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태국, 낯선 섬에서 찾은 소중한 의미

작성자 박나래
태국 STC5712 · KIDS/AGRI 2014. 12 태국

Sukorn Islan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태국에서 혼자 살던 중, 우연히 워크캠프로부터 모집공고를 보았습니다.
혼자 생활하는 것에 지쳐있었고, 무엇보다 좀 더 변화된 모습으로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는데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었지만, 마음만 앞선 탓에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만 했습니다. 막상 하려니 엄두도 안 났구요. 마침 시간도 맞고 농사일을 돕는 것과 더불어 교육봉사도 있었기 때문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합격통지를 받고 방콕에서 남부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여행용품들(샴푸, 린스, 물티슈 등)을 구매하고 인포짓에 적힌대로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더운 지방이라 춥지 않았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긴팔, 남방, 일바지 등등을 챙겼습니다.
간단하게 챙겼기 때문에 짐이 무겁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만원 정도를 지불했는데요. 태국물가가 싼편인 것을 고려하면 꽤 많은 돈입니다. 그런만큼 잘 구성된 스케줄과 프로그램 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기대했습니다. 생각보다 환경이 열악할 수 도 있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어떤 곳에서 생활하게 될지 머릿속으로 그려보곤 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처음 공항에 도착한 날, 트럭으로 항구까지, 그리고 항구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갔습니다.
배가 생각보다 작고 튼튼하게 보이지 않아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배를 타고 나서부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 것 같으니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2주 동안 살게 될 집은 연못 위에 나무를 이어서 만들어진 집이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집이라 이런 곳에서 잘 생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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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조는 꽤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영어를 잘 하지 못했지만, 정말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냈습니다. 다들 잘 하지 못해도 잘 들어주었습니다.

벼를 베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해보는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적응도 금방 했습니다. 다만, 조금 미숙해서 주민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지 조금 걱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벼를 다 베지 못해서 꼭 한 두개씩 덜 베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다 베기는 하였지만요!)

하룻밤은 참가자들이 짝을 지어 주민분들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날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생활하던 곳보다는 좋은 집이었지만, 그래도 환경이 열악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밥을 해주셨는데, 요리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정말 맛있게 밥을 먹었습니다.
설거지 하는 것은 일상이 되어서, 밥을 먹은 뒤에는 항상 저희가 설거지를 했습니다.
둘째 날은 함께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습니다. 저희가 배고프지 않은지, 불편하지 않은지 등등.. 저희를 너무 잘 챙겨주셨습니다. 올라오는 물고기와 새우 등을 그물에서 빼내는 작업을 도와드렸습니다. 일하는 내내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말수가 조금 적은 편이라 재미가 없으셨을 까봐 죄송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친절하신 분이셨습니다.

이 분들 외에도 많은 지역주민들이 저희 집을 방문하셨는데요. 항상 웃는 얼굴로 저희에게 안부를 물어보시곤 하셨습니다. 더불어 맛있는 음식도 많이 대접해 주셨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아이들도 저에게 너무 기억에 남았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 마지막 일정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같이 즐거운 활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팀을 나누어 게임을 만들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내었습니다.

당일 오전에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꾸미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식당쪽은 페인트 칠을 다시 하고, 쉬운 단어와 친숙한 단어들을 영어로 바꾸어 아이들이 영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도서관 역시 색종이와 펜 등을 이용해 좀 더 예쁘게 꾸몄습니다.

특히 오전에 아이들은 영어 수업이 있었는데요. 선생님이 부족해서 티비를 켜놓은 채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린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을만한 자립심은 아직 없는 나이인데, 방치해 두는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외곽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배울 기회가 줄어든 다는 것은 정말 불공평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마무리 하면서, 아이들 앞에서 한마디씩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아쉬움 정도만 느끼고 있었는데, 정말 헤어질 시간이 되니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이틀만 같이 생활했을 뿐인데, 막상 헤어져서 다시 못 볼 생각을 하니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이고 말도 잘 안 통하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고마웠습니다.

마지막 캠프를 마치며, 마을 주민 분들을 초대해 송별회를 가졌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차려놓고 캠프를 마무리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끄럽지만 모두 한 명씩 돌아가며 느낀점과 하고 싶은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태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도 잘 들어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좋은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다 보니,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농사활동과 물고기를 잡는 것은 정말 저에게 뜻깊은 시간이였습니다. 한번도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던 저는, 비로소 쌀의 소중함과 더불어 요리해주시는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 기간에는 밥을 한번도 남긴적이 없었습니다.(오히려 더 먹었지만요 하하)

단순하게 봉사활동만 하고 간다고 생각했지만, 그 안에는 단체생활이나 규칙, 문화교류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일정과 생활이 이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정말 이만한 돈의 값어치가 있는 활동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트럭에 타면서, 정말 한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번엔 한번도 가보지 않은 유럽지역을 가 볼 생각입니다.
단순한 봉사활동으로 생각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2주동안 지내면서 뜻깊은 일을 한다는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