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나폴리, 낯선 이탈리아에서의 특별한 시작

작성자 배근영
이탈리아 CPI 10 · CULT 2012. 07 San Giogio, Naples, Italy

SAN GIORGIO A CREMANO (N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2012년 7월 14일 나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작은 시 산 조르조에 도착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이탈리아 남부 쪽에서 긴장되었지만 역에 나와 준 워크캠프의 리더 다리오는 정말 활발하고 에너제틱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그날 저녁에 열 세명이 모이고 우리의 2주간 워크 캠프가 진행되었다. 우리가 묵는 숙소는 작은 빌라의 옥상 층이었다. 이층 침대가 있는 방 세 개에 깨끗한 화장실을 보고 솔직히 많이 안도했었다. 워크캠프동안 청소와 취사 등등을 담당할 당번들을 뽑고 마을을 구경하며 그렇게 주말을 보냈다. 월요일에는 우리의 본격적인 워크캠프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받았던 인포시트에는 평화 교육과 어린이들과 활동한다고 써 있었지만, 처음엔 버려진 컴퓨터로 재활용 작품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컴퓨터를 하나하나 해체하고 물감을 칠하고 이리저리 붙이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초등학교 졸업 이래로 그렇게 무언가를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꽤 흥미로웠다. 그 작품들은 재활용과 지구 보호를 상기시키기 위해서 전시된다고 했다. 삼일 정도 그 작업을 끝마치고는 소원 나무 만들기와 거울 만들기를 했다. 사실 우리 봉사자 모두가 받은 인포시트와는 많이 다른 작업들이었다. 그래서 주최측과 많은 토론과 대화를 하고 불만의 목소리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두가 봉사를 하러 왔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려고 애썼고, 나 또한 유럽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놓치기 아까운 그런 시간들이었기에 웃는 얼굴로 항상 있으려고 애썼다.
봉사활동이 끝나거나 주말에는 우리끼리 많이 놀러 다녔다. 열 세명 정도의 인원이다 보니 모이고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런 것도 다 추억이다. 우리는 나폴리로 나가서 관광을 하기도 하고 소렌토로 기차를 타고 가서 해수욕을 했다. 그리고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배를 타고 간 이스키야 섬이다. 나폴리 항구에서 한 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갔는데, 정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지중해가 아름다웠다.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일 것 같다.
지금도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은 친구는 스페인에서 온 이리스이다. 이리스는 나보다 네 살 어린 여자 친구였는데, 너무 귀엽고 밝은 아이였다. 이리스와 또 다른 스페인 친구 야이마라와 옥상에서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던 순간이 참 그립다. 워크캠프는 봉사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것이 나에게는 더 가치있었다. 세상은 정말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하지만 또 그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일을 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어떤 감동이었다. 그리고 정말 2주 동안 너무 친해지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아서, 사람들이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고 친구가 되어준 자체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언젠가는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그때 만났던 친구들을 다시 보고 싶다. 내가 대학생 때 이런 워크캠프를 체험해 본 것은 정말 축복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