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마닐라, 나를 일으킨 행복 나눔

작성자 윤태희
필리핀 SW1508 · 아동/교육 2015. 10 필리핀 마닐라

Sharing happines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올여름에 기아 워크캠프를 다녀온 대학 동기가 워크캠프를 참가해보라고 추천 해주었습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상태인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았고 영어공부와 자격증 공부만 하기 보다는 뭔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저 자신이 넓어지는 자극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워크캠프 동행을 제안한 친구와 함께 "더나은세상"의 워크캠프를 찾아보게 되었고, 아기를 돌보는 것을 좋아하는 저희둘은 필리핀 YSDA가 주최하는 "Sharing Happiness"에 지원하였습니다.
필리핀의 기후는 한국과는 달리 10월말부터 11월 초에도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라는 정보를 입수하였기 때문에, 민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를 많이 준비하였으며 각국의 자원봉사자들과 나눠 먹을 음식들 그리고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였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제가 지원한 "Sharing Happiness"는 2015년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친구는 원활한 적응을 위하여 하루 전날인 10월 20일에 마닐라로 출발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선택은 지역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저희처럼 먼저 온 프랑스 친구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현지 활동은 마닐라시의 중심부에서 가까운 "HOSPICIO DE SAN JOSE"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설은 1810년부터 시작하여 2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소외된 모두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기독교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별로 예배도 드리고 수녀님들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짧은 활동기간동안 HOSPICIO의 모든 구성원들을 한번씩은 만나 보았지만 주로 시간을 보낸것은 미취학 아동들과 함께였습니다. 10명 내외로 구성되어있는 미취학 아동반은 자원봉사자 한명당 2~3명의 아동과 함께 놀아주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주 임무였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업무라고 생각했지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굉장히 활발하고 호기심이 가득하기 때문에 항상 그들에게 집중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5년 10월 29일은 활동기간중 가장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이들을 위해 직접 디자인하고 직접 벽면을 채색하였던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아직 영어와 숫자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1부터 10까지의 숫자를 동물처럼 형상화 하였고, 이것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졌습니다.
완성하고 난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했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벽을 만져보고 숫자들을 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더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홈스테이 숙소의 주인은 마이클이었습니다. 필리핀에서는 나이많은 형을 "구야"라고 부르는데 저는 항상 그를 구야 마이클 이라고 부르면서 잘 따랐습니다. 가끔씩 맥주를 마시면서 서로의 걱정거리도 이야기 하고 각자 자신의 나라의 문제점과 장점을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10월 30일 마지막 날, 모두가 각자의 고향으로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었을 때 그는 저에게 조그마한 선물상자를 주었습니다. 그 속에는 필리핀 명소의 사진을 담은 엽서와 필리핀의 조각상과함께 그의 짤막한 편지가 적혀있었습니다. 국적도 다르고 기간도 짧았지만 한 사람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워크캠프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영어문제 였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외국에 나가 본 경험도 없고 학교를 다니면서 토익공부 외에는 별다른 영어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마닐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오르면서 설렘반 걱정반이었습니다.
하지만 더듬더듬 자원봉사자들과 이야기를 조금씩 주고 받기 시작하였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그들또한 저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문제가 해결되자 그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할 수 있었고 각자 가진 여러가지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크캠프 참가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리액션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다시한번 이야기 해달라는 식의 표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어색해서 이해하는 척 넘어가면 나중에 의사소통에 더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지역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참여한 Sharing happiness의 홈스테이 집은 한국의 것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기온도 더운데다가 에어컨도 없고 선풍기도 방안에 하나 뿐이고 바퀴벌레와 도룡뇽이 집안 곳곳에 돌아다니기 까지 했습니다. 처음에는 놀라우면서도 부정적인 생각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을 해나가면서 그리고 "이곳은 마닐라"라는 상황을 받아들이면서부터 잠도 푹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보통 캠프의 마지막 날에는 farewell party를 하는데 이를 위한 음식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선물을 잘 준비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호떡과 불고기소스를 가져갔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습니다. 또 선물로는 한국 전통문양과 문화재 모향의 책갈피를 가져갔는데 이 역시 반응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