사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것이 제가 케냐 워크캠프에서 배워온 가장 큰 깨달음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