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필리핀, 나눔으로 채운 용기와 설렘

작성자 강석진
필리핀 SW1508 · 아동/교육 2015. 10 필리핀 마닐라

Sharing happines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지난 여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를 통해서 참여한 프랑스에서의 3주 동안의 워크캠프 경험이 있었습니다. 취업을 목표로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그 동안에 반복되는 일상에 너무나 지쳐있었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기에 배낭여행 겸 해서 참여했던 워크캠프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세계 각 국에서 모인 14명의 친구들과 숙식을 함께 해결하고 주어진 일을 해결해나가면서 워크캠프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었을 너무나 값진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 너무나 이기적이게도 많이 경험하고 배울것만 생각했지 그 친구들에게 무언가 도움이되거나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점이 캠프의 마지막이 다가올 수록 마음의 짐으로 다가왔고, 이 경험이 제게 필리핀 워크캠프를 선택하게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싶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캠프는 고아원을 방문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아동 테마였고 타이틀도 "Sharing happiness"였기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게임과 흥미를 가질 만한 춤을 준비했었고, 봉사자들을 위한 선물과 인터네셔널 디너를 대비해서 한국 음식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 캠프에서 많은 친구들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화라던가 역사에 대해 알고 싶어했던 점을 떠올리고 "반크"에서 관련 자료를 지원받아 챙겨갔습니다.

필리핀으로 워크캠프를 떠날 때에 마닐라 지역이 수도이긴 하지만 교통이나 생활상 면에서 열악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현지 지원자들과 함께 다니면서 최대한 그들의 생활상을 보고 현지인의 삶을 비슷하게나마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참여한 지원자들이 생각하는 봉사에 대한 가치관을 알고 싶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저희는 Hospicio de San Jose 라는 마닐라에 위치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복합 요양시설에서 캠프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Hospicio 내에 저희가 묵을 숙소 사정에 문제가 생겨서 현지 단체에서 급하게 구한 마닐라 현지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되었는데, 이 덕에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 같이 Hospicio로 이동하기 위해서 지프니와 트라이시클을 타게 되었고, 현지인들도 꺼려한다는 퇴근시간의 마닐라 지하철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전통 시장에 나가서 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고, 현지 친구들의 안내로 다양한 행사 참여와 관광도 동시에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홈스테이를 하면서 만난 단과 마이클 형제는 항상 말 끝에 "Sir"를 붙였습니다. 제가 만난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이 그랬어요, 그 친구들에게 앞으로는 "친구"라고 불러달라고 얘길 하면서 부터 너무나 친해져서 매일 밤에 맥주 한 잔씩 하며 그들이 사는 진짜 필리핀 얘기를 들을 수 있었지요... 가끔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늦게 숙소에 돌아오면 단수가 되어서 씻지 못하고 자는 날들도 있었습니다. 습하고 더운 필리핀의 날씨... 우기임에도 비가 오지 않았던 탓인지 군대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찝찝함의 나날이였지만 그럭저럭 잘 버텨내고 있을 때에 프랑스에서 온 "안젤"의 몸에 이상이 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캠프 장소로 이동하던 도중에 길거리에서 구토를 하고 어지러움을 호소했어요! 결국에 "안젤"은 상태가 그나마 나은 현지 단체 사무실에서 따로 묵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안젤"도 이런 필리핀의 상황에 금새 적응을 했고, 캠프 마지막 저녁엔 "BALUT"이라는 세계 10대 혐오 음식을... 함께 했답니다.
걱정과 달리 너무나 친절하고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고마웠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부끄러워하면서 한국말로 "안녕"을 외쳤고, 마이클은 저희가 택시를 탈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상 그 택시 번호를 외웠죠,
그리고 저희가 캠프를 진행 했던 Hospicio엔 그 동안 방문했던 한국인 봉사자 분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었어요, 한국인 수녀님도 계셨으며 저희가 방문해 있는 동안 성남시청에서도 방문을 해주셨었습니다. 고아원인줄로만 알고 방문했던 그 곳은 복합 요양시설로 노인분들과 장애를 갖고 계신분들 그리고 다양한 또래의 어린 아이들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루 하루 다른 곳을 방문해서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했고,
너무나 감동적이였던 한 현지 봉사자 분의 사연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경험도 하였으며,
할로윈을 기념한 행사도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저는 아직도 아이들이 "Kuya"라고 외치며 달려오는 목소리가 잊혀지질 않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망설이지 않게 된 것 같아요.
항상 어떤 일을 할 때마다 계산적이였고, 가끔은 회피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을 하면서 직면하는 문제들이나 어려움들을 마주하고 버티고 이겨내고 해결해 나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고, "새로움"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오히려 설레이기 시작했습니다.
워크캠프에 관심을 갖고 계신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마세요, 여러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Life can be much broader"