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거북이와 함께 찾은 삶의 방향

작성자 조현주
멕시코 A-VIMEX15/09 · 환경 2015. 08 zihuatanejo, Mexico

Turtles Ixtapa-Zihuatanej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고등학교때부터 워크캠프에 대한 묘한 로망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워크캠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다가 설명회에서 바다 거북이 알을 파헤쳐서 보호하고, 방생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말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사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이전부터 중남미의 뜨거운 태양과,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하는 이국적인 문화와 사랑에 빠져있었고, 더욱이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와같은 프로그램에 대해 배우자마자 딱 나의 프로그램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고 여유가 생기자마자 바로 워크캠프를 신청했다. 당연히 멕시코 VIMEX프로그램은 내 1순위였다. 몇달 후 VIMEX 워크캠프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너무나도 들떴다. SNS 프로필사진은 모두 거북이로 바뀌었다. 아기 바다 거북이들을 만나고, 멕시코 특유의 문화를 느끼고, 음식을 맛보고, 햇볕이 쨍쨍한 날씨에서 해변을 거닐고, 외국 친구들을 사귈 생각에 들뜨기 시작했다. 당연히 학기중동안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힘들었던 학기를 워크캠프만 바라보면서 보낼 수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마냥 걱정만 하시던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들떠있기만 했다. 하지만 미팅 포인트를 가기 위해 공항 밖을 나오니 전쟁이 시작되었다. 스페인어를 하나도 할 줄 몰라 핸드폰 번역 앱으로 물어보고 다녔지만 버스를 거꾸로 타버렸다. 머리가 핑핑 돌고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멕시코 오기전 바쁘다는 이유로 스페인어를 안 배웠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꿋꿋이 찾아다니고, 미팅 포인트에 도착해서 친구들을 만났다. 그 뒤로부터는 캠프 리더를 만나게 되어 수월하게 일이 진행되었다. 멕시코 시티를 조금 돌아다니다 9시간이나 되는 야간버스를 타고 Ixtapa에 도착하게 되었다. 캠프 담당자인 마를렛과 죠니를 만나서 캠핑장에 도착했다. 오두막 앞의 원두막에 텐트를 쳤는데, 원두막 바로 앞에는 하늘의 끝과 만나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바다에서는 한국과 비교도 안되는 높이의 파도가 쳤고, 엄청나게 깨끗했다.
캠프 멤버들 중 3명이나 채식주의자였다. 멕시코 가기 전 사전 설명회에서 이 에피소드를 들었을때, 설마 나한테도 이런 일이 생기겠어 했는데.. 가서 아침 점심 저녁이 샐러드만 나왔다.. 고기가 너무 그리웠다. 3째날쯤 지나서 수박과 포도가 점심으로 나왔는데 화가 날 지경이었다..
순찰을 돌 때는 사륜 오토바이를 탔는데, 중간중간 나도 운전을 해 보았다. 운전을 할 때 꼭 멋진 여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흐뭇했다. 트랙터같은 거북이 특유의 발자국을 발견할 때마다 내려서 둥지를 찾아냈는데, 보통 3개정도를 찾으면 많이 찾은 정도였다. 그런데 둘째주가 되고 보름달이 뜨기 시작하니 거북이들이 알을 많이 낳으러와 둥지를 10개씩이나 찾을 수 있었다. 보름달은 환해 한밤중에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었다. 순찰을 돌다가 악어를 마주쳤는데, 엄청나게 크고 위엄있었다. 거북이를 마주치면, 거북이를 찾은 위치의 GPS를 기록하고, 거북이에게 인식표를 채우고 길이를 쟀는데, 활동을 하다가 거북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머리를 잡아주다가 손가락을 머리와 등껍질 사이에 끼었다. 너무 아팠다. 바다거북이를 만난다면 꼭 주의하길 바란다. 거북이는 한번에 약 100개정도의 알을 낳았다. 처음에는 조그만 둥지에서 계속 알이 나와서 많이 놀랐다. 몇일 뒤, 새끼 거북이들이 태어나 방생을 했다. 새끼 거북이는 새끼 손가락 만했는데, 그 작은 몸 안에 눈, 코구멍, 입, 날개 무늬, 등껍질의 작은 무늬가 정교하게 있었다. 생명의 신비를 느낄 수 있었다. 바닥에 놓아주니, 한참동안 바다 거북이는 겁을 먹은듯 주변을 둘러보다가 5분정도 지나 첫 발길질을 시작했다. 한발 한발 디디다 힘이 들었는지 쉬고, 또 걷다가 쉬었는데, 바다의 방향은 어떻게 알았는지 바다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이어 파도에 휩쓸려 첫출발 지점보다 뒤로 밀려왔는데, 거북이는 더 힘찬 걸음으로 바다를 향했다. 3번 정도를 그렇게 휩쓸려 오다가 영영 바다로 들어갔다. 가슴이 뭉클했다.
주말에는 시장에 나가 기념품을 팔았다. 멕시코 현지의 문화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물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나의 생각보다 많이 따듯해서,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히치하이킹도 선뜻 해주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활동 내용에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글자 수 제한이 있어 이정도밖에 할 수 없어 아쉽다.
거센 파도에 밀려날 때마다 더 힘찬 걸음으로 포기하지 않는 아기 거북이들을 보고, 나는 나의 앞으로의 삶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의 방향을 안다면, 실패를 해도 꾸준이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갓 태어난 작은 거북이었지만, 자연은 나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었다. 거대한 파도와 아름다운 별빛 아래서 겸손함을 배웠다. 또 밤마다 엄청나게 많은 모기에게 시달렸는데, 발 한 쪽에만 50방이 넘게 물렸다. 열악한 샤워 시설과 모기에게 데이고 나니, 한국에서의 삶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고, 나의 장래 희망인 해외봉사자라는 목표에 대해 다시금 고민해보고 마음을 다잡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